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국교회의 위기와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
2017/07/27 11:21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한국교회의 영성과 도덕성의 상실, 쇠퇴로 이어져
본고는 지난 7월 20일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의 발표회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에서 이원규 교수가 발제한 ‘한국교회의 위기와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 중 ‘한국교회 위기의 실태’ 부분을 발췌·편집한 것이다.                -편집자 주


8-1.jpg
 오늘날 한국교회 위기의 사회적 징표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그동안 눈부시게 성장을 거듭해 왔던 한국교회가 이제 그 성장이 멈추고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잃어버림으로 공신력이 한없이 추락한 것이다. 먼저 양적 성장의 문제를 살펴본다. 지난 몇 십년간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급격히 성장했던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1960-2010년 사이 50년간 교회 수는 5천 개에서 8만 개로 늘어 16배가 되었고, 교인 수는 60만 명에서 9백 만 명으로 늘어나 15배가 되었다. 어떻게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을까?
과거 한국교회 급성장의 요인은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뜨겁고 열성적인 부흥운동, 성령운동, 전도운동, 신앙운동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신앙적 역동성이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게 한 것이다. 둘째로,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 특히 열정적 감성주의, 현세적 공리주의, 무교적 기복주의와 같은 한국의 문화 정서가 종교 신앙의 확산에 도움을 주었다. 셋째로, 정치적인 불안과 공포, 경제적인 빈곤과 박탈감, 사회적인 소외를 야기한 문제적인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혹은 성당이나 절)를 찾게 했다.
그러나 2천 년대에 와서 한국교회는 정체되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10년 단위로 실시하는 통계청의 인구조사 결과 1995-2005년 사이 개신교인 수는 14만 명 감소했다. 그런데 2015년 조사에서는 그 수가 968만 명으로 2005년보다 오히려 12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교인 수가 증가한 것일까? 두 가지 현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는 스스로 개신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회에는 나가지 않는 소위 ‘가나안 성도’의 증가이다. 그 비율은 최근 개신교인의 17%(165만 명)에 이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영생교 등 이단 집단의 성장이다. 이들의 수는 백 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의 인구조사는 가나안 성도나 이단 교인들도 모두 개신교인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전통 교단 소속 교인으로 자주든 가끔이든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수는 실제로 700만 명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교단 통계도 교인 수의 감소를 보여준다. 한국의 대표적인 교단이라 할 수 있는 예장 합동, 예장 통합, 감리교, 예장고신, 기장의 경우 예외 없이 교인이 줄고 있는데, 이 다섯 교단에서만 지난 5년간 교인 수가 50만 명이나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주화되었고, 경제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제 한국은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이 80 달러에 불과했는데, 2016년에는 그것이 2만 8천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배부르고 따뜻하고 편한 삶을 누리면서 한국인은 서서히 종교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2005년 47%였던 무종교인의 비율이 2015년에는 56%로 크게 늘어났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그리고 복지 향상과 함께 종교적 관심이 멀어지며 교회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던 서구 사회의 종교적 ‘세속화 현상’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수준의 향상은 한국인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인 여유는 사회적인, 심리적인 여유를 만들어내면서 종교 이외의 것, 특히 “인생을 즐기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생활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조사에서 ‘종교를 갖는 것’이라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1984년에는 11%였으나 2014년에는 5%로 줄었고, ‘신념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동안 27%에서 6%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지난 30년 사이 ‘돈이 많은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11%에서 25%로 늘었고, “여가/휴식 시간이 많은 것‘은 2%에서 12%로 증가했다. 도덕적, 종교적 관심은 약화된 반면에, 물질적, 오락적 관심은 훨씬 더 많아졌다. 이제 급속히 발달한 여가산업(leisure industry)이 하나의 대체종교(alternative religion)로서 신도 확보 및 유지에서 기성종교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다.
한국교회 쇠퇴에 중요하게 작용한 또 다른 상황적 요인은 인구학적인 변화인데, 특히 낮은 출산율이 문제다. 종교가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종교인의 출산율, 근본적으로는 국가의 출산율이 높아야 한다. 과거 교회성장에 기여했던 한국인의 높은 출산율(예를 들면 1970년 4.53)이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2016년 1.17)으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세계 평균 2.54의 절반도 안 되며, 선진국 평균 1.6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출산율은 대개 선진국의 경우 낮은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2.0보다 낮은 나라 가운데 종교가 성장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 때문에 2030년부터는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의 감소는 자연히 종교 인구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2060년경에는 개신교 인구가 400만 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더욱 암울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쇠퇴를 촉진한 보다 심각한 요인은 교회 자체에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공신력을 잃으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아졌다는 점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2017년 여론조사 기관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단위로 실시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우선 전반적 신뢰도에서 한국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은 겨우 20%지만,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에 이르고 있다. 이것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1점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데는 18%(49점), “목사님의 설교와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데는 21%(51점), “한국교회의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데는 28%(57점)만이 “그렇다”고 응답하고 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 기관에 대한 물음에서는 응답 비율이 가톨릭(33%), 불교(21%), 개신교(19%)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신교가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무종교인의 개신교 평가는 치명적일 정도로 부정적이다. 그들의 평가에 따르면 “가장 신뢰하는 종교기관 역시 가톨릭(37%), 불교(18%), 개신교(7%) 순이다. 무종교인 가운데 개신교 교인을 신뢰하는 비율은 9%, 목사에 대한 신뢰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한국교회에 대한 무종교인들의 이런 불신은 선교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 된다. 따라서 한국교회에 대한 이러한 낮은 신뢰도가 한국교회 쇠퇴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하겠다.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가서 비신자가 되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무종교인의 35%가 과거에 종교 신앙을 가지고 있다가 종교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율을 인구로 환산하면 880만 명이다. 무종교인의 과거 종교를 보면 개신교가 68%로 가장 많고, 다음은 불교(22%), 가톨릭(10%) 순이다. 결국 600만 명이 개신교를 믿다가 무종교인이 된 것이다. 타종교로 개종한 비율도 개신교가 가장 높다. 한국의 종교인 가운데 다른 종교로부터의 개종 경험이 있는 비율은 10%로 250만 명 정도이다. 이 가운데 개신교를 떠나 다른 종교로 개종한 비율이 52%로 가장 높은데(불교에서 다른 종교로, 33%; 가톨릭에서 다른 종교로 10%), 이것을 환산하면 130만 명 정도다. 결국 그동안 개신교를 믿다가 교회를 이탈한 인구는 모두 730만 명이나 된다. 이것은 불교 이탈자 270만 명, 가톨릭 이탈자 115만 명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이며, 결국 한국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개신교를 믿다가 무종교인이 되어 버리거나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일까? 개신교인이 교회를 이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교회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교회가 돌봄과 나눔의 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세속주의(예를 들면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는 경향)에 물들어 있는 모습에 반감을 가졌다. 목회자나 교인들의 사랑과 관심의 결여, 소속감의 결여나 목회자에 대한 불신도 중요한 요인이다. 목회자의 무의미한 설교, 비인격적인 태도, 권위주의 등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헌금과 전도에 대하여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교회 내의 파벌 싸움과 갈등도 문제이다. 이렇게 해서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고, 지금도 떠나고 있다.
한국인들은 한국교회의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는 것일까? 이 문제는 한국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한목협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개신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교회는 목사나 교인에 있어 언행일치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확장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전도가 너무 강제적이고 집요하다는 것이다. 자기 교회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분열과 다툼이 심하다는 것이다. 목회자의 사리사욕이 심하다는 것이다. 타종교에 대하여 너무 배타적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규율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외형에 너무 치우친다는 것이다. 세속화되어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신뢰를 상실하고, 쇠퇴를 촉발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영성과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데 기인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pnnews@empas.com
교회연합신문(www.ecumenicalpress.co.kr) -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교회연합신문 (http://www.ecumenicalpress.co.kr)  |  발행인 : 강춘오  |  설립일:1991년 11월 16일
    | 사업자:206-19-64905  | 03127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16길 73-10  |  대표전화 : 02-747-1490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All right reserved.
    교회연합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