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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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노인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내려쬐는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팡이로 박자까지 맞추며 신나게 노랫가락을 흥얼거렸다. 참 이상하다. 저 노인은 이제 인생 다 살았는데 뭐가 저렇게 즐거운 것일까? 목을 쭉 빼고 노인을 쳐다보던 길가의 나리꽃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노인의 노래 소리는 이 산 저산으로 메아리가 되어 계속 울려 퍼져 나갔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여기에요. 여기!’ 나리꽃은 할아버지가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길을 재촉하려 하자 크게 소리쳤다. ‘응 응. 예쁜 나리꽃이로구나 네가 날 불렀니?’ ‘예, 할아버지’ ‘그래, 왜 날 불렀니?’ ‘예,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뭐가 그리 즐거우세요? 저는 이제 곧 시들어버릴 것을 생각하면 슬픈데, 할아버지는 어째서 그렇게 행복해 보이세요? 할아버지도 이제 인생을 다 사셨잖아요?’ ‘그래, 그래서 나를 불렀구나. 나리꽃아 너무 슬퍼하지 마라. 나도 얼마 있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나겠지. 하지만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나의 현재를 망칠 순 없지 않겠니?’ 노인은 나리꽃을 향해 방긋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곤 지팡이로 다시 박자를 맞추면서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유유히 산모퉁이로 돌아갔다.  
필자는 이 예화를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사실 나는 현재라는 이 순간을 살아오면서 과거에 붙들려 있을 때가 참 많았던 것을 고백 한다. 과거의 일이 오늘의 내 발목을 꽉 잡고 있어 한발 자국도 나갈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도대체 세상을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았고 자꾸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특히 억울한 일이 상처가 되고 미쳐 행하지 못해 후회가 되는 일들이 자꾸 떠올라 잊혀 지지 않는다. 잊혀 지기는 커녕 잊으려 하면 다시 화가 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일은 돌이킬 수 없고 똑같은 강물에 똑 같은 손을 두 번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과거의 행복했던 일보다 불행했던 일을 더 생각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과거의 불행에다 오늘의 불행의 원인을 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소중한 시간의 낭비가 아닐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과거는 오늘이 아니다. 현재에 선한 일을 하면서 기쁘게 사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악취와 먼지를 뒤집어쓴 쓰레기통을 치우고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평생 해왔다.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일에다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신기한 것은 표정이 늘 밝다는 점이다. 무엇이 좋아서 저리도 싱글거리는 것인지 궁금하게 여기던 한 젊은이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청소부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는 거라네, 그러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것이 행복한 사람이 갖고 있는 프레임이다. 그렇다. 행복은 내가 지금 지니고 있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행복은 내가 지금 지니고 있는 것,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 내가 지금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어제 내가 지니고 있던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과거가 소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오늘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인생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이 순간이며 또 가장  중요한 사람도 바로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내 손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만일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교훈하였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교훈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바로 성경이 일찍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만사에는 모두 때가 있다고 말씀하면서도(전 3:1~8) 동시에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파하고 지금 이 순간 받은 사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딤 후4:2). 그런데도 우리 지혜 없는 인간들은 대게 이와는 반대로 살아가기 일쑤이다. 곧 악한 일은 지금 당장 하려 하면서도 선한 일은 대게 뒤로 미룬다. 그리하여 지금이 아니라 그 뒤에도 전혀 할 필요도 없고 아니해서도 안되는 일 들은 서둘러 하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늘 뒤로 미루다 결국 때를 놓치고 두고두고 후회하곤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지나간 과거에만 붙잡혀 현재의 일을 그르치고 그런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미래만 꿈꾸며 현재의 일을 소홀히 하다 정작 그 순간이 왔을 때는 미쳐 준비가 되지 않아 모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그러기에 성경의 교훈대로 먼저 우리의 날이 신속히 지나감을 깨닫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시 90:9~12). 따라서 이 짧은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길은 오직 이 순간에 충실 하는 것을 깨달아 무릇 손에 닿은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받은 사명을 위해 온 힘을 쏟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다(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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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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