- 강춘오 목사(본보 발행인)
▲노자도덕경 제44장은 "지족부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고 한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오래 갈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모든 인생사의 만고의 진리이다.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거나 탐내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욕을 당하는 일이 없고, 또한 그 욕심으로 인해 선을 넘지 않는다면 생명에도 크게 지장 없이 살아 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은 본태적으로 죄성을 가진 존재여서 그 속에 욕심(辱心)이란 것이 있어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욕 따위를 억제하기 어렵다. 일단 그것을 가진 사람은 더 가지고 싶어 하고,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더 높아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실족하고 넘어져 망신을 당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 정치권의 행태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회 의석 3분의 2에 이르는 거대 야당은 대선에서 자신들이 져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행정부를 무력화 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직자에 대한 탄핵을 악용하고 있다. 자당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로부터 장관, 감사원장, 방통위원장, 경찰청장, 국무총리, 대통령대행, 대대행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탄핵을 휘둘러 공권력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끝내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자기네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 탄핵이다. 그러나 작금의 야당의 탄핵 행태는 다수당의 힘만 믿고 정부를 압박하는 무도한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국정 공백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 피해는 소로시 국민의 몫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사심이 앞서면 그 욕심을 정당화 하며 다른 공익은 보려 하지 않는 법이다. 특히 정치인은 권력이 눈 앞에 어른거리면 합리적 사고를 하기 어렵다. 지금 야당의 모습이 바로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당장이라도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른다면 자기네가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권력을 누렸던 때를 생각하며, 아! 옛날을 되뇌이고 국회의 입법권만 믿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또 노자는 말한다.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며"(過猶不及),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속성이고, 연한 것은 삶의 속성이다." 정치란 국민의 이익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정당 간 타협하는 것이다. 한 정당이 독식하는 것은 독재이지 정치가 아니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 국민의 삶에 폐해를 끼치고, 국가 외교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과연 '과유불급'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속성이라 한다. 사람도, 동물도, 생물도, 식물도 죽으면 굳어져 딱딱해져 땅에 묻혀 썪는다. 정치도 굳고 강하면 결국 부러져 사라지는 것이다. 지족부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오래 갈 것이라"는 노자의 말을 상기하라. 그렇지 않으면 거대 야당도 결국엔 딱딱해져 오래지 않아 부러지는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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