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지난 11일, 정부는 지난해 죽은 한양원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은 것이다. 그만큼 그가 한국정부의 문화정책에 공헌한 바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한 전 회장은 한국인이 교주로 창교한 민족종교라는 제 단체를 모아 1985년 11월에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창립하고 31년간 회장으로 있던 인물이다. 자신의 종교는 갱정유도(更定儒道)라는 민족종교이다. 갱정유도는 1934년 강대성이라는 사람이 전북 진안군 운장산에서 유불선을 통합해 “격물치지(格物致知)와 성의정심(誠意正心)으로부터 수신제가(修身齊家)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하는 고상한 지경까지 통달하여 천상일기(天上一氣)를 인간에 해원(解寃)시켜 지상천국을 건설한다”는 혼합종교이다.
그의 민족종교협의회에는 처음에 갱정유도를 비롯, 대종교, 천도교, 원불교, 태극도, 증산법종교, 수운교, 미륵불교 등 33개 단체가 가입됐다가 이제는 12개 종단만 남아 할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 7대 종교 지도자들 모임에 한 회장은 빠짐없이 참석했다. 7대 종교에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민족종교협의회가 들어 있다. 어디에 기준을 두고 7대 종단 속에 들어있는지 알 수 없지만, 대관절 민족종교협의회가 어떻게 한국의 7대 종교가 될 수 있는가. 민족종교협의회는 “민족종교 상호간의 이해와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아래 온갖 한국적 종교사상을 연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동 협의회는 전통별 종단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7대 종교로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그건 결코 옳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실 작금 한국의 종교현실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가 종교전통별 종교의 대표성을 가져야 하고, 여기에 유교를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외 종단은 형평성의 원칙에 의해 그들 대표성을 가진 종단과 같은 위치에 놓이는 것은 옳지 않다. 더욱이 무속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 민족종교들이 그 세계적 클래식 종교들과 나란히 앉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 일이다.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에서 종단 지도자 모임의 대표성에 대해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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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종교협의회’가 종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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