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화해와 평화라는 성경적 목표를 바탕으로 화해중재원을 이끌어 온 피영민 목사는 앞으로 화해중재원이 한국교회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 목사는 “한국교회에는 신학적, 정치적, 재정적으로 엄청난 갈등이 있다. 그리고 이 갈등에 따른 비용이 상당하다”면서 “하지만 이 갈등을 법원에만 의지할 수 없다. 화해중재원은 이를 예측하고 10년 전 출발했다. 아직 괄목할만한 열매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한국교회에서 화해중재원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 구조가 그간 목사 중심의 구조에서 평신도 참여가 증대되면서, 변화에 따른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교회들이 힘을 모아 화해중재원을 키워나가고 북돋아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 안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는 피영민 목사의 사회로 곽도희 목사(기침 증경총회장)가 ‘죄 없는 자가 먼저 치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곽 목사는 “화해중재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 돌을 들고 온다. 상대방을 때려눕히기 위해서다. 그들이 화해를 한다면 사실 올 일도 없다”면서 “그들이 쥔 돌을 내려놓도록 중재를 하는 일은 주님의 마음 예수 그리스도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는 정죄하는 종교가 아니라 속죄하는 종교다. 심판이 아니라 자유를 주고, 죽이지 않고 살리는 종교다”면서 “화해중재원에 속한 우리 모든 믿음의 사람들이 먼저 십자가를 보면서 그들을 화해시키고 중재한다면 그건 우리가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일이다. 주님이 하시면 안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자리를 찾은 안철상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은 “화해중재원이 교회분쟁에 견지해 온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한국교회는 화해중재원을 좀 더 활발히 활용토록 널리 알려야 할 것이며, 법원의 조정기관은 화해적 분쟁 노하우를 받아들여 한국교회 현실에 맞는 적용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화해중재원의 10년이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면서 “10년 전 설립 소식을 들었을 때 참으로 기뻤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화해중재원은 설립 취지에서 “법률적 분쟁을 평화적으로 원만히 해결하는 것은 효율적 사회를 이루는데 필수이다”면서 “소송사건이 법원에 과도하게 몰려드는 현상을 막음으로써 법원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설립 목적의 하나다”라고 밝혔다.
또한 “교인들이 화해중재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한다면, 비용이 적게 들 것이고 시간도 아낄 수 있을 것이며, 전승 또는 전패로 판가름 할 수 밖에 없는 법원 판결의 경우보다 상처를 덜 입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해중재원은 지난 2011년 11월 10일 대법원으로부터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음으로써 공적 분쟁 해결기관으로서 인정됐다. 뿐만 아니라, 2012년 7월부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사건을 위촉받아 처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조정신청 건수는 360건에 달했으며, 이중 8건의 중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