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황제를 낳은 여인
2017/07/14 15: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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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의 역사에서 징기스 칸으로 불린 테무친은 아버지 예수게이가 타타르에 의해 독살되자, 기독교 부족인 케레이트의 족장 토그릴 칸에게 몸을 의탁해 살았다. 테무친은 토그릴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다. 토그릴은 당시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였다. 토그릴 칸에게는 자아 감부라는 동생이 있었다. 징기스 칸은 토그릴이 죽은 후 자아 감부의 세 딸을 모두 자신의 아내와 며느리로 삼았다. 맏딸 이바카 베키는 자신의 아내로 삼고, 그 동생 베추미시 베키는 큰 아들 주치에게 주어 맏며느리로 삼았으며, 또 다른 동생 소르각타니 베키는 막내 아들 톨루이와 결혼시켰다. 자아 감부의 이 세 딸은 모두 기독교인이었다. 징기스 칸은 셋째 아들 오고타이도 메르키트 부족의 기독교인 토레케네와 결혼시켜 며느리로 삼았다. 토레케네가 낳은 아들 구유크는 제3대 대칸이 되었다.
◇그녀들 가운데 소르각타니 베키는 기독교 신앙이 매우 깊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머무는 곳 어디에나 예배당을 세우고, 그녀 주위에는 언제나 전속 사제가 곁에 있어 예배를 드리며 신앙생활을 했다. 소르각타니 베키는 톨루이와의 사이에 아들 넷을 낳았다. 징기스 칸의 손자인 뭉케, 쿠빌라이, 훌레구, 아릭 부케가 그들이다. 큰 아들 뭉케는 제3대 구유크 대칸을 이어 몽골제국의 제4대 대칸(황제)이 되었고, 둘째 아들 쿠빌라이는 몽골제국의 제5대 대칸이 되고, 중국을 통일하고 원나라를 세워 황제가 되었다. 셋째 훌레구는 이란에 몽골제국인 일칸국을 세우고 대칸(황제)이 되었으며, 넷째 아릭 부케는 큰형 뭉케가 죽자 한때 자신이 제5대 대칸으로 등극했다가 쿠빌라이의 공격으로 대칸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소르각타니 베키의 네 아들은 모두 ‘황제’가 되었다.
◇인류역사에서 네 명의 아들을 황제로 둔 여인은 소르각타니 베키 외에는 없다. 이 위대한 여인은 비록 자신의 부족은 망해 몽골족에 편입되고 말았지만, 그 신앙은 확고하여 12세기 몽골과 중국 그리고 중앙아시아 전역에 기독교신앙을 전파하고, 기독교를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기독교 신앙은 대를 이어 전해지지는 못했다. 그녀의 아들 쿠빌라이나 훌레구는 어머니를 존경하며 정성을 다해 모셨고, 기독교 신앙에 관용적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죽은 후 태어난 손녀 중 하나인 제국대장공주는 고려 왕조 충렬왕의 부인이 되었으나 그녀의 신앙은 할머니의 신앙과 달리 불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 않았으면 기독교가 이미 고려 시대에 한반도에 널리 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 역사학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여왕에게는 뭉케, 쿠빌라이, 훌레구, 그리고 아릭 부케라는 네 아들이 있었으며, 아들들을 잘 훈육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머니의 교육 능력에 놀라워했다. 그녀는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처럼 신실하고 참다운 그리스도교인이었다. 그녀를 찬송하는 시는 이렇게 노래한다. ‘여왕의 부족 중에 그녀와 같은 다른 여인을 보게 되더라도, 그 부족은 어떤 남자의 부족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하리라.’”(Samuel Hugh Moff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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