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교연-한교총 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2017/07/24 12: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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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비정상적인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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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과 한교연의 통합 발표가 한국교회를 들뜨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교회의 다시 하나됨을 위한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어마어마한 의미를 앞세워, 성도들에 이번 통합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실 지난 역사에서 오로지 분열, 또 분열만을 거듭해 온 한국교회에 있어 통합이라는 말은 당장의 풀지 못할 숙제이자, 현실적인 궁극적 목표가 되어 왔다. 그런 상황에 등장한 한교연-한교총의 통합 발표는 한국교회의 기대를 받기 충분했고, 또한 그간 한국교회에 실망해왔던 국민들에 새로운 기대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를 과연 우리가 온전히 통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당장 통합의 주체가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극히 비정상적인 지금의 상황을 묵과해도 되는 것인지? 정치적 속내가 풀풀 풍기는 선물 상자를 놓고, ‘통합이라는 화려한 포장지를 씌웠다고, 이를 우리가 그저 감사히 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들은 이번 통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단순한 단체 간의 통합이 아닌 한국교회 차원의 대통합으로 이해하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마치 이번 통합에 있어 적극 찬성외에는 그 어떤 의견도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엿보이기는 듯하다.

차라리 치밀하기라도 하면 적당히 속기라도 할텐데, 아예 대놓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이들의 행태는 한국교회 성도들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속내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교단장회의와 한교총

이번 통합의 가장 핵심적 문제는 교단장회의한교총의 관계다. 과연 이들을 한 단체로 봐야 할지 서로 전혀 다른 단체로 봐야 할지 확실한 입장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사실 이들 단체의 정체성에 있어서는 엄밀히 말하면 그 출발부터가 애매했다. 일단 한교총이 교단장회의에서 출범한 단체라는 것은 확실하다. 엄밀히 말하면 정치력이 전혀 없는 친목 모임의 교단장회의가 한교총이라는 정치 단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 교단장회의가 수년 전 복원될 때 제3의 연합단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당시 교계의 혼란이 극에 달하던 상황이었기에, 이에 대한 의심은 당연한 것이었고,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특별한 부정은 하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교계는 교단장회의의 정치 세력화 조짐에 언제나 늘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었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열만으로도 충분한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에 또 다른 연합단체의 등장은 더 큰 재앙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교단장회의는 한발 물러서 지난해 8월 교계적 숙원 사역인 한기총-한교연통합을 촉구하고 나선다. 이후 한국교회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연스럽게 그 멤버에 자신들을 끼워넣었다.

하지만 한교연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한교연-한기총의 통합에 있어 교단장회의는 제3자로써 아무런 직접적 권한이 없음을 지적하며, 교단장회의를 배제한 한기총과의 직접적인 통합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나온 것이 바로 한교총이다. 당시 조일래 목사 입에서 나온 또 다른 단체라는 말을 근거로, 교계에는 교단장회의가 제3의 연합단체를 새롭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싹텄었다. 이 당시에 교단장회의는 제3의 연합단체 출범에 대한 적극 부정했지만, 얼마 후 지난 1월 서울 정동교회에서 한국교회총연합회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한교총 출범에는 주요 7개 교단(통합, 합동, 기감, 대신(백석), 기침, 기하성(여의도순복음), 기성) 외에도 개혁, 고신, 나사렛, 복음교회, 그리스도의교회교역자협, 그리스도의교회협, 합신, 루터회 등 총 15개 교단이 함께 했으며, 이들은 스스로 이날의 출범을 역사적 쾌거라고 치켜세웠다.

 

회원이 회원 아닌 한교총

하지만 한교총은 이날 출범 이후에 최근까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출범만 했지 사실상 단체로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으며, 여전히 한국교회의 핵심은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교총의 모든 회원교단들은 이미 이 세 단체 중 한 곳, 혹은 두 곳에 속해 있었고, 회원 교단 대다수가 총회에서 한교총 가입을 전혀 허락받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한교총으로서의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으로 인해 한교총을 정식 단체로서 봐야 하는지에 논란이 일었다. 회원교단을 모집해 출범까지 했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그 회원교단 중 대다수는 회원이 아닌 상황이기 때문이다.

회원이 없는 단체를 단체라고 할 수는 없는 법, 그렇기에 한교총은 출범 후에는 별다른 활동도 없었고, 그만큼 주목도 받지 못한 채 6개월을 지내왔다. 그렇기에 한교총이 모태인 교단장회의와 구분이 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지난 4월 한교총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2차 통합 선언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교회를 향해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넘겼다. 한교총은 양 단체의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한교총 설립지지 교단들인 교단장회의 소속교단들은 양 단체를 탈퇴하고 별도의 조치를 통해 한교총 중심의 하나된 연합단체를 추진할 수 밖에 없다면서 통합 불발을 전제로 한 사실상의 헤쳐모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한기총의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총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 되기 위한 울타리이며, 양 단체가 힘을 합쳐 하나가 된다면 그 역할은 마무리 될 것이다면서 한교총에 대해 한시적 기구임을 강조했다.

문제는 양 단체의 통합이 이영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로 인해 전면 제동이 걸리면서다. 양 단체는 직무정지와 관계없이 통합추진위원장들이 지속적인 통합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 73일 한교총이 717일 창립총회를 통한 본격활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예고한 헤쳐 모여를 직접 시행에 옮긴 것이다.

그리고 한교총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한기총, 한교연, 교회협을 아우르는 빅텐트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4의 기구 아닌, 연합단체 위에 있는 단 하나의 기구라는 점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교연은 본회와 한기총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기구화를 하려는 저의가 무엇인가?”면서 한기총, 한교연, 교회협의 빅텐트라 자임 하는데, 이들 단체들이 이를 용인한 적이 있는가?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을 핑계로 제4의 기구를 만들어놓고 자기들 스스로 빅텐트라 포장하는 것은 그저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교총의 불확실한 정체성

한교총의 창립 예고에 한교연이 강경 성명으로 맞선지 10여일만에 상황은 급반전된다. 한교총이 13일 돌연 한교연과의 통합총회를 발표한 것이다. 한교총은 한교연과 통합에 서명했다면, 양 단체 대표의 서명이 담긴 통합결의안을 공개하고, 오는 81일 통합총회를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또다시 제기됐다. 이들 통합안에 서명한 주체가 한교총이 아닌 교단장회의 대표였던 것이다. 통합의 내용은 분명 한교총과 한교연이 하나가 되어 한국기독교연합회(이하 한기연)가 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합의안 주체는 한교총이 아닌 교단장회의였던 것이다. 이에 자연스레 한교총에 대한 정체성 논란은 또다시 불거지게 됐고, 한교연에서는 자신들이 통합하는 상대는 교단장회의이며 한교총은 여전히 인정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지난 717일 양 단체의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또다시 질문이 나왔지만, 오히려 혼란은 가중됐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이 한교총에 대해 교단장회의 내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여기에 자신들과 통합하는 상대가 교단장회의인지 한교총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명확하게 대답했다.

여기서 우리가 정리해 볼 수 있는 것은 과연 한교총의 정체성에 대해 그간 한국교회가 어떻게 이해를 했느냐다.

먼저 한교총은 스스로를 지난 1월 출범 감사예배에서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을 아우르는 빅텐트라 지칭하며, 연합단체 위의 연합단체 임을 강조했다.

이후 한기총의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총을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 되기 위한 울타리라며,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에 한정된 한시적 기구라고 정의했다.

최근 한교연의 정서영 대표회장은 교단장회의 내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교단장회의는 통합안에 서명을 했음에도, 단체는 계속 존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누군가는 한국교회에 명확히 대답을 해줘야 한다. 한교총은 대체 무엇이며, 어떠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가? 회원이면서도 아직 회원이 아닌 이들이 모인 한교총은 과연 단체라 할 수 있는가?

오는 81일 혹자는 한국교회의 역사적 대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라 말하지만, 통합의 주체도, 그 정체성도 모르는 이번 통합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분명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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