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한 평화 메시지-임 영 천 목사
2018/02/23 14:2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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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최대 민속 명절인 설날(구정)을 맞이하여 평소 제각기 흩어져 있던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아들과 딸들이 부모 집이라고 찾아오고, 손자 손녀들까지 대동하고서 옛집으로 밀어닥쳤다. 3대가 한자리에 모여 담소하고 맛난 음식도 들게 되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자식들은 부모에게 건강증진에 보태어 쓰시라고 금일봉씩을 전하고, 부모는 또 손자, 손녀들에게 세뱃돈이라고 각기 봉투를 건네니 그 역시 즐겁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가정에 따라 윷과 같은 놀이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겠다.
그런데 2018년 올해의 설날에는 단순히 민속 명절의 의미만이 아닌 또 다른 뜻이 곁들여져 있어서 그 기쁨과 즐거움을 크게 더해 주었다. 설날을 전후하여 국제 스포츠대회인 동계 올림픽이 강원도의 평창에서 열리고 있어서 이를 티브이(TV)로나마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국민 모두의 또 하나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어느 해 설날에 우리가 주도한 이런 큰 국제 스포츠대회를 우리나라에 불러들여 함께 관람할 수 있었던 때가 따로 있었던가. 고작해야 우리들끼리만의 민속씨름대회 정도가 아니었던가.
무술년 올해의 설날은 그러고 보면 한국인들에게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경사가 겹친 대단한 민속명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시기에 이웃나라 중국에서 춘절이라고 하여 떠들썩한 명절 행사가 치러지고는 있지만,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다 보냈다고 하는 보도가 나돌기는 했지만, 그러나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매우 의의가 큰 일대 겹경사가 그들의 이번 명절에서도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무술년 설날의 일대 겹경사는 부득불 한국인들만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기쁨을 만끽하게 되었다. 과거 다른 나라에서 행해졌던 동계 올림픽들에서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금메달이 많이 나오거나, 아니라면 이상화가 주도한 여자 빙속 경기에서, 그리고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경기 등에서 우리들이 큰 기쁨을 맛보았었다. 모두 소위 ‘빙상’ 경기들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우리들이 과거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설상’ 경기에서까지 금메달이 나왔다고 하는 사실은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큰 일대 수확이라고 하겠다. 스케이트가 아닌 썰매의 일종인 스켈레톤 경기에서의 금메달리스트 윤성범의 등장은 피겨스케이팅의 퀸이었던 김연아의 요즘의 공백을 사실상 메꾸어 준 일대 쾌거라고 보아야겠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가 보아야 알겠지만, 여자 컬링 선수단의 새로운 등장 역시 국민들의 가슴에 시원한 청량제로 작용하고 있음이 또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특별히 예찬되어야 할 점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남/북한의 화해무드 조성이었다고 판단된다. 어느 누군가가 우리의 이번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란 말로 폄하하려고 시도했다 하더라도, 엄연한 사실은,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제적인 찬사와 이 스포츠 행사에 대한 전 세계적인 기대와 희망이라고 보아야겠다. 북한의 핵 위협에 불안해하고 있는 전 세계인들은 이번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남/북의 화해무드 조성이 결코 일시적이거나 일회적인 전시효과에 그치지 말고 올림픽 폐회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트럼프의 돌발적인 발언과 예기치 않은 어떤 행동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동시에 궁지에 몰린 북한의, 마치 구석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들 듯 하는 어떤 돌발적 행동이 미국과의 사이에서 행여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와중에 핵무기라고는 전혀 지니고 있지도 않은 남한마저 예기치 않은 극단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더욱 없기를 바라고 있을 터이다. 세계인들은 한마디로 세계 평화의 도래를 원하고 있다.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끔찍한 재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제3차대전의 화약고로 남/북한이 불가피하게 대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지난 6.25 한국전쟁에 전 세계의 청년들이 참전해 허다히 목숨을 잃은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들은 한국전쟁에 대한 아픈 기억을 되살리며 평화를 외쳐대고 있다. 그 후손들이 지금 평창의 올림픽에 참가해 세계의 평화를 몸으로 부르짖고 있는 셈이다. 남북 아이스하키 혼성팀이 다른 모든 나라의 팀들에게 전패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과거의 허물(죄과)에 대한 진정한 사죄의 의미라고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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