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근본주의와 광신
2017/07/06 14:4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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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근본주의는 처음 선포된 진리를 보수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전통적 교리를 고수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종교전통에는 근본주의 운동이 있다. 기독교 근본주의(Christian fundamentalism)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영국과 미국의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유럽에서 일어난 자유주의 신학에 대항해 주창한 기독교의 한 신학사조이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주요 교리는 기독교의 전통교리인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나사렛 ‘예수의 신성’, 예수의 ‘동정녀 탄생’, 예수의 ‘십자가의 대속’, 예수의 ‘육체적 부활과 재림’, 성경의 ‘축자영감설과 무오’를 믿는 것이다. 이것은 보수주의나 개혁주의에서도 강조되는 내용이지만, 근본주의는 이 다섯 가지 교리를 가장 중요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신학이나 종교에서 전통적 교리를 고수하고자 하는 이 근본주의는 흔히 오늘날 세계를 피로 물들이는 이슬람 테러분자들처럼 자칫 종교적 광신(狂信)을 불러와 그 종교의 근본을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오기도 한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테러를 일삼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대체로 그 종교를 보수(保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 관계로 종교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로인해 세계는 지금 평화주의를 주창하는 이슬람이 전쟁과 파괴를 일삼는 종교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정치적 테러뿐만 아니라, 타종교에 대한 박해도 서슴치 않는다. 마치 중세 중앙아시아를 지배했던 티무르와 같이 이슬람 외에는 어떤 종교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사회는 당연히 인권도 없다.
◇우리나라는 대표적 다종교 사회이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비슷한 신도수를 가지고 있고, 유교는 종교로서는 그 기능을 다했지만 전통문화로서 아직도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간 갈등이나 충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일탈적 행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 종교계도 어떤 종파이든, 종교적 근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경전에 대한 신학적 재해석을 거부하는 데서 오는 ‘광신’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슬람 근본주의도 코란에 대한 이슬람 신학의 재해석 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일부 경전의 구절이 무차별 테러에 악용되고 있는 광신적 행위이다.
◇건강한 종교행위와 병적인 종교행위는 곧 ‘신앙과 광신’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도 있다. 종교인이 광신에 빠지면 그 종교가 추구하고자 하는 근본이념과는 관계없이 자신들의 영적 세속적 유익을 위해 종교가 악용된다. 우리가 종교적 열광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날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종교문제는 사교(詐敎)의 문제가 아니라 광신(狂信)의 문제이다. 광신은 같은 교리라 할지라도 어떤 태도로 믿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믿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즉 신행(信行)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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