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오늘의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우려들이 팽배해 있다. 이런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나 가장 원시적인 대답으로. 김남식 박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특별기획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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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여년전 선교사들이 한국에 입국하여 헌신적으로 사역하였다. 초대 선교사들은 교회를 세워 복음을 전파하고, 학교를 세워 인재를 양성하며, 병원을 세워 병든 자를 치료하였다.
이 세 가지 선교방법론은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모델이 되었다. 교회 외에도 선교사들이 세운 이른바 ‘미션 스쿨’(Mission School)은 한국 근대 교육의 발판이 되었다.
이러한 모습이 그리워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교회들이 폭넓은 사역보다 자체 교회에만 집중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의 탐색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에 빠져 교회당 건축에 힘을 쏟고, 그 다음에는 교육관, 수양관의 건립 등에 온 정성을 쏟느라고 교육이나 이웃을 돌보는 일에 외면한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몇몇 교회들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학교를 설립하여 성공적인 열매를 거두고 있음을 본다. 동산교회나 광주동명교회가 대표적 사례이다.
일반 교육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고 그 부족한 부문을 채우기 위해 학원교육 이른바 사교육이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으로 인해 이른바 미션 스쿨은 창학이념을 상실하고 일반교육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학교들이 세워지고 있다. 그것도 큰 규모가 아니라 소규모의 대안학교 형태로 세워지고 교육선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사례의 탐구
큰 교회도 아닌 곳에서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 가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은혜교회(정진모 목사)에서 2013년에 그레이스국제크리스천학교(Grace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이하 GICS)를 세웠다. 그 교회 정진모 목사를 만났다.
김남식(이하 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교를 운영하느라고 고생이 많을 줄 안다. 먼저 교회의 배경부터 설명해 달라.
정진모(이하 정): 부산 브니엘고등학교를 나오고 고신대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의 길에 헌신하였다. 1980년에 평촌 들판에 15평 비닐하우스에서 교회를 개척하였다. 이 일대가 모두 들판이었고 교회가 없는 무교회 지역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예배당을 건축하고 성장해 나갔으나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그 일대가 개발되어 교회당이 수용되었다. 1993년에 종교부지를 분양받아 지금의 예배당을 건축하였다.
김: 교육선교에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정: 교회 개척 때부터 어린이 집을 운영하였다. 신학교 때 제자훈련을 받기도 하고 전도운동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새세대를 바로 키워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교회, 가정, 학교가 하나가 되는 산교육을 하고 싶었다.
김: 이 학교의 교훈이 ‘Coram Deo’ 즉 ‘하나님 앞에서’인데 여기에 학교의 정신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을 통한 바른 성경적 교육이라고 보는데 학교의 교육방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정: GICS의 교육방향은 세 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지성교육이다. 우리나라 언어와 역사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국어, 국사 과목과 예체능을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집중 교육하고 있으며, 영어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튜터링을 마련하고 있다. 비인가 학교지만 대학 진학과 해외유학을 위한 교육과정은 미국 대학 입학 사정요소 13가지를 모두 갖춰 준비돼 있다.
둘째, 전인적인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영성교육이다. 매일 채플시간, 수요 저녁예배, 주일성수를 가장 기본 수칙으로 내세우면서 별도의 바이블 클래스를 마련해 성경과 교리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매일 개인 말씀묵상은 물론, 주 1회 새벽기도회, 매일 그룹 저녁기도회, 목요일 학교기도회, 연2회 국내외 비전트립을 통해 장·단기 선교훈련, 매 학기 시작과 종료 시 외부강사 초청 부흥회 등 다양한 영성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영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셋째, 인성교육 역시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방과후 활동을 통해 1인 1악기, 스포츠, 서예, 예절교육 등 학생의 재능 계발과 정서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며, 인근 양로원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매주 진행되고 있다.
김: 이런 교육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할 줄 안다. 교육을 해보니 실제적으로 무엇을 절감하는가?
정: 지성·영성·인성 교육이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는 까닭은 교사와 학생 간 멘토링·코칭이 가능한 소규모 학습지도다. 교사 한 명이 5명 내외의 학생을 지도하다보니 사제지간을 넘어 가족 같은 수업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모를 고민도 수이 털어놓을 수 있는 영적 가족이 된다.
그야말로 학교가 교회가 되고, 가정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실제교육을 담당하는 정성 교장은 “학교는 시설도 중요하고, 커리큘럼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생님이 전부인 것 같다. 어떤 선생님이 어떤 마인드로, 얼만큼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GICS의 교사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이며 삶이 전수되는 기독교 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 시설도 중요하다. 지금 보니 학교가 교회이고 교회가 학교인 것 같다.
정: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학교를 꾸려가고 있다. 현재 학교 시설들도 그가 담임하고 있는 은혜교회 건물을 활용하고 있고, 심지어 주일 예배가 드려지는 예배당은 마루바닥을 시공해 농구장 겸 체육관으로 꾸며놓았다.
교회 성도들도 다음세대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한 예배당을 리모델링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
김: 실제로 학생들의 변화와 성장이 있어야 대안학교로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공부를 못하던 아이는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고, 함구증을 앓던 아이는 학교에 와서 금세 마음의 병을 고쳤다. 공교육에서 1, 2등을 도맡아 했지만 삶에 희망이 없던 아이도 이곳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오직 예수님 덕분”이다.
아이들의 믿음이 자라고, 학습태도가 변하니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았다. 특히 외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기독교 교육을 위해 자녀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GICS는 전문사역자와 연결하여 인근 지역인 안산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도 기독교 교육의 기회를 나누고자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김: 삼 형제가 모두 목사인 정 목사의 사역은 귀한 도전이다. 이 꿈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정: “목회를 하면서 다음세대에 대한 꿈을 꾸었다. 한국교회에 교회학교가 사라지고 미래가 없어진다는데 어떻게 하면 조국의 교회를 살리고 인재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GICS를 설립하게 됐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하다(WWW. gicshool.org).
 
기본에의 회귀
초대 선교사들처럼 우리도 진정한 기독교 학교를 세워보자. 우리 교회의 웅장한 예배당과 교육관은 한 주에 몇 번 사용하는가? 한 교회가 아니면 지역교회들의 힘을 모아 학교를 세우자. 대안학교 형태로 시작하여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이루게 하자.
이것이 하나의 꿈일까? 옛 개혁자들의 정신, 초대 선교사들의 비전을 오늘의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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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기본으로 돌아가자 ⑬ 교육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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