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새로운 연합단체 ‘한기연’ 무엇이 문제인가?
2017/08/16 16: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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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 ‘창립’이냐? ‘통합’이냐?

한기연이 수많은 잡음을 뒤로하고, 창립총회를 결국 개최했다. 지난 1일 창립총회가 한차례 불발되며, 새로이 16일로 예고되기는 했지만, 내부적인 관측은 올해 안에 힘들 것이라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었다.

이는 아직 세부적으로 조직 구성, 정관 조율, 교단 간 안배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기에 창립총회 자체가 무리하다는 판단이었으며, 무엇보다 대형교단과 군소교단간의 형평성에 대한 내부적 불만이 만만치 않은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초 교단 크기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흘러나온 한교연 내부 뿐 아니라, 한교총 내부에서도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립총회를 강행하게 된 것은 각 교단들이 오는 9월 총회에서 반드시 한기연 가입과 관련해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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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단 9월 총회, 혼란 예고

한기연이 한교연과 한교총이라는 두 단체를 통합해 창립총회까지 개최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밝혔듯 아직까지는 임시 조직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회원 교단들이 이와 관련해 어떠한 허락도 한 바가 없으며,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한기연은 아직 회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교단이 없는 상태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까지는 각 교단 총회장들의 개별적 혹은 임시 가입이라고 보는게 정확하다.

이런 상황에 한기연이 제대로 된 단체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참여 교단들이 각 교단 총회에서 한기연 가입을 허락받아야 하는데 사실 이 자체도 현 상황에서는 매우 애매하다.

만약 한기연이라는 새롭게 창립된 단체에 가입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교단 총회에서 가입을 허락 받으면 되지만, 한기연이 새로운 창립 단체가 아닌 한교연과 한교총의 통합 단체라고 하면 한기연에 대한 개별적 가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기연이 통합 단체라 할 때는, 각 교단은 한기연이 아닌, 통합 대상 단체들인 한교연 혹은 한교총 가입에 대한 허락을 득하는게 정상적인 과정이다. 즉 각 교단은 개별 가입이라는 직접적 결정이 아닌 단체들 간의 통합이라는 간접 결정을 통해 한기연에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올 1월 출범한 한교총은 대부분의 교단들이 총회의 허락을 받은 바 없으며, 이들은 한기연을 논하기 전에 한교총 단계에서 가입을 허락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열린 총회는 분명한 창립총회였다. 앞서 설명했듯 창립총회와 통합총회는 완전히 의미가 다르다. 그리고 한교연 일부에서는 창립총회는 한교연의 역사를 인정치 않는 것이라며, 창립이 아닌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창립통합에 따른 의미와 이후의 교단적 대처가 완전히 다른 상황에 한기연은 이날 총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9월 총회에서 무엇이 결정되든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통합·합동, 총회 승인 쉽지 않아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각 교단은 이번 총회에서 한기연에 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 것인가? 먼저 감리교는 올 초 의결권이 있는 총회실행위원회를 통해 한교총 가입을 허락받았으니 논외라고 쳐도, 핵심 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아직 총회에서 한교총이든 한기연이든 허락한 바가 전혀 없다.

통합측과 합동측은 이날 한기연의 임시 공동 대표로 추대되는 등 한기연의 핵심임이 분명하지만, 이들의 의지가 교단 총회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이를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크다.

먼저 통합측은 총회장 이성희 목사가 이번 한기연 창립에 중심 인물로 활동하고는 있지만, 이 목사의 의지가 총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총회에서 이 목사의 총회장으로서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차기 총회장을 선출하는데 까지다. 한기연 관련 논의는 현 부총회장인 최기학 목사가 총회장으로 올라선 이후 의장으로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최기학 목사가 과연 이성희 목사만큼이나 한기연 가입에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내부적인 관측이다. 특히 최기학 목사는 교단장회의 활동이나, 한기연 창립 등에 있어서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았으며, 오직 이성희 목사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최 목사의 생각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누가 의장이냐가 아닌 총대들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통합측 내부에서는 한기연과 관련해 적극적인 환영보다는 우려섞인 부정적인 목소리도 다소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통합측의 교계 연합 포지션에 대한 문제제기가 크다. 통합측은 이미 진보 진영의 교회협과 한기총에 가입해 활동해 왔으며, 이후 한기총에서 분열해 한교연을 창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현재는 한교연에 소속해 있으면서, 한기연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창립하는데 앞장서고 있는데, 이를 달리 보면 통합측이 교계 연합단체의 반복되는 분열과 창립, 지속적인 혼란에 가장 핵심이 되어왔다는 의미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정체성에 대한 내부적인 지적을 받아온 통합측의 총대들이 한기연이라는 또 다른 단체 창립에 대해 그리 쉽게 허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합동측은 단순한 부정을 넘어 적극적인 반발도 예상이 가능하다. 합동측 총대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WCC라는 교단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가 달려있다. 한기연에는 WCC 회원교단인 통합측 뿐만 아니라 감리교도 가입이 되어 있다. 여기에 또다른 회원교단인 기장을 향해서도 꾸준히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합동측 입장에서는 WCC 문제는 교단 분열까지 겪으며, 지켜냈던 정체성의 문제이기에 WCC에 대한 아무런 신학적 합의나 새로운 연구 없이 무작정 이들 교단과 다시 하나로 활동한다는 것은 내부적인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창립총회에는 합동측 WCC반대대책위원장인 서기행 목사를 순서자로 내세웠으나, 이러한 노력이 합동측 총대들을 설득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합동측 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한기연 가입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총회에서 한국교회 연합과 관련해 전권을 위임받아 총회장의 결정으로 가입은 완료된 것이며, 총회에는 보고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난 총회에서는 한기총 복귀와 관련해서 논의했을 뿐,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전권을 임원회나 총회장에게 준 일이 없다면서 적극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교단 위주 정관, 군소교단 반발 클 것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정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임회장단이라는 새로운 조직체다. 교계의 일반적인 조직체계는 총회라는 최고의 회의체 아래, 실행위원회, 임원회가 존재하는데, 한기연은 이 중 실행위원회가 생략하고, 주요 안건을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토록 했다.

문제는 상임회장단이 철저히 대교단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정관에 따르면, 상임회장은 ‘1천교회 이상 되는 교단의 현직 교단장과 1천교회 이하 현직 교단장 중 5, 단체협의회 대표 1으로 구성된다. 1천교회 이상의 대교단 교단장은 자동 상임회장이 되며, 이하 군소교단 교단장들 중에서는 상임회장단이 5명을 선임하는 구조다. 그렇기에 상임회장단의 인원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군소교단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상임회장은 오직 5명 뿐이라는 점이다.

군소교단 교단장들 중 상임회장 5인에 들지 못한 나머지는 공동회장에 오르는데, 정관에 따르면 공동회장의 역할을 상임회장을 보좌한다고 되어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군소교단의 교단장들은 1천교회 이상 대교단 교단장들의 보좌역이라는 뜻이 될 수 있다.

상임회장단의 권한은 매우 막강하다. 정관에 따르면 상임회장단은 대표회장, 임원, 감사, 법인이사의 총회 추천 상임위원장 및 특별위원장, 임원인선위원, 사무총장인선위원 임명 사업계획 및 예산안, 결산 심의 및 총회 상정 사무총장의 임명 결의 회원교단 및 총회대의원의 징계 결의 및 총회 상정 등의 권한을 갖는다.

이 중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대표회장, 임원 등에 대한 추천 권한이다. 이에 대해 실무자는 불법선거를 막겠다는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반대로 상임회장단의 권력을 증가시켜 줄 매우 막대한 권한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사업계획, 재정, 결산 등의 단체의 중심 운영에 있어서도 임원회가 아닌 상임회장단이 이를 결정하게 된다. 결국은 임원회가 아닌 상임회장단이 단체 운영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회원들에 대한 치리권 역시 상임회장단에 부여했다. 이는 대표회장 추천권과 더불어 가장 실제적인 권한으로 상임회장단에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애초 군소교단들은 한국교회의 통합이라는 대명제에 찬성하면서도, 대형교단 위주로 진행되는 새판짜기 행태에 큰 우려를 보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 공개된 한기연의 정관에 군소교단들이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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