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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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뢰아운동 그 길을 잃다
지금 서울 성락교회는 본당측(신도림측)과 개혁측(신길동측)으로 나뉘어 심각한 분쟁에 휩싸여 있다. 성락교회의 교회개혁협의회(회장 장학정 장로)는 지난 달 28일 교계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성도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김기동 목사의 개인 및 일가의 재산이 500억원에서 10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최소 500억원은 확인된 것이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 29일에는 본당측에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목사측은 SBS의 방영내용은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구성됐다. 현재 법적인 다툼을 하고 있는 내용들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악의적 보도에 의해 성락교회 성도들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면서, “문제의 본질은 개혁파가 교회를 장악하기 위해 벌이는 배신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에 X파일과 관련해 조작. 유포한 당사자들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하나님의 의도’ 신학 체계화
김기동 목사는 1938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매우 가난했고,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맏이인 김 목사가 소년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고학으로 공부했다. 그러다 1962년 5월 어느 교회행사에 참여했다가 신비 체험을 한 후 기독교에 심취해 성경을 깊이 파 깨달음을 얻었다. 그때 얻은 깨달음이 ‘하나님의 의도’ 신학으로 체계화 되었다. 이 하나님의 의도 신학이 베뢰아 아카데미의 핵심이 된다.
‘하나님의 의도’ 신학의 핵심은 한 마디로 십자가에 달린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가 우주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천지는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창조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하나님의 영광을 훼방하는 ‘마귀의 일을 멸하기 위해’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들은 성령의 능력을 받아 하나님의 일을 훼방하는 마귀에 대항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귀의 수하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
그의 트레드마크가 된 귀신론은 마귀와 대항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능력현상의 일환이다. 그러나 그의 ‘하나님의 의도’ 신학에는 역사적 기독교가 인정하지 않는 여러가지 비정통적 설(說)을 담고 있어 이단 시비가 일었다. 예를 들면 ‘가변천사설’ ‘이중 아담론’ ‘이 세상 음부론’ ‘귀신은 불신자의 사후의 영’설 등이 그것이다.
김기동 목사는 1973년부터 자신의 이 깨달음을 체계화 한 ‘하나님의 의도’를 분격적으로 성경공부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신대 대학원생과 총신대 대학원생들이 중심이 된 신학생반에 이어 목사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들에 의해 1978년에 ‘베뢰아 아카데미’가 출범하게 되었다. 이후 베뢰아 아카데미 출신들은 초교파적으로 한국교회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교단 안팎으로부터 베뢰아운동에 대한 이단시비가 시작되면서 베뢰아운동은 ‘귀신파’라는 오명을 쓴 채 이단으로 매도되었다.
그럼에도 김기동 목사는 성락교회를 성장시키고, 수백권의 책을 저술하고, 대학을 설립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리고 성락교회와 대학의 운영을 그 아들에게 넘기고 은퇴하여 목회를 큰 잡음없이 마무리하는 듯 했는데, 올초 느닷없이 그 후임목사의 목회리더십이 교인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고 김 목사가 목회현장으로 되돌아오면서 성락교회 분쟁사태가 급진전되었다.
그리고 지난 달 24일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김 목사의 온갖 의혹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개혁파’에 핵심 베뢰아맨들 다수 가담
지금 김 목사를 등지고 개혁파에 가담한 인사들 가운데는 김 목사의 하나님의 의로 신학을 배우고, 목사안수를 받은 핵심 베뢰아맨들이 다수다. 이는 단순히 이번 성락교회 분쟁사태가 성락교회의 문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신약교회운동이라 불리우는 베뢰아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성락교회 분쟁사태는 김 목사뿐 아니라, 한국교계에서 하나의 목회신학으로 자리 잡아가는 베뢰아운동 전체의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화해’가 답이다
개혁파는 성명서에서 “성락교회가 김기동 목사에게서 벗어나 한국교회의 보편적인 신앙과 신학을 공유하며 교계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것이 베뢰아운동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지는 알 수 없다.
지금 김기동 목사를 향해 개혁을 요구하는 목사들은 대부분 베뢰아신학을 공부한 김 목사의 제자들이다. 개혁파에 가담한 한 목사는 “김기동 목사에게서 벗어난다”는 뜻이 베뢰아운동과의 단절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신약교회운동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혁파는 동시에 “기독교한국침례회에 복귀의사도 있다”고 밝히고 있어 베뢰아운동은 더 이상 그 길을 잃은 듯하다.
또 개혁파는 김기동 목사가 “마지막 명예를 지키도록 수차 의혹에 대한 공개해명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김 목사는 끝내 돈을 지켰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교회에서 베뢰아운동은 비록 사소한 이유와 곡해로 이단 시비를 불러왔으나 그 장단점의 평가는 엇갈린다. 따라서 언젠가는 역사적 평가가 내려질 날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김 목사는 언젠가 자신에 대해 내려질 역사적 평가에서 나타날 명예를 그 어떤 것보다 중요시해야 한다.
분쟁이 이대로가면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지루한 법정다툼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김 목사는 지키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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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뢰아운동의 본산 성락교회 분쟁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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