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한국교회의 위기가 오래 지속되며, 이제는 그나마 유지하던 위기의식마저 매우 무뎌진 느낌이다. 더 이상 아무도 한국교회의 위기를 심각하게 말하지 않고, 이를 타개하려 하지 않는다. 연초 야심찬 개혁을 외쳤던 지난 2016년은 온갖 추잡한 사건, 사고로 얼룩져 결국 한국교회의 거짓된 민낯을 드러낸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됐다.

새해에도 한국교회의 숙제는 여전히 변화와 개혁이다. 뼈를 깎는 회개와 자성이다. 교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하며, 성경 속 정의와 나눔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입으로만 외치는 것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온 세상을 뒤덮은 칠흑같은 어둠 앞에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감히 맞서 새로운 세상으로의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차례다. 더 이상 변화를 미뤄서도 외면해서도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건강을 새롭게 점검할 2017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에 본지는 교회건강연구원의 원장 이효상 목사를 만나, 한국교회의 현실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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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목사님은 그동안 한국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오랫동안 고민하시고, 대책을 마련해 오셨다. 그런 만큼 지금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가능하실텐데, 목사님이 보시는 한국교회의 건강 척도는 어떠한가?

 

이효상 목사: 한때 한국교회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하던 시기가 있었다. 너무도 빈곤했던 시기에 희망을 찾던 국민들이 예수님의 복음에 이끌려 교회로 몰려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흥을 최고로 여기던 시기를 지나자 한국교회에 급격한 혼란이 찾아왔다. 커져버린 덩치를 주체하지 못해, 온갖 잡음이 생기고, 분쟁이 넘쳐났다. 교회 건강에 치명적인 이상이 생긴 것이다. 문제는 안으로 건강이 지독히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부흥만을 찾는다는 것이다. 병은 방치되면 또 다른 병을 부른다. 병을 방치한 채 무리를 하면 병의 진행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이 딱 그러하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교회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이효상 목사: 건강이다. 건강하지 못한 교회는 결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한국교회의 덩치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커졌다.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요즘은 무조건 많이 먹고, 살이 찐다고 해서 건강하다 말하는 시대는 아니지 않나? 건강을 위해서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는 시대다.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건강한 다이어트다. 그렇다고 전도를 줄여야 한다거나, 교회를 줄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이어트의 대상은 한국교회가 급성장하며 자리잡은 그릇된 문화와 의식구조다. 거짓과 위선에 가득 찬 허례허식은 과감히 배척하고, 왕처럼 군림하는 목회자들의 권위를 타파해야 한다. 교회 안에만 복음이 있는 양 선전하며, 높게 쌓아버린 세상과의 울타리를 거둬야 한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제대로 양육해야 한다. 단순히 교회 문턱을 넘게 하는 전도가 아니라, 주님의 복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사님이 보시는 한국교회의 건강은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인가?

 

이효상 목사: 사실 7점 정도 되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한 6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교회의 모든 구조가 점차 조직화 되면서 우리끼리라는 매우 폐쇄된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로 인해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할 교회가 세상과의 소통을 스스로 끊어버렸다. 교회는 세상으로 들어가야 하는 종교다. 세상 속에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종교다. 그렇기에 교회와 세상 사이에 울타리를 쳐 놓고, 우리에게는 복음이 있으니 너희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은 크나큰 오만이자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다.

 

-교회가 스스로 복음을 울타리 안에 가둬버렸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매우 공감이 간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엄청 거세다는 점을 고려할 때 6점도 꽤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효상 목사: 그것은 그래도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비록 많은 잘못을 거듭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교회를 보며 희망을 이야기 한다. 특히 작은교회들이 어렵지만 잘 버텨주고 있다. 다만 지금의 교회가 그런 기대에 100% 부응하지 못하기에 많은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기독교 인구가 968만명 정도라는 통계가 나왔다. 아마도 수십년 후에는 기독교 인구가 2000만에 이를 것이다. 기독교는 이 사회의 주류 종교이기에 앞으로 지속적인 확산을 거듭할 것이다.

기독교 인구가 늘어날수록 그들의 희망이 되는 교회의 사명과 책임은 더욱 커진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가 하루빨리 깨끗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은 단순히 교회 스스로를 위함 뿐 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대의적 차원의 책임이다.

 

-이제 교회건강연구원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간 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으로 오래 일하시며, 교계적 차원의 사역을 하시다가 이제는 교회건강연구원만을 전력하시게 됐다. 어떠한 계기가 있나?

 

이효상 목사: 교회건강연구원은 오래전부터 개교회적 차원의 컨설팅을 위해 이어온 단체다. 미래목회포럼이 교계적 차원의 대의적인 미래를 고민하다면, 교회건강연구원은 개교회의 매우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미래를 진단하고 함께 고민하는 곳이다. 이 두가지 범주는 중요도에 있어 결코 어느 한쪽에 더 치중하기가 어렵다. 다만 미래목회포럼은 교계의 많은 관심과 응원으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체계가 잡힌 상황이다. 더구나 훌륭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다. 그렇기에 새해에는 교회건강연구원을 통해 개교회를 상대로 세부적인 사역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이것은 위와 아래의 동시다발적인 변화와 개혁이다. 한국교회는 어느 한쪽만 변해서는 진정한 개혁을 이룰 수 없다.

 

-교회건강연구원의 주요 사역은 무엇인가?

 

이효상 목사: 가장 크게는 4대 평신도 훈련 목회자 세미나 다음세대 바로 세우기 등 세 개로 나뉠 수 있다. 이 중 4대 평신도 훈련(153비전기도훈련, 리바이벌제직훈련, 말씀묵상훈련, 119관계전도훈련)은 교회의 체질을 바꾸는 중요한 훈련 프로그램이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본질적인 변화를 도모하며, 실질적인 훈련을 통해 성도들에 기도의 불을 지켜준다.

중요한 것은 교회 내 소통의 통로를 열어준다는 점이다. 목회자와 교인들의 서로 소통하는 교회가 진정 건강한 교회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우선순위의 일을 하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다. 교회 안에서 목회자의 비전과 사고가 성도들과 온전히 소통이 되도록 교회건강연구원이 도움을 준다.

 

-갈수록 줄어드는 주일학교에 대한 문제가 교회에 시급하다. 다음세대에 대한 대안은?

 

이효상 목사: 한국교회가 가장 긴장해야 하는 문제가 바로 다음세대가 없다는 문제다. 지금 한국교회의 연령별 구조를 보면 완전한 역삼각형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인가? 그것은 아이들과의 소통이 되는 전문 사역자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주일학교 교사와 학생의 일반적인 풍경은 성경 공부를 열심히 하며, 함께 예수님의 복음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 세상의 아이들은 각각의 취미와 특기가 있고, 관심사와 고민이 각각 다르다. 너무도 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에게 모든 교회는 매우 천편일률적인 주일학교 교육을 들이밀며, 이에 따라와 주기를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교회를 등지는 것을 두고 단순히 세상 문화에 심취되어 있다혹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등의 변명으로 아이들에 그 탓을 일방적으로 돌리고 있다. 이제는 교회가 변해야 한다. 아이들의 개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전문 사역자를 길러내야 한다. 아이들을 선도하는 것은 그들과의 온전한 교감이 이뤄질 때 가능하다. 아무런 교감도 없이 일방적으로 성경만을 가르친다고 해서 그들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자부하는 것은 심각한 착각이다.

 

-교계에서 오랫동안 사역하신 만큼 한국교회를 향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이효상 목사: 매우 원론적인 말이지만,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모든 문제는 욕심에서 기인한다. 특히 의욕으로 포장된 욕심을 구분해야 하며, 의욕만을 앞세운 허세를 경계해야 한다. 현재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이 유념해야 할 중요한 한 가지는 무리한 욕심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는 한국교회, 혹은 기독교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 일조를 한다는 참여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의 역사는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렀고,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완성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반을 마련해 주는데 있다. 스스로 기나긴 역사의 주인공이 되고자 무리한 욕심을 부르는 것은 결국 화를 초래할 뿐이다.

위에서 말했지만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다. 국민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세상과 국민들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2017년 한해는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회복하는 변화의 원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담: 차진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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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교회건강연구원 원장 이효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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