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悔改),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된다/심 만 섭 목사
2018/09/14 11:3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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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장로교회는 80년 전인 1938년 9월 10일, 평양의 서문밖 교회에서 개최된 제27회 총회에서 일제가 강요하는 것을 이기지 못하고, 신사참배(神社參拜)를 가결하였다. 이날 일제는 경찰부장 등 경찰 간부들이 총회에 참석하였고, 총회가 열리는 교회 안팎에는 무장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하였으며, 교회 안에는 100여명의 무술 경관들이 총대들 사이에 끼어 앉아, 총대들을 압박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총대가 총 193명(목사 86명, 장로 85명, 선교사 22명)이었는데, 경찰들의 숫자가 총대들의 숫자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면, 당시의 살벌한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주기철, 이기선, 김선두 목사 등은 일찌감치 구속하여 둔 상태였다.
이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하기까지는,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나 의사 진행을 할 겨를도 없이, 일제에 의한 각본대로 가결을 진행하고 말았다. 이때 윌리엄 블레어 등 20여명의 선교사들은 ‘불가하다’고 반발했으나, 이들은 미리 배치된 무술 경관들에 의하여, 제압되어 강제로 총회장 밖으로 끌려 나가고 말았다. 정말 슬픈 일이다.
당시 천주교는 이미 1936년에 신사참배를 애국행위로 간주하였으므로, 박해가 없었으나 유독 기독교만 일제가 집중적으로 탄압한 것은 불행하고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한국교회 전체가 일제에 의한, 신사참배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당시 기독교인들이 신사참배를 거부함으로 투옥된 사람이 2,000여명, 교회가 폐쇄된 곳이 200여 곳, 그리고 심지어는 순교한 사람만도, 주기철 목사를 비롯하여 5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이후 한국교회는 이에 대하여 반성하고 회개하는 일들을 여러 번 시행하였다. 장로교에서는 1954년 제39회 총회에서 ‘신사참배 결의 취소’를 하며, 진심어린 회개기도를 드렸고,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서도 공개적으로 회개를 하였으며, 같은 해 성결교단, 기장교단 등이 회개를 하였고, 2008년에는 장로교의 4개 교단(예장 합동, 통합, 기장, 합신)이 제주도에서 연합 예배를 통해, 회개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올해 신사참배 가결 80년이 되면서, 대대적으로 신사참배 가결 무효 선언을 하며, 회개운동을 펼친다는 말이 들린다. 죄인 된 우리가 거룩하신 하나님께 회개를 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마치 회개가 이벤트처럼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회개’는 인간의 죄악 된 마음을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로 방향을 바꾸는, 심정의 변화를 말한다. 따라서 우리 기독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매일의 삶에서 자신의 신앙의 삶을 돌아보고, 하나님 말씀과 뜻에서 떠나 있는 것을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회개는 개인에게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죄의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자신을 철저하게 회개한다(시51:10~13)
80년 전 신사참배를 가결하고, 동참한 분들은 이미 이 땅에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회개하라는 것인가? 마치 앞서 간 분들에게 향하여 외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때 당신들이 잘못했는데, 우리들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기우(杞憂)의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니와, 회개를 이벤트식으로 하다 보면, 조상을 탓하는 식으로 들려질 수 있다. 결국 회개는 우리 자신들이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성경에 보면, 국가적인 회개를 선포하기도 한다.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욜 2:13)
회개의 증거는 삶의 변화이다. 이는 예수님에 앞서, 세례 요한이 외친 말이다.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마3:8) 회개는 말로만 외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 시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 것인가? ‘권력신’ ‘맘몬신’ ‘자기중심주의신’을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걷어내지 못함으로, 한국교회 곳곳에서 부끄럽고,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우상숭배를 우리는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성경에서 ‘탐심은 우상숭배’라고 한다(골 3:5).
기왕에 과거에 우리 선진들이 신사 참배한 것을 아파하면서, 회개운동을 펼치려면, 내 자신의 죄부터 드러내고 회개해야 한다. 또 신사참배한 것만 강조하지 말고, 이를 반대하다가 순교한 분들과 한국 교회 대부분이 반대하여, 싸운 일들도 기억해야 한다. 신사참배한 것을 회개하자며, 한국교회와 역사 전체를 불명예스러운 집단과 기록으로 매도하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된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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