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목회 논쟁
2018/05/18 13:10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1.jpg
 
◇기독교는 성경에서 제사장 종교 전통이 아닌, 예언자 종교 전통을 이어간다. 그 직이 대를 이어 세습되는 제사장 종교와 달리, 아버지가 목사라고 그 아들이 목사가 되거나, 아버지가 장로라고 하여 교회에서 그 아들이 그 직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소명(召命)에 의한 것일 뿐이다. 그래서 영국이나 미국 등 오랜 기독교 전통을 가진 사회에서는 선대(先代)의 목회지를 후대(後代)가 이어가는 세습목회가 하나의 미덕이었다. 할아버지의 목회지를 아버지가 잇고, 또 아버지의 목회지를 아들이 잇는 것은 그 지역의 자랑거리였다. 당시는 교구주위 목회였기에 그 교회 신도들도 안정감을 갖고 대를 잇는 목회자의 지도를 받고 또 존경했다. 아버지 목사의 영적 지도를 받던 신도가 그 아들 목사의 영적 지도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한국교회에서는 대를 잇는 세습목회가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세습되는 교회들이 대부분 대형교회들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대형교회에는 돈이 있고, 명예가 있고, 종교권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회를 단지 목사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차지한다는 것은 특혜라는 것이다. 사실 기독교회사에서 대형교회의 출현은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 초까지는 모든 교회가 지역의 교구주의나 구역주의 택했다. 거주지 지역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거주지를 옮겨 이사를 가게 되면 출석교회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한국교회도 이러한 원칙이 지켜졌다. 교인이 이사를 가면 이명증서를 떼어주고 이쪽 교회에서 집사직분을 가진 사람이면 이사간 교회도 같은 직분을 허락했다.
◇그러나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지역이 도시화 되고, 자가용 등 교통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웬만한 거리는 주일 아침시간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도시에 소위 수천명이 모이는 대교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수만명이 한꺼번에 모이는 대형교회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설교를 좀 잘한다는 평가를 듣거나, 신유은사가 나타난다거나 하는 교회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한국교회에도 이 시기에 대형교회들이 나타났다. 오늘날 그 대형교회를 이룬 1세대 목회자들이 은퇴하고 후임목회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세습목회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카리스마적 목회자의 교체기에 자칫 빠지기 쉬운 교회의 분열을 막고, 또 교인들이 그 아들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대형교회들의 세습목회는 아직 과도기적 단계로서, 그것이 한국교회 전체 공동체 안에서 득인지, 실인지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 일부 교단에서 세습목회 금지법을 통과시킨 것은 너무 서두른 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세습목회 방지법이 자기네 교회 목사를 개교회 공동의회가 결정할 수 있다는 헌법과 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세습목회가 사적 욕심에서 비롯되었거나, 후임목회자가  노회나 총회에서 자기네 교회의 등치만 믿고 동역자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게 되면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pnnews@empas.com
교회연합신문(www.ecumenicalpress.co.kr) -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교회연합신문 (http://www.ecumenicalpress.co.kr)  |  발행인 : 강춘오  |  설립일:1991년 11월 16일
    | 사업자:206-19-64905  | 03127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16길 73-10  |  대표전화 : 02-747-1490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All right reserved.
    교회연합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