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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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은 세계축구의 축제의 장이다. 우리나라에게 가장 감동을 선물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은 지금 생각해도 한민족의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특히 축구에 열광하는 것은 그 속에 진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 진다. 승리를 위해서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서 인간 모두의 삶의 여정을 체험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 학생들과 함께 세계의 선교지를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여행 일정이 학기가 끝나는 6월 말에서부터 7월 초 까지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따라서 본선에 오른 한국의 경기도 한두 경기는 국내에서 보지만 다른 하나의 경기는 외국 여행지의 시간에 따라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한국과 독일의 3차전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있을 때에 열렸다. 이미 2패를 안고 있었기에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민족의 자긍심을 위해서 세계 최강인 독일과 멋있게 붙어 주기를 내심 기대하기도 하였다.
여행일정에 의하여 팔레스타인 땅인 여리고 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여리고에 도착하기 전 버스 속에서 학생들은 축구 이야기로 들 떠 있었다. TV를 시청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핸드폰에 전달되는 소식에 의하여 전반전은 한국과 독일이 무승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마침 전반전이 끝날 즈음에 호텔에 도착하여 급히 여장을 풀고 TV를 켰다. 그러나 불행 스럽게도 한국과 독일 전은 중계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팔레스타인 땅이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인하여 손님들에게 국제적인 월드컵 생중계를 할만한 사정이 못되는 것으로 여기고 마음을 접었다. 이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에 도착한 우리 모두는 깜짝 놀았다. 왜냐 하면 카페에서는 한국과 독일 전이 중계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 모여 있는 외국 손님들이 엄지손을 치겨 세우면서 Korea win 이라는 말로 축하를 해주었다. 결국 한국 팀이 넣은 두 골도 시청할 수 없었고, 승리에 취해서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축구 중계의 장소를 알려 주지 않는 호텔 종업원의 서비스 정신에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들었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느라고 애를 먹었다.
다음날 여리고 성을 돌아서 예수님께서 시험을 받으신 산을 멀리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시험산이 아니라 유혹의 산 이라는 여행 가이드의 말을 들으면서 월드컵 축구에 너무 전력하는 나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다.
이번 2018년 월드컵에서 가장 감동을 주었던 팀은 크로아티아 였다. 크로아티아는 7월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의 결승에서 프랑스의 벽에 막혀 2-4로 패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비록 원했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한 채 첫 월드컵 결승 진출에 의미를 두는 데에 만족하게 됐지만, 크로아티아는 매 경기 사력을 다하는 플레이로 찬사를 받았다. 크로아티아는 모든 축구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승부에 ‘절대’란 없는 법이다. 결승전에서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프랑스를 맞아 혼신의 힘을 다했다. 2-4로 패색이 짙은 후반 막판 온힘을 짜내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다리치 감독은 결승전 종료 후 인터뷰에서 “슬프지만 우리가 해낸 일에 대해서는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결승전에서는 선수만 주목받은 게 아니다. 크로아티아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8강전부터 자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찾아 응원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영상을 통해 “크로아티아의 자부심을 함께 나누고 싶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도 어김없이 크로아티아의 체크무니 유니폼을 입고 응원한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 때는 굵은 빗방울을 다 맞으면서도 자국 선수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고 포옹하며 위로했다.
인구 417만명의 소국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준우승의 트로피를 안고 귀국하여 수도 자그래브 광장에 모인 10만명의 환영 인파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축제의 마지막을 환호하였다. 필자는 몇 년 전에 10만명이 환호하고 있는 그 현장을 방문 하고 크로아티아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한 적이 있다.
www.worldcan.co.kr(세계로선교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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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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