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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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무리의 등산객이 산 계곡을 오르다가 쉼터에서 숨을 돌린다. 그들의 대화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거기에는 요즘 한국의 종교계에 대한 비판도 곁들여졌다. 한 남성이 대뜸 "하늘 파는 놈들 치고 사기꾼 아닌 놈이 없다. 공자도, 석가도, 예수도, 모하멧도 ... 사기꾼이다"라고 호기있게 소리쳤다. 그가 그들 인류의 스승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아무도 대꾸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 무지한 대화에 괜히 끼어들어 봐야 논쟁만 깊어질 것 같아서이다. 오늘날 인류사회의 지배종교와 사회철학은 주전 7세기경부터 주후 1세기경까지 약 1천 여년 사이에 나타난 것이다. 이 시대를 인류사의 차축(車軸)시대라고 부른다.  그 시대 사상가들에 의해 인류사가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사야, 엘리야, 엘리사 같은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이 활동했으며, 주전 6세기경엔 인도에서 석가모니가 불교를 창시했고, 페르시아에서는 짜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교를 설파하고,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교가 탄생했으며, 중국에서는 공자가 유교를 집대성했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사회를 이어 예수가 탄생하고 기독교가 나타났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철학자들과 맹자, 노자, 장자, 묵자 등 중국의 철학자들도 모두 이 시기 사람들이다. 힌두교의 ‘베다’, 불교의 ‘불경’, 조로아스터교의 ‘아베스타’, 유대교의 ‘구약성경’과 ‘탈무드’, 유교의 ‘사서삼경’, 기독교의 ‘신약성경’이 모두 이 시기에 나타난 사상들이다.
◇이들의 사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인류사회는 샤마니즘 사회였다. 윤리적 신관이 없는 사회였으므로 당연히 인간의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 같은 것이 있을 수 없고, 인권개념 같은 것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하늘의 뜻’을 말하는 이런 고전 종교 사상들이 일어남으로써 인간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신(神)과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비로소 인류사회는 사회적 규범이 생기게 되었다. 그것은 당연히 그 종교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다. 인간의 참된 삶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이런 종교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도 문명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암흑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그들 인류의 스승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런데 그들 인류의 스승들을 무식한 세 치 혀로 싸잡아 사기꾼으로 몰려가니 그 일단의 책임이 그들을 따르는 우리들에게도 있는 듯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무지하여 세상의 이치를 잘 모르니 그냥 지껄이면 말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고 한다 저희는 부패하고 소행이 가증하여 선을 행하는 자도 없다”(시 14:1). 하나님께서 어리석은 자에게 말한다.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어다”(욥 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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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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