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십자가, 작은 십자가-강 경 신 목사
2017/12/08 16:1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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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교회는 십자가, 누가 이 큰 십자가를 지겠나” 이 말은 최근에 세습 문제로 시끄러운 한 대형교회의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다. 기독교 안팎에서 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여전한데, 이 교회는 정면돌파로 세습을 감행하였다.
이로 인해 온갖 말들이 무성하고, 이 일이 교회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화제 거리가 되었다. 언론과 TV매체들이 연일 이 문제를 보도하면서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지탄을 받았다. 어쩌면, 종교개혁 5백주년의 해에 그 교회는 가장 큰 일(?)을 행하였다.
이제 그 교회는 한국교회의 선두주자가 되어, 부흥의 견인차가 되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교회대물림은 결코 사욕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었다고 강변할 것이다. 부흥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교회들과 가슴을 졸이며 애를 태우는 목회자들에게 “우리를 보라”고 자랑하며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어쩌랴! 세상의 시선이 차갑고, 사람들이 교회를 외면하는데, 무슨 수로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욕을 먹고 비난을 받아도 좋으니 내 교회만 더 크게 되고 잘되면 된다는 말인가?  
최근에 발표된 ‘2017 소형교회 리포트’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 준다. 이 설문조사에 응답한 목회자들의 거의 절반은 현 상태로 교회가 유지될 수 있을 지를 심각하게 우려하며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사례비를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회가 성장하지 않아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이들이 추구하는 목회가 ‘교회성장’(33.5%) 보다는 ‘건강한 교회’(66.5%)라는 것이다. 비록 교인 수가 늘지 않아 교회성장이 안되고 교회 재정이 열악하여 사례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도, “자신의 목회에 만족한다”(73.3%)고 한다. 이들에게 십자가는 무엇일까? 그들은 교회가 작아서 작은 십자가를 져서 만족하는 것일까?  아니다. 이들에게 십자가는 더욱 크고 무거운 것이다.
과연 십자가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다. 자기를 부인하지 않는 십자가는 참 십자가가 아니다. 나아가 십자가는 사명이다. 내가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싫어도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뜻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지는 것이다. 아무리 십자가가 고난과 희생을 요구할지라도 묵묵히 지고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교회는 십자가를 너도 나도 지기를 원하는 대중적인 십자가로 바꾸었다. 십자가를 성공의 통로요, 번영의 도구요, 영광의 표상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큰 교회를 성공적인 기업처럼 부러워하며,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은 성공한 CEO처럼 우러러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아니다. 주님의 뜻이 아니다. 이들이 큰 교회를 세웠다고 해서 큰 십자가를 지는 것도 아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지라고 명령하신 십자가는 고난의 십자가이다. 이천년이 지난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져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대로 십자가이다. 고난의 십자가가 영광의 십자가가 될 수 없다.
다시 대림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계절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는가? 오늘의 교회는 주님의 오심을 어떻게 맞이하는가? 우리에게 십자가의 신앙을 올곧게 가르쳐 주신 주기철 목사님은 이런 시를 쓰셨다.
“주님을 따르다가 옥에 갇히어/ 온갖 고생 다하다가 죽을지라도/ 십자가의 큰 고난 생각을 하면/ 아직도 내 고생이 부족하구나/ 깨어라. 주께서 오신다/ 주님 위해 살다가 목숨 바치자.”
그렇다. 십자가의 큰 고난을 받는 사람이 큰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다. 큰 교회가 큰 십자가가 아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지 말자.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피로 세워졌다. 이분들의 한결같은 신앙은 십자가이다. 이분들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큰 십자가를 지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목숨까지 십자가의 제물로 기꺼이 바쳤던 것이다.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주기철 목사님은 외치셨다. “깨어라. 주께서 오신다. 주님 위해 살다가 목숨 바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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