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우리사회 상위 1% 감독회장과 최저생계비도 못받는 미자립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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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회실행부위원회 보고와 허원배 목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교계에 알려진 감리교 감독회장의 처우는 실로 놀랍다. 1년 연봉만 1억 2천여만원에 이르고, 연 사용 가능금액은 4억원에 육박하는 감독회장의 권한은 과연 우리가 아는 종교인의 모습이 맞나하는 의문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종교인이라는 것은 비단 기독교 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 있어 청빈과 절제를 기본으로, 세상의 이익이 아닌 신의 뜻을 좇으며, 세상에 현명한 깨달음을 알려주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독교를 포함해 대다수의 종교는 이미 세간의 자본 문화를 깊이 받아들여, 종교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게 공식적으로 누군가의 특권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비양심적인 종교인들이 정치적 야합을 통해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교단에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상위 1% 수준의 급여를 책정하는 것은 듣도보도 못한 경우다.
그런데 그런 교단이 다름 아닌 한국교회 최대 교단 중 하나인 감리교라는게 더 큰 충격이다. 특히 감리교는 교회 개혁과 공공성의 회복을 외치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진영을 대표하는 최대 진보 교단으로 감리교가 교계 및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감독회장 급여, 대한민국 상위 1%
허원배 목사(부천성은교회)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감독회장의 처우를 살펴보면 감독회장의 급여는 연 1억2천3십만원이며, 복리후생비 2백만원, 판공비 1천2백만원이 지원된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8천2백만원, 여비교통비 7천5백만원, 접대비 2천5백만원이 책정되었으며, 유지재단에서도 업무추진비 7천5백6십만원, 여비교통비 8백만원의 경비를 책정했다.
이에 대해 허 목사는 “감독회장은 공식 급여를 포함해 직무수행을 위해 대략 연간 3억8천9백만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본부는 퇴임하는 감독회장 사택 임차비용으로 4억원을 예산에 편성했다”면서 “이는 ‘납세자연맹’에 의한 근로소득자 상위 1%인 1억3천백만원과, 상위 0.1%인 3억5천만원에 준하는 수치다”고 분석했다. 또한 감독회장이 겸임이었던 2003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471.9%가 증가된 수치라고 덧붙였다.

목회자간 부익부빈익빈 현상 극심
대한민국 상위 1%의 종교인 감독회장, 그러나 일반적인 목회자들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국내 622개 직업군 중 목사의 급여 순위는 546번째로 평균 연 2,032만원, 월 169만원을 받는다. 이는 정부의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가 166만원임을 감안할 때, 이보다 고작 3만원 더 받는 수치다. 여기에 전도사의 급여순위는 꼴찌로, 금액은 연 1,033만원, 월 86만원에 그친다.
감리교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통계표를 보면 감리교 소속 교회 46.8%인 2081개 교회가 미자립교회이며, 이들 미자립교회 교역자들의 평균 급여는 601,550원이다. 이는 최저 생계비의 1/3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특히 미자립교회 평균 급여인 601,550원은 연봉으로 환산(7,218,600원)해 감독회장 연봉(120,300,000원)과 비교하면 1/1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감리교 목회자들 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위에 따른 처우 구분, 세상 기업문화의 전형
기독교는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는 모두 평등하며, 동등한 복을 받고, 동등한 지위를 누린다고 가르친다. 여기에 지상에서의 재물은 그리 중요치 않으며 과도한 부는 오히려 온전한 믿음을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많은 성도들은 헛된 지상의 재물보다는 하늘의 상급을 위해 교회에 헌금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이를 성도의 당연한 의무로 인지한다. 그리고 그 헌금의 일부는 감독회장을 위한 대한민국 상위 1%의 급여로 쓰인다.
그리고 그 감독회장은 교단 목회자들에게 종교인으로서의 무욕과 청빈, 절제를 강요할 것이고, 그 목회자들은 평신도들에게 기복을 이야기 하며, 평신도들은 하늘의 복을 헌금으로 사려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한국교회 안에 고착된 기복의 굴레 속에 이런 말도 안되는 모순이 자리한 것은 한국교회 전체에 그릇된 종교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반증이다.
스스로를 신의 대리자라 칭하고, 구약의 제사장의 지위를 자부하는 이들에게 목회자로서의 겸손과 섬김은 볼 수 없으며, 지위에 따라 처우를 구분하는 모습은 세상 기업 문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이나,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부흥세미나에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향해 자주 강조하는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총회장(감독회장)이나 시골의 목회자나 모두 똑같다”는 입발린 말이 참으로 부끄러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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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감리교 감독회장, 연 사용 가능금액 3억8천9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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