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본고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임성빈 박사가 2016년 9월 8일 「한국장로교육원」에서 “21세기 사회변화와 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강의한 내용의 주요 부분을 간추인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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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성장에 대한 신학적 반성
70년대에는 교회성장론이 많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충격과 신선한 도전으로 부상하였다. 가속화 되어가는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교회와 종교의 역할은 축소된다는, 이른바 세속화 이론이 대세인 당시의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신학계에서는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의 논쟁이 너무 치열하여 교계를 양분화 시키고 있었다. 세속화의 도전 앞에 교회의 정체와 쇠락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와 교회성장에는 무기력해 보이는 신학계의 논쟁에 실망한 목회자들에게 교회성장론은 신선한 도전으로 다가 왔다.
이제 교회는 선교적 열정과 헌신, 그리고 신학뿐만 아니라 인류학과 경영학 등의 방법론을 총동원하여 선교활동에 전념하였던 이들의 경험과 이론에 힘입어 본국에서의 교회부흥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때 가장 구체적 도움을 준 도구 중 하나가 교회성장론이었다. 교회성장론에 크게 힘입은 이른바 대형교회의 등장은 교회부흥과 성장에 대하여 체념하고 있었던 전통적인 교회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도전이 되었다.
이러한 경항은 80년대에 이르러서는 창업자적 정신으로 구비된 지도자들에 의하여 더욱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교회는 전통적 복음주의 교회의 메시지를 그대로 보존하지만 그러나 새로운 방식을 전달하려는 목표를 가진다.  전략은 기업세계에서 빌려왔다. 핵심 개념은 기독교의 메시지를 팔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장을 향하여 이들은 마케팅 기법과 다양한 오락의 형식을 활용하여 나아갔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교회론은 극소수의 승리자와 대다수의 패배자를 양산한다는 단점을 초래하였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또한 형식이 내용을 수정한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와함께 우리가 경계하여야 할 문제점은 성경지식의 감소현상이다. 성경지식의 감소는 오늘날 기독교 도덕의 붕괴 현상을 가져온 주요 요인임에 틀림없다. 강해설교가 인기를 잃고, 매일 기도하고 성경 읽는 습관이 사라짐에 따라 성경지식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유형의 목회를 조장하는 교회들은 영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종교저인 것은 반대한다. 즉 자기들이 스스로 동의하지 않은 교리를 믿는다거나, 스스로 설정하지 않은 규범을 따른다거나, 더욱 넓은 의미에서의 에큐메니칼 공동체적 관행을 쫓는 것을 거부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교회들이 전통적 교회의 정체상태에 우려를 표명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예전의 개신교 자유주의자들도 이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여야 한다. 20세기 후반이후 북미와 유럽의 주류 교회들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들을 고려할 때, 교회를 문화에 적응시키려는 ‘문화의 그리스도’ 유형의 적용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마케팅 이론을 토대로 목회방안을 모색하는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종교시장에 몸담고 있고, 종교적 고객들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쟁에 이기기 위하여 제공된 목회적 대안들은 교회를 교회답지 못한 방향으로 끌어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교회가 대중문화의 공연장과 혼동되고, 목회자가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의 CEO와 동일시되고, 당회가 기업의 이사회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되는 현상은 결코 세상과 구별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교회,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교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와 ‘교제’로서의 교회를 제시하는 성경적 교회론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21세기 교회 개혁을 위한 목회 전략 전환
우리는 오늘의 교회가 과연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라는 기본 사명에 충실한지를 물으며 지속적 개혁을 시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하나의 보편적인 거룩한 사도적 교회라는 건강한 교회의 푯대를 향하여 다음과 같은 반성과 목회전략적 방향전환을 시도하여야 할 것이다.
(1) 매력적인 교회보다는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
매력적 교회란 교회를 중심으로 사람들과 자원들이 구심점 성향을 가지는 교회를 말한다. 반면에 선교적 교회란 교회 밖으로 사람들과 자원들이 투입되는 원심적 성향을 가지는 교회를 말한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앉아서 기다리는 곳이 아니다. 그보다는 보내는 곳, 즉 사도적 전승을 가진 곳이다.
(2) 고비용 구조로부터의 전환
요즈음 대부분의 교회들은 구성원들이 더욱 능력을 갖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교회는 더욱 성장의 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 능력과 아름다움을 갖춘 이들이 하나님의 사역에도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제는 오늘의 문화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 결과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와는 거리가 먼 전제가 아닌가! 하나님께서는 강한 자들보다는 약한 자들 안에서 자신을 나타낸다고 하신다.
선교적 교회가 된다는 것은 매력적인 교회가 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요구된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람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대단히 많다. 매력적인 교회로 보이기 위하여 수많은 비용을 들여 연속된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은 참으로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교회, 특별히 대형교회들은 과연 교회를 매력적으로 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는지, 아니면 사람들을 신자다운 신자되게 함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물어야 한다. 물론 교회가 매력적이 된다는 것은 신자들을 신자답게 함에 목적을 두는 것이다. 교회는 매우 중요하지만 구조나 건물이나 행사로서의 교회보다는 사람으로서의 교회의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3) 교인들을 진정으로 구비시키는 교회로의 전환
건강한 교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목표는 평범한 신앙인들을 하나님의 나라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비케 함에 있다. 이것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훈련된 전임 사역자들 중심의 사역행태와는 구별되는 목회유형이다. 우리의 일터는 하나님의 나라의 빛을 비추어야 할 거룩한 소명의 장이다. 건강한 교회 사역자들의 우선 임무는 다양한 교회 사역과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을 구비케 함에 있다(마 28:2). 우리 교회가 담당할 다양한 사역지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 그런 교회가 많지 않은 이유는 교회가 교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오히려 교인들을 즐겁게 하려고만 애쓰고 있는 오늘의 교회 행사와 사역은 아닐까?
교인들을 만족시킴으로써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교회의 문제점은 결국 새로운 신앙인들이 장성한 신앙에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목회 : 기독교윤리학적 관점에서
지금까지 많은 교회들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미치기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하여 관심을 집중하였다. 그러나 이보다는 우리 가운데 예수께서 계심을 어떻게 볼 수 있는가와 복음의 능력에 의하여 삶이 변하고, 공동체가 변혁됨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더욱 기울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교회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수행하기 위하여 영적 가족으로 부름받은 사람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의 임재”라는 정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교회들은 예수님을 위한(for Jesus) 목회를 해왔는지는 모르나 예수님에 의한(by Jesus) 목회를 해 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교회를 출석인원수나 건물에 의하여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예수님의 임재가 얼마나 인식될 수 있으며, 그 영향력이 얼마나 교회 밖의 영역에 미치는가에 의하여 평가함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교회의 성공에 대하여 새로운 기준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사명은 숫자보다는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자들을 발견하고 양육함에 있다. 단순히 몇개의 교리들을 공유하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변화된 삶이 목격되어야 할 것이다. 제도적인 관점보다는 영향력의 관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사도행전에서도 초기에는 사람들의 숫자의 증가가 주목되었지만(행 2:41, 5:41) 후에는 주의 말씀이 온 땅에 퍼져 나가는 영향력이 강조됨(행 2:41, 19:20)을 주목할 필요가 이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근본적이며 궁극적 목적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회개혁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교회의 존재와 활동을 지향하는 교회다. 이러한 교회의 개혁은 결국 사회개혁을 인도하고 촉진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실현과 그 나라로의 참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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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21세기 사회변화와 교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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