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평안을 주는 사람
2018/01/04 13:1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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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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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전국의 대학교수 1천명에게 2017년도를 대표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설문조사하여 채택한 것이 파사현정(破邪顯政)이다. 파사현정이란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인데, 현 정부의 적폐청산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실 역대 정권이 정의사회구현, 부정부패청산, 사회악제거 등을 국정과제로 내세워 정책과 입법을 단행하였으나, 정의사회가 구현되거나 부정부패가 청산된 적은 없었다. 또한 국민들에게 박수받고 존경받은 지도자도 없었다.
옛 말에 토끼를 잡을 때는 귀를 잡아야 하고, 소는 고삐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닭을 잡을 때는 양 날개를 잡아야 하고, 고양이를 잡을 때는 목덜미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 하나? 멱살을 잡으면 싸움이 나고, 손을 잡으면 뿌리친다. 사람은 마음을 잡아야 한다.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종교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적패청산이란 미명하에 서로 잡지 않아야 될 것을 잡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내가 날카롭게 칼을 갈면 상대방은 철판으로 방어를 하고, 내 마음이 냉정하면 상대방의 마음도 싸늘하게 식는다. 내 마음이 화살 같으면 상대의 마음은 방패로 응수하게 되니 그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내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우면 상대방은 가슴을 열고 마음을 받아들일 것이다. 내가 상대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주고, 격려를 주고, 위로를 줄 때 그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작은 것이라도 인정으로 서로 나누고 부족한 것을 서로 채워주면 그 마음을 잡을 수 있다. 내가 먼저 수고를 아끼지 아니하고, 상대에게 헌신하며 조용한 미소로 다가갈 때 그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지난 2009년 9월 11일 오후, 대만의 모든 언론들이 타이페이 법원 앞에서 ‘세기의 재판’이란 제목으로 전 세계를 향해 생중계한 일이 있었다. 타이페이 시민들은 대만 총통을 지낸 천수이벤의 재판을 두고 사형을 선고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한때의 지도자에게서 국민들의 마음이 떠났기 때문이다.
판사가 선고했다. “천수이벤 전 총통에게는 무기징역에 추가 28년, 벌금 75억원, 부인 오숙진에게는 무기징역에 추가 56년, 벌금 115억원, 그 아들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38억원, 그 며느리에게는 징역 2년에 벌금 38억원.” 사실상 천수이벤 가족의 모든 재산의 몰수와 온 가족이 다시 회생할 수 없는 무거운 판결을 내렸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그 이유를 말했다. “총통에 오른 천수이벤! 한 사람이 부패하면 한 나라가 어려워지고(一人貪戾 一國作亂), 바람이 불면 풀이 쓰러지듯이 윗사람의 행실은 아랫사람들이 따라한다(風行草偃 上行下敎)는 세상의 이치를 당연히 알고 있지만, 겉으로는 개혁의 깃발을 내걸고 뒤로는 몰래 부패한 짓을 일삼았다”고 준엄하게 꾸짖고 나서, 옛 선현의 말을 인용, 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구 종신무치),이라며 재판을 종결했다. 이는 "만족할 줄 알아 만족하면 죽을 때까지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아 늘 그치면 죽을 때까지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사는 것이 숨을 쉰다고 사는 것이냐? 소시민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라도 사람답게 살고,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존경을 받으며 국민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잘 사는 사람, 성공한 사람, 지체 높으신 사람도 많지만, 사람의 마음을 잡아 기쁨주고 평안주고 희망을 주어야 진정 잘 사는 사람이요, 성공한 사람인 것이다.
새해에는 이웃을 잡아 기쁨과 평안을 주는 사람이 누리는 행복을 맛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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