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본고는 지난 6월 20일 열린 한목협 제19회 전국수련회에서 이말테 교수(루터대 신학과)가 발제한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에서 바라본 한국교회’ 중 ‘한국 개신교회와 500년 전의 천주교회 사이의 공통점’을 발췌 편집한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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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율법주의적 예배 이해
한국어 용어를 만들 때 미국 선교사들이 고테스딘스트 혹은 서비스라는 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고 대신에 종교개혁의 예배이해와 어울리지 않는 워십(Worship)이라는 말을 선택하여 예배라는 말로 번역했다. 예(禮) 와 배(拜)라는 한문이 둘 다 인간의 행동을 말한다. 그래서 제사적 차원만 표현된다. 더 심각한 말은 ‘예배 드린다’라고 하는 표현이다. 여기에서 세 번이나 인간의 행동만 표현된다. '예배' 혹은 '예배 드리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토착화의 예이다. 이 한국어 용어들을 볼 때 한국 개신교회가 율법주의적 예배 이해에 놓여 있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예배 이해에 있어서 종교개혁을 필요로 할 것이다. 2012년 독일 종교개혁지 탐방 참여자들이 그 문제를 잘 발견했다.

2. 헌금에 대한 오해
한국개신교인들이 헌금을 많이 낸다. 하나님의 복을 얻거나 복을 얻으려고 헌금을 드리는 교인들이 많을 것이다. 더 많은 헌금을 얻기 위하여 헌금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사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오해를 사용하는 교회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헌금이 드리는 자에게 살아 있는 동안에 이미 보람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루터 시대에는 그 기대가 사후의 삶을 향한 것이었다. 최후의 심판을 두려워하는 교인들이 500년 전에 수많았다. 그 때 교인들이 연옥을 두려워했다. 루터 시대의 천주교회는 교인들의 연옥에 대한 두려움을 돈을 모으기 위해 악용했다.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죄 값의 면죄를 약속했다. 교인들의 입장에서 면죄부가 비쌌지만 할만 했다. 신자들이 안심했고 교회도 좋아했다. 양쪽에게 다 유익한 비즈니스이었다. 한국 개신교회가 약속하는 기복과 같았다. 그 차이는 다만 그 때의 희망은 사후 세계를 향한 것이었고 오늘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현재의 더 좋은 삶을 위한 것이다.
루터가 면죄부 제도를 95개 논제를 통해 공격했다. 이러므로 종교개혁은 올바르지 않은 교회의 돈 문제 비판으로 시작되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인들에게 잘못된 안전을 주고, 운명을 돈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약속을 비판함으로 시작되었다.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돈 뿐만 아니라 기도를 통하여서도 운명을 변경시키려 하는 시도도 있다. 기도를 하나님께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이해하는 개신교인들이 많을 것이다. 기도를 이렇게 가르치는 목사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기도하라, 기도에서 빌었던 것을 얻을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목사들이 있다. 이러한 염치없이 하나님을 사용하려는 교만함은 루터 당시의 천주교인들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회의 개혁이 루터 당시 천주교회보다 더 시급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3. 선행을 통해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나님께 영향을 주고 자기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들려고 하는 방법들 중에 선행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하는 시도도 있다. 루터도 이것을 시도해보았다. 루터가 검은 수도원 입회와 열심히 기도하는 일을 통하여 천국 입장권을 얻을 수 있는 줄 알았다. 수도자로서 그의 위기는 먼저 기도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것과 죄를 충분히 발견하고 고백했는지에 대한 것뿐이었다. 그의 위기는 자기 자신을 솔직히 알았고 자신을 속이지 못했던 것에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깊숙하게 죄에 빠져 있는지를 알았다. 그러나 천국 입장권을 자기 노력으로 얻으려 하는 시도가 교만한 것임을 발견할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루터처럼 천국 입장권을 얻으려고 하는 한국 교인들이 있다. 그리고 사는 동안에 이미 높은 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열심히 공동예배에 참여하고, 십일조를 내고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전도하는 사람이 모범적인 교인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우선 목사에게 보람이 되는 것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종교적 행동만이 모범적인 교인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모범적인 그리스도인은 평소에도 용감하고, 솔직하고, 남을 도와주고, 약한 자를 변호하고 보호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강한 자의 양심에 호소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모범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도 해야 할 것이다. 루터는 온 삶을 예배로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직장생활도 포함된다. 개인 생활도 포함된다. 요즈음 그 문제를 인식하는 한국교인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국 개신교회에 아직 그 길이 멀다.

4. 교회의 지옥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악
위에서 이미 루터 시대 사람들과 달리 한국 개신교인들은 헌금을 많이 내면서 현재 사는 동안 보람을 얻기 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옥을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 개신교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교할 때 그렇다. 명동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현수막을 보면 거기에 이렇게 쓰여 있다: “예수 믿는 자 천국; 불신자 지옥”. 인간의 사망과 사후에 대한 두려움을 교회가 악용하는 일이 많다. 500년 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하다. 세례 요한의 심판의 경고와 같은 전파와, 예수의 하나님께로 초청하는 전파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한국 개신교인들이 많은 모양이다. 어쨌든 종교개혁지 탐방 참여자들이 한국 개신교회가 500년 전의 서구교회와 비슷하다고 하면 이 분야에서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5. 교회의 교권주의
종교개혁자들은 사제와 평신도의 절대적 구별을 반대했다. 모든 신자들 혹은 모든 세례교인들의 만인제사장직을 가르쳤다. 루터에 의하면 성경말씀이 분명하고 모두에게 이해가 쉽다. 그래서 평신도들이 없으며 성경을 해석하기 위하여 사제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루터에 의하면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모든 죄를 사했다. 원죄뿐만 아니라 모든 나중에 생길 현재의 죄들도 포함된다. 그래서 개신교회에서 미사에서의 예수님의 희생제물의 반복이 필요 없었다. 그리고 희생제물을 드리는 제사장들도 필요 없었다. 또한 개신교인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직접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고 신자에게 중매역할 하는 성인과 성모와 같은 중보자들이 필요하지 않다. 개신교회의 목사들은 다른 교인들보다 더 높은 자들이 아니라 한 지역교회에서 목회하기 위하여 사명을 받은 교인들이다. 공식 설교와 성례전 인도 때문에 교인들의 상대방이어도 교인에 속한다.
한국개신교회에서 이러한 종교개혁의 특징이 거의 안 느껴진다. 위계질서적 사상을 강조하는 유교적 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자기 권위를 높이기 위하여 온공동예배 동안 중앙 위치에 있는 설교대에 서 있는 장로교 목사들이 많다. 찬송이나 영광송 때도 비켜서지 않는다. 목사가 비키면 예배가 멈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개혁교회의 교리에 의하면 교회 공동체가 예배한다. 목사가 교회 공동체를 위하여 예배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설교 때 청중이 동의하면 이것을 아멘으로 표현한다. 만약에 설교가 진리와 달랐다고 생각하면 주로 친절하게 침묵으로 이의를 표현하지만 중요할 때 아니라고 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설교에 대하여 지나치게 자신하는 목사들이 많다. 그들이 스스로 아멘이라고도 하고 교인의 이의 표현을 허락하지 않는다. 목사 중심이 한국 개신교회에서 심각하다. 함께 찬송이나 신앙고백을 할 때 목사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리고 목사들이 대부분 회중 가운데 앉아 있지 않고 제단이 있는 높은 좌석에 앉아 있다.

6. 성직매매
종교개혁의 시발점은 면죄부이었다. 루터는 이 면죄부를 반대하기 위하여 95개 논제를 작성했다. 종교개혁이 천주교회의 성직매매와 비리 사건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직매매는 신약시대부터 금지된 범죄이다.
서기 313년과 381년 이후에 성직매매가 교회 안에서 문제가 되었다. 451년에 열렸던 칼케돈(Chalkedon) 공의회에서 돈을 받고 사제를 서품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 금지법이 중세에 여러 차례 확인되었지만성직매매사건들이지속적으로생겨났다. 돈으로 자기 성직을 받은 신부들과 주교들과 교황들이 많았다. 루터가 이러한 뇌물사건인 성직매매를 공격적으로 비판했다.
한국 개신교회에서 뇌물을 주고 고위 성직을 얻었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큰 교단에서 총회장 혹은 감독회장이 되고 싶으면 수 억 원을 써야 한다고 한다. 장로가 되고 싶을 때에도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어야 하는 것도 문제이다.

7. 목사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관심과 잘못된 사용
루터시대와 마찬가지로 돈을 너무 좋아하는 목사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루터가 이미 1520년에 천주교회 사제들의 성직록과 이자 수익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비판했다. 루터 시대에 영적인 동기나 목적 대신에 재정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보람을 얻기 위하여 성직을 택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자기 수입을 높이기 위하여 농민들에게 지나친 압박까지 하는 사제들도 있었다. 그래서 사제들이 서민들을 희생시키며 살았다는 것이 과언이 아니다.
한국 개신교회의 현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의 크기와 교회 재정의 양적 현황에 대하여 지나친 관심이 있는 목사들이 많을 것이다. 1990년대에 발표자가 당시 한국 개신교회의 영향력 있던 대표자와 대화했던 기억이 난다. 그 사람이 전에 목회했던 교회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었다. 필자가 그 교회를 알았기 때문에 교회가 크다는 말을 했다. 그 목사가 맞다고 대답하며 12억이라고 했다. 교인수를 말하지 않고 일 년의 총수입을 말했던 것이었다. 그 목사가 사람들보다 재정을 생각했다. 이것이 교회를 성직록으로 본 루터 시대의 천주교 사제들과 비슷하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통계에 의하면 담임 목사들의 잘못된 돈 사용이 교회 안에서 생긴 갈등들 중에 가장 잦은 원인이다. 목사들의 돈 욕심이 가끔 무섭다. 목사 한 명이 아파트 8채나 소유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그리고 목사가 왜 큰 차를 타는가?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한 루터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도와주지 않는 것을 도둑질과 십계명의 위반으로 해석했다. 여러 참여자들이 한국 개신교회가 재정적인 상황에 있어서 종교개혁시대의 천주교회와 비슷하다고 하는 것에 근거가 있다.

8.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적 소유로 착각
한국에서 자기 돈으로 교회를 개척한 목사들이 많다. 교인들의 헌금으로 구입한 부동산을 목사의 개인 소유로 이해하는 목사들이 많은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담임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유산으로 맡겨 주는 습관을 언급할 수 있다.
교회를 개인 소유로 보는 이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 개신교회가 500년 전의 천주교회와 비슷하다.
독일 식으로 표현해보면, 교회와 돈이란 뜨거운 감자이다. 즉 까다로운 문제라는 의미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통계에 의하면 담임목사 임명과 세습 문제가 모든 교회공동체 내의 갈등들의 원인 중에 두 번째로 잦은 것이다.

9. 목사들의 도덕적, 성적 타락
천주교회의 도덕적 상황이 루터 시대에 좋지 않았다. 교황까지 루터가 비판했다. “교황의 변덕과 거짓을 통해 로마시가 말할 수 없을 만큼 나쁜 영향을 받는다. 적그리스도도 이 보다 더 모독적으로 지배하지 못할 만큼 장사와 무역과 소동과 거짓과 속임과 강탈과 도둑질과 호화와 간음과 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남색과 하나님을 멸시하는 다양한 것들로 가득 찼다.”
한국 개신교회에 착한 교인들과 모범적인 목사들이 많지만 드러나는 추문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성적 추행에서부터 간음과 사기와 탈세와 횡령까지 하는 목사들이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통계에 의하면 목사의 성적 문제가 교회 공동체 안의 문제 원인 중에 4번째로 잦은 것이다.

10. 많은 목사들의 낮은 신학적 수준
이 부분이 제가 외국사람으로서 조심해야 할 것이다. 많은 목사들의 낮은 신학적 수준이 특별히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도 돈만 있으면 다닐 수 있는 대학교를 찾을 수 있다. 대학교 교수들이 대부분 F점수를 주지 않아서 최하 수준의 학생들까지도 목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만 신학을 전공해도 목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회에 수많은 목사들이 3년 동안만 신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개신교회의 신학적 수준이 낮다. 이러한 교회가 흥할 수 없다.
목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세례를 아무에게나 쉽사리 주거나 세례 예비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개신교의 양적 성장주의가 세례의 ‘대 바겐세일’을 만들었다. 잘못된 동기를 바탕으로 충분한 준비 없이 사람들이 교인이 될 수도 있고 목사도 될 수 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11. 기타 공통점들
화려한 교회건물들을 건축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대표적인 화려하고 큰 교회건물(들)이 교단마다 필요할 것이다. 성공회도 덕수궁 옆에 있는 대성당 덕분에 에큐메니컬(ecumenical) 예배와 행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과 땅 구입을 위하여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개신 교회가 요즈음 너무 많다. 유럽의 천주교회가 대형교회 건물을 짓기 원했다. 자기 권력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러한 목적은 루터의 십자가의 신학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이델베르크 공개 학술 논쟁에서 루터가 1518년 4월 26일에 매우 일찍 영광의 신학을 비판했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창조된 것들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 신학자들은 신학자들이 아니다.” 라고 했다. 올바른 신학은 십자가의 신학이라고 했다: “하나님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국 개신교회에서 기복사상을 따랐던 목사들이 수많았다. 기복사상은 번영의 신학(Prosperity Gospel)의 한 형태이고 현재의 영광의 신학의 대표적 사상이다. 루터가 영광의 신학을 반대하고 거부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기복사상을 벗어나는 한국 목사들과 교회들이 많다.
영적 그리고 정치적 권력을 둘 다 원하는 것과 교인들이 조건 없이 성직자들의 말을 순종하기를 원하는 태도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를 원하는 입장도 루터가 제안한 종교개혁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 개신교회가 500년 전에 천주교회처럼 개혁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어떠한 개혁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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