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귀신론 : 한국민속의 귀신·성서의 귀신
2018/08/30 16: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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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은 “죽은 사람의 혼령”, 성서는 “사람을 해롭게 하는 더러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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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민족이나 영적 세계를 말할 때 귀신(鬼神)의 존재를 말한다. 그러나 그 귀신이 무엇인가 하는데 대한 견해는 각기 다르다. 아예 귀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경우에도 귀신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문화전통에 따라 각기 그 견해가 다르다. 그러면 귀신은 무엇인가에 대해 한국 민속에서의 귀신관과 성경의 귀신관을 살펴본다.

Ⅰ. 한국 민속에서의 귀신관
먼저 한국인의 귀신관을 살펴보자. 한글사전에는 귀신을 죽은 사람의 혼령,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사람에게 화복(禍福)을 내려 준다고 하는 정령(精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 귀신의 생성
동양인의 귀신관은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어떤 사물이 변하여 귀신이 된다고 믿는다. 그 중에서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 관념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생명은 세 종류로 분리된다. 즉 혼(魂) 귀(鬼) 백(魄)으로 나누인다. ‘혼’은 양기(陽氣)의 응집으로 청명한 하늘로 올라가 신명(神明)이 되고, ‘귀’는 음기(陰氣)의 응집으로 공중에 떠 구천(九天)에 존재하고, ‘백’은 본래 흙에서 왔으므로 땅으로 귀의(歸依)한다. 그리고 공중에 있는 ‘귀’는 ‘백’이 땅으로 들어간 후 ‘위패’나 ‘지방’에 붙어 신주(神主)로서 영접되어 인가(人家)로 들어온다. 이와 같이 사람은 죽어서도 그 생명이 천·지·인에 분리되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 셋 중에 ‘귀’와 ‘백’이 살아있는 인간과 끊임없이 관계를 가진다. ‘백’은 풍수상 자손들과 직접 관계를 맺으며, ‘귀’는 1년에 한 번씩 자손 4대까지 제사를 받는다. 그런데 ‘귀’가 살아있는 후손으로부터 충분한 조위(弔慰)를 받지 못하면 원한을 가지고 그 음기(陰氣)가 흩어지지 않고 구천을 떠돌며 귀신(鬼神)이 된다고 믿는 것이다.

2. 귀신과 신명
그러면 신명(神明)은 무엇인가? 신명은 말하지면 선한 귀신인데, 대체로 ‘귀’와 상반되는 성질의 소유자이다. ‘귀’는 음(陰)에 속한 것으로 어둡고 컴컴한 것을 좋아하지만, ‘신명’은 양(陽)에 속한 것으로 청정하고 밝은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신명은 하늘에 있다. 여기에서 하늘과 공중은 다르다.
귀신은 사람에게 집힐 때 무엇인가 스스로 원하는 것이 있어서 그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사람과 교섭을 하지만, 신명은 사람이 원하지 않으면 찾아오지 않고, 또 예(禮)가 아닌 것에는 응답하지 아니한다. 뿐만 아니라 신명은 부정(不淨)을 싫어하여 부정한 제사에는 강림하지도 않는다. 귀신은 인간에게 해(害)를 끼치는 존재이지만, 신명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동양의 기론(氣論)에 의하면 모든 물질에는 반드시 기(氣)가 있다. 기는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의 힘으로써,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있다. 그 기가 응집된 것을 정(精)이라 하고, 그것이 발현(發顯)하는 것을 영(靈)이라 한다. 양기의 정령(精靈)을 신명이라 하고, 음기의 정령을 귀신이라 한다. 어떤 사물에 음양의 조화가 깨져 그 기물이 파손되면 양기가 부족하게 됨으로 귀신이 되는 것이다.

3. 귀신의 거쳐
귀신은 그 성질이 유음(幽陰)을 좋아하고, 파괴하는 것을 좋아함으로 음기가 많은 곳에 존재한다. 그래서 음습한 곳, 울창한 숲속, 어두운 동굴, 오래된 우물, 옛연못, 성터, 폐허된 절간, 허물어져 가는 누락, 고목나무, 산언덕, 바위틈, 계곡 등에 살고, 집안에는 파손되었거나 낡아빠진 물건 등에 깃들인다고 믿는다. 이것들은 모두 양기가 부족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어떤 어러운 일에 휘말려 고민에 빠졌거나, 건강이 허약해졌거나, 근심에 쌓여 마음이 약해져 그 속에 음이 승할 때 귀신이 들어온다는 것이 한국 민속의 귀신관이다.

Ⅱ. 성경의 귀신관
성경에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천국복음 사역 중 귀신을 쫓아낸 기록이 복음서마다 자주 등장한다. 사도들의 행적에도 귀신 쫓은 기록이 많다.

1. 더러운 귀신, 더러운 영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마 10:1), “예수께서 이미 더러운 귀신을 명하사 이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셨음이라”(눅 8:29).
예수님의 지상사역 중에 귀신을 쫓아낸 역사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예수님은 귀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더러운 영’(프뉴마 아카달톤)으로 설명했지만, 그 귀신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힌 바 없다. 그리고 성경에는 인간의 죽은 어떤 존재가 귀신이 된다는 말은 없다.

2. 인간을 해롭게 하는 악령들
성경에서 인간을 해롭게 하는 악한 존재를 세 가지로 표현하고 있다.
첫째는 ‘사단’이다. 그러나 성경도 사단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힌 곳이 없다. 다만 사단은 하나님의 피조물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이사야는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 하나님의 뭇 별위에 보좌를 높여 지극히 높으신 자와 비기리라 하다가 음부 구덩이에 빠치운 자’(사14:12-17)라고 했고, 에스겔은 ‘하나님의 성산에서 왕래하였던 기름부움 받은 그룹이었지만 범죄함으로 추방된 자’(겔 28:14-19)라고 했고, 사도 요한은 ‘하늘의 전쟁에서 사단이 그의 사자들과 함께 추방되어 하나님 앞에서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계 12:7-10)라고 했다.
또한 사단은 많은 악령들을 거느린 우두머리로 등장한다(마 8:28, 9:34).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요 8:44), 하나님의 말씀을 더럽힌 자요(마 13:19), 예수님을 증오하여 유다의 마음을 건드려서 배신하게 한 자(요 13:27)이며, 귀신들의 왕이다(마 9:34).
둘째는 ‘마귀’이다. 성경에서는 사단과 마귀는 언제나 단수로 표시되어 하나의 세력을 나타내고 있다. 마귀는 사단의 다른 이름이다. “큰 용이 내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쫓기니라”(계 12:9).
셋째는 ‘귀신들’이다. 귀신들은 악령이다(마 12:43-45). 사단의 심부름꾼들이다(마 12:26,27). 귀신은 사람과 짐승 속에 들어가 그것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항상 그 대상을 찾는다. 귀신들은 더럽고 음침하고 사악하다. 귀신들은 사람의 몸에 질병을 일으킨다.

3. 사단의 목적
사단은 처음부터 그 목적이 하나님과 비기리라는 것이었으므로 하나님과 동등한 지위를 노린다. 인류의 조상을 유혹할 때도 “너도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주권에서 벗어나 자신이 인간을 부리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자기만 하나님께 반역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그렇게 하도록 조종한다.
사단은 어둠의 세상 주관자로서(엡 6:12), 우는 사자같이 교회를 삼키려고 덤비고 있다(벧전 5:8). 사단은 광명한 천사로 가장한다(고후 11:14). 사단은 각 민족의 풍속을 이용하여 문화전통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박한다. 귀신은 그 사단이 부리는 악령들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신학교 교수들 중에도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가 70년대 신학교에 다닐 때 어떤 교수 한 분이 일본 동경 신학교에 연구교수로 잠깐 있다가 돌아와서, 성경에서 예수님이 내어쫓았다는 귀신이란 옛날 미개한 사회에서 정신적 질병을 두고 말한 것이지 실재로 귀신은 없다고 주장했다. 귀신론은 아직도 미정립된 분야라고 봄이 옳다.
<강춘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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