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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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락교회가 원로 김기동 목사를 중심으로 지지파와 반대파로 완전히 양분된 가운데, 사태가 초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교회 분쟁에 돌연 ‘신천지 개입설’이 등장하며 이에 대한 진위를 놓고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천지 발언은 김기동 목사가 지난 5월 21일 예배 설교 중에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인사를 안하는걸 보면 신천지 같다” “성락교회에 신천지 2~300명이 활동 중이다”라고 언급한 것에서 촉발됐다. 이후 6월 2일 양측이 대립했을 당시, 성도들 사이에서 상대를 향해 ‘신천지’라는 지적을 수차례 계속했다.
또한 한 성도는 성락교회 관련 기사 댓글에 “지금 성락교회는 신천지와 전쟁 중이다. 주동자들에게 미혹된 어리석은 성도들이 안타깝다. 신천지 수법을 그대로 빼박았다”면서 신천지 개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베뢰아는 지난 역사에서 한국교회 주요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정죄 당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서 베뢰아측은 오해와 억측, 교파 간의 신학적 차이를 무시한 일방적 정죄라며, 자신들은 이단이 절대로 아님을 항변해 왔다. 본인들의 적극적인 반박에도 불구하고 한번 내려진 이단 정죄는 그 어떤 형벌보다 무거웠고, 이들을 교계 변방으로 내몰았다.
그렇기에 이들은 그 누구보다 이단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형벌이고, 종교법이 내리는 사실상의 사형선고와 같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성락교회 분쟁에 등장한 ‘신천지 개입설’이 특별히 안타까운 것은 무분별한 ‘이단 몰이’가 얼마나 큰 폭력이며, 영적살인인지를 너무도 잘 아는 이들이, 그것을 여지껏 겪어온 이들이 직접 행했다는데 있다.
그저 성락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에 빠졌다”며 수많은 핍박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선택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평생을 견뎌낸 이들을 향해 ‘신천지’라는 또 다른 ‘이단몰이’를 행하는 것은 너무도 잔인한 일이다.
사실 ‘신천지 개입설’은 대다수의 한국교회 분쟁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다.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신천지의 조직적인 전략이라는게 대부분의 주장이나,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성락교회의 성도들이 지금은 지지측과 반대측으로 나뉘어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하고 있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어제까지 하나님 안에 함께 했던 신앙 공동체였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이번 성락교회 분쟁에 ‘신천지’가 개입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신천지는 그만큼 무섭다. 하지만 지금 신천지라는 화살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겨눠지고 있다.
만약 이번 사태에서 단 한명이라도 억울한 오명을 써야 했다면,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교회는 ‘신천지 개입설’을 수습해야 한다. 신천지는 분명 경계해야 하지만, 멀쩡한 성도들을 신천지로 몰아세우는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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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교회와 신천지-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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