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테 목사와 브론테 자매 작가들-임 영 천 목사
2018/06/30 11: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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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사)한국문인협회가 주관한 2018년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에 주제 발표자로 선정되어 5월30일부터 6월8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영국(런던)엘 다녀왔다. 심포지엄 행사가 있었던 날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날들에는 영국 일원의 관광 행사도 짜여 있어서 참가자들 여럿이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기저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몇 군데 기독교 건물들이 있어서 그곳들을 유심히 관찰할 수 있었다. 처음에 보게 된 건물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시에 있는 존 낙스 장로교회였다. 매우 웅장하고 거대한,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었다. 다음으로 본 것은 요크셔 주의 외딴 마을 하워스에 소재한, 브론테 자매의 부친 패트릭 브론테 목사가 근무한 소규모의 파리쉬 교회였다. 그 다음에는 제인 오스틴의 유해가 안치된, 햄프셔 주(주도 윈체스터)에 소재한 윈체스터 성당이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중 가장 웅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이었다.  
그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패트릭 브론테 목사가 봉직한 하워스의 파리쉬 교회와 그 부속 건물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앞서 본 네 군데의 기독교 건물들 가운데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교회당이 앞으로의 이야깃거리로 부상한 셈이다. 누구의 말마따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표현이 여기엔 아주 제격인 것 같다. 2백여 년 전 패트릭 브론테 목사가 봉직했던 하워스의 파리쉬 교회는 지금은 세계의 관광 명소로 되어 있다. 그 일원을 가리켜 “브론테 목사관 박물관”이라고 칭하며, 달리는 “브론테 자매 기념관”이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전자는 그곳의 교구목사 패트릭 브론테와 그 교회를 중심으로 하여 부르는 명칭이라 하겠고, 후자는 작가로 활약했던 브론테 자매와 그들의 작업장(집필실)을 중심으로 해서 부르는 호칭이라고 보겠다. 요즘 관광명소로 떠오른 그곳을 종교인들은 주로 “브론테 목사관 박물관”이라고 부를 것 같고, 문화계 인사들이나 일반인들은 대체로 “브론테 자매 기념관(박물관)”이라고 부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종교(교회)와 문학이 합쳐져서 거창한 효과를 낸 관광 명소도 사실 드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일 누가 이렇게 물었다고 치자. 샬롯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 두 자매가 없었다면 하워스의 이 파리쉬 교회가 지금처럼 널리 알려졌을까요? 당연히 “아니오”란 응답이 우세할 것 같다. 그렇다면, 부친 패트릭 브론테 목사가 없었다면 “브론테 자매 기념박물관”이 지금처럼 국제적 관광 명소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한 응답은 그리 간단할 것만 같지는 않다. 목사였던 부친이 없었더라도, 그리고 부친이 봉직했던 그 교회의 사택(목사관)이 없었더라도 두 자매의 예술적(문학적) 능력이 발휘되지 말란 법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목사인 부친과 그 교회가 두 딸들에게 끼친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성과 독창성이 너무도 특출했던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 작가)의 경우는 조금 다를는지 모르지만, 언니인 샬롯 브론테(‘제인 에어’의 작가)의 경우엔 목사인 부친과 교회의 영향력이 다대했으리라 여겨진다. 그의 작품 자체가 그 점을 증명한다.
그의 대표작 <제인 에어>(1847)는 종교성과 도덕성 내지는 교훈성이 매우 강한 작품이다. 그 때문에 이를 교훈소설이라고 불러 지나치다고 할 수 없으리라. 필자는 이 작품을 위고의 <레미제라블>(1862)과 톨스토이의 <부활>(1899)과 함께 같은 계열(교훈소설)의 작품으로 보고 싶다. 이런 결과에 이른 것은 목사인 부친과 교회가 샬롯에게 너무도 큰 영향을 끼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동생 에밀리만큼 개성과 독창성이 특히 강한 편은 못되었을지 모르지만 샬롯 역시 강한 개성의 소유자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대표작 <제인 에어>가 “강력한 여성상과 새로운 유형의 작중인물 조형, 여성주의적 선언 등 시대를 앞지른 사고가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을 보면 언니 샬롯이라고 해서 개성이 동생(에밀리)만 못한 것은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언니와 동생 두 자매가 “북아일랜드 출신인 부친(브론테 목사) 특유의 날카로운 감수성, 강한 의지 및 냉정하기 짝이 없는 이성(理性)“과 믿음을 이어받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개성적이며 돋보이는 작품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 등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목사였던 부친과 그 딸들이 서로 합력하여, 그 어느 작가의 박물관보다도 손님들에게 인기 있는 박물관, 또 어느 큰 교회보다도 손님들이 더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특유한 기념관 교회를 만들어 놓았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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