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국교회 연합단체의 통합과 분열 무엇이 문제인가?
2017/11/25 10: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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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연합구도, 4개 연합단체로 재편
대형교단 구미에 맞는 새판짜기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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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 당시부터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한국기독교연합(공동대표회장 김선규, 이성희, 전명구, 정서영)이 결국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파기선언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애초 한기연은 창립 당시 한교연과 교단장회의(한교총)의 통합체로서 새로운 단체 창립이나 분열이 아닌, 한국교회 대통합의 기틀이 될 것이라는 대의를 내세웠으나, 결국 한교연이 떨어져 나가며, 또 하나의 분열단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로서 한국교회는 기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와 한국기독교연합 등 총 4개의 연합단체로 분열하게 됐다.

한교연-한교총 통합, 예고된 ‘불발’
사실 한교연과 교단장회의의 공존은 이미 창립 당시부터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무엇보다 교단장회의의 불분명한 정체성과 통합과정에서 상식을 뒤엎는 논란들, 그리고 교단장회의 한교연의 관계에 대한 경과를 살펴 볼 때 통합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이미 앞서 수차례 지적했지만 교단장회의는 교단장들의 친목 모임일 뿐, 그 이상의 어떠한 정치력도 가질 수 없다. 그런 연유로 교단장회의가 정치참여를 위한 꼼수로 한국교회총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었으나, 이 역시도 교단장들의 의지만 있었을 뿐, 정작 교단들은 가입한 적 없어 임시단체에 불과했다.
문제는 한교총의 성격이다. 교단장회의는 한교총을 설립할 때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빅텐트’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연합단체 위의 연합단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즉,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 등 기존의 연합단체를 아우르는 단체가 바로 한교총이라는 것이다.
이후 한교연과 한기총이 통합 선언문을 발표하며, 무르익던 통합 분위기가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의 중도 사퇴로 지지부진해 지자, 한교총은 9월 총회를 앞두고 공식 창립을 선포했다. 역시 명분은 ‘빅텐트’였다.
하지만 고작 1주일이 지나, 한교총은 한교연과 난데없이 통합을 발표한다.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을 교계 통합의 숙제로 여기던 상황에 갑작스레 이뤄진 또 다른 통합 발표는 한국교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무엇보다 한교총이라는 조직이 교단장회의가 만든 임시단체에 불과할 뿐인데, 통합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와, 양측의 가입교단들이 대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과연 이를 교계 통합으로 봐야 할 것이냐는 논란이 생겼다.
더구나 이들이 합의한 통합안을 보면, 내용 상 통합의 단체로 ‘한교총’이 명시되어 있지만, 정작 서명은 ‘교단장회의 대표 이성희 목사’로 되어있어 통합안이 애초에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강하게 일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논란을 뒤로 하고, 결국 양 단체는 지난 8월 16일 한기연의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한교연은 정확히 3개월 후 이에 대한 파기를 선언한다.

9월 총회 이후 입장 엇갈려
그렇다면 과연 8월 16일 창립총회는 무슨 의미였을까? 8월 16일의 창립총회는 어디까지 한국교회 9월 총회를 앞두고 회원교단들의 가입을 허락받기 위한 순전히 ‘띄워놓기’였다. 한국교회에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은 분열이다. 대부분의 교단 목회자들은 분열에 있어 매우 민감하다. 한국교회 정서상 분열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일례로 과거 한교연이 한기총에서 분열해 나올 때 그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이단 문제’를 앞세우기도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기연의 주요 교단들에 있어 기존 한기총이나 한교연이 아닌 새 단체인 ‘한기연’의 가입을 총회에서 허락받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한교연’이라는 기존의 연합단체가 있다면 얘기가 틀려진다. 무엇보다 ‘분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창립총회는 추진 중인 단체가 아닌 완성된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한교연과 한교총이 한기연의 창립총회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순식간에 치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한교연 역시 이 문제를 염두해, 창립총회에 임했고, 사실상 창립총회에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았다. 창립총회 이후에도 한교연은 여전히 존재하며, 오는 12월 초 정기총회 이후 한교연이 완전히 한기연에 통합되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요 교단들의 가입 허락을 받은 한기연의 입장은 달랐다. 창립총회로 양 단체의 통합은 완성된 것이라는 입장이었기에, 한교연의 반발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더구나 각 교단들의 가입으로 이미 단체 조직을 위한 모든 여건이 완료된 상황인지라, 한교연의 파기 선언이 한기연 파기로 이어질 이유도 없었다.

대교단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연합 구도’ 좌지우지
문제는 대형교단들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와 구미에 맞게 교계 연합 구도를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 한기총의 태동부터 한교연의 분열, 그리고 금번 한기연의 재분열까지 이 모두의 이면에는 예장통합이라는 대형교단이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 에큐메니칼을 표방하면서 사실상 한국교회 분열을 조장해 온 예장통합에 대해 한교연 역시 “한기총을 세운 대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해 한교연을 세우고, 또다시 아무런 명분도 없이 한교연을 없애고 한기연을 새로 만드는데 주도적으로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모든 일은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아무리 불의한 일일지라도 일단 한 번 누군가 길을 뚫고 나가면, 그간 눈치보던 이들이 우후죽순 그 길로 몰려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또다시 반복된 교계 연합단체 분열은 지극히 위험하다. 철저히 정치적으로 얽힌 대교단들의 이해관계에 당장 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한국교회의 분열은 너무도 익숙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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