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재판제도 전문성 공정성 결여
2015/06/02 14: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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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중재원 포럼, ‘통합측 재심제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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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교단 및 교회 재판제도가 매우 혼잡하고, 비전문적이며,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어 교계의 반성이 요구되고 있다.

각종 교회 분쟁을 법정을 거치지 않고 화해와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고자 하는 사)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이사장 피영민 목사, 원장 양인평 장로)은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제2회 화해중재원 포럼을 열고, 한국교회 재판제도에 대한 명료한 분석과 더불어 이를 통해 드러난 각종 문제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교회재판(교회 및 소속 교단 등의 각종 재판)과 교회분쟁해결’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화해중재원의 포럼은 한국교회 최대 교단인 예장통합과 기감의 교단법 및 재판제도를 중심으로 각종 현황과 사례를 예로 들어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전개됐다.

우선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사례를 중심으로’ 교회재판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제한 서헌제 교수(교회법학회장, 중앙대 명예교수)는 통합측 교회법 체계가 매우 혼란하고 미숙함이 있음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교회재판은 재판의 기준이 될 규범이 체계상에 있어서나 내용상에 일관되어 있지않고 혼란스럽다는 구조적 문제를 않고 있다”며 “교단 헌법이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다고 보이는 통합측도 상위법규와 하위법규간의 우선순위가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회분쟁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교회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규정이 미비해 분쟁 해결 기준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실제 교회 재산 분쟁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교회 헌법의 규정을 배치된 적이 있음을 예로 들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재판국의 전문성이 매우 결여되어 있다는 부분이다. 서 교수는 “총회재판국은 15인의 재판국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에서 변호사나 법학교수 등 법률전문가가 2인 이상이 포함되지만 재판국원 중에는 교회법이나 국가법에 대한 전문적 소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최근 총회나 노회 재판국에 국가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이 교회법에도 정통한지는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교회 재판국이 어디까지나 총회 혹은 노회의 산하 기관이기에 독립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이로 인해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되는 국가재판에 비해 재판의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음도 지적됐다.   

서 교수는 “교단헌법에서도 재판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판국원에 대한 기피 신청 절차 등을 두고는 있지만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없다”며 “총회재판국이나 노회재판국이 총회장, 노회장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려 기본 3심 제도를 넘어 7~8심 제도까지도 가능한 통합측 재판제도의 재심제도에 대해서도 심급을 남용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가했다.

서 교수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항소와 상고는 물론이고 재심, 총회특별재심 등 총 8회나 소송제기가 가능하다는 재판심급의 남용문제가 교회재판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북제일교회사건 등이 이러한 심급남용의 전형적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날 또다른 발제자인 권헌서 변호사(예장통합 재판국장) 역시 동일한 지적을 펼쳤다.

권 변호사는 “재심사건은 원심판결에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들로 별도의 재심재판국을 구성해 재심재판국에서 사건을 심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사유가 상소사유와 별로 다르지 않다”며 재심재판국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재심재판국이 재판 결과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상설재판국원들과 재심재판국원들 간의 단순한 의견 차이로 재심재판국이 상설재판국의 판결을 뒤집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재심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법적 안정성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물론 상설재판국이 법리적으로 잘못된 재판을 했을 경우 이를 쉽게 시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위와 같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부각되고 있음도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재심재판국이 상설재판국의 판결을 뒤집어도, 사실 재심재판국이 상설재판국보다 더 우월하다는 보장이 없다”며 “단순한 의견 차이로 재심재판국이 상설재판국의 확정 판결을 뒤집는 것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3~4일간의 총회 일정 중 현장에서 이뤄지는 총회특별재심제도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바쁜 총회 일정에 비춰 볼 때 당사자들의 주장에 어떠한 법리적 문제점이 있는지 정확하게 가려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며 “무엇보다 총대들이 기록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즉석에서 표결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커다란 위험성을 안고 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라 권 변호사는 서 교수와 마찬가지로 재판국의 전문성을 언급했다.

권 변호사는 “사건을 심리하고 판결을 선고할 재판국원들이 최소한 법리적 소양을 충분히 갖춰야 할 것인데,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며 “실제 재판국원들이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 마인드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송인규 변호사(기감 총회 특별재판위원)가 ‘기감 재판제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행정재판의 구조와 문제점에 대해 논했으며, 장우건 변호사(화해중재원 부원장)가 ‘교회재판과 국가재판의 관계’에 대해 발제했다.

이날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한 원장 양인평 장로는 “오늘 포럼은 교회재판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교회재판을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교회 재판국의 권위가 몰락할 것이다”며 “우리 내부적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 교회 분쟁을 사회법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 교회법의 문제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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