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교계의 한 부흥운동 단체가 ‘한국교회일천만기도운동본부’를 만들고, 한국교회의 일제하 신사참배 80년 회개성회를 준비하고 있다. 1938년 9월 9일 장로교 제27회 총회가 태양신 천조대신을 섬기는 신사참배를 기독교 신앙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결의함으로써 한국교회 전체를 우상숭배에 빠뜨리는 죄악을 저질렀다.  감리교는 그 이전에 이미 신사참배를 행하고 있었다. 한국교회는 이 신사참배로 인해 해방 후 교단이 산산조각 나는 분열의 역사를 가져왔다.
그런데 사실 신사참배 문제는 공교회가 저지른 심각한 배도(背道) 행위였으나 공교회적 회개나 신사참배 주동자들에 대한 책벌 없이 해방 후 열린 총회에서 제27회 총회의 결의를 무효화 한 것으로 끝났다. 그리고 곧이어 교단이 분열함으로써 어느 교단도 진정으로 그 책임을 통감하고 회개하는 교단이 없었다. 신사참배를 주동하고, 거기에 동조한 많은 사람들은 이제 모두 세상을 떠나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들의 교권주의적 폭거에 의해 목사직을 잃거나 교회에서 쫓겨난 피해자들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결국 역사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죄악을 저질러 한국교회를 만신창이로 만든 공교단이 아니라, 한 부흥단체가 나서서 한국교회의 신사참배 결의를 회개하는 성회를 대대적으로 연다고 한다. 교회적으로, 사회적으로 잘못된 역사에 대해 회개운동을 벌이는 것은 기독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신사참배 문제는 공교회가 저지른 죄악이다. 그 죄악에 대해 마땅히 공교회적으로 회개운동을 했어야 한다. 그래야만 역사적으로 그 기록이 남게 되고, 피해자에 대한 치유도 가능하다. 교계의 한 운동단체가 하는 회개운동은 결국 일과성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독일교회 역시 전쟁 중 80%가 나치의 어용교회인 ‘독일기독교도(DC)’였으나, 1934년 바르멘 신학선언과 전쟁 후 슈투트가르트 죄책고백을 통해 나치의 앞잡이들을 모두 교회에서 쫓아내고 새로운 교회로 나아갔다. 그것이 ‘독일복음주의교회(EKD)’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번도 신사참배죄에 대해 진정성을 담은 죄책고백이 없었다. 그러니 갈라진 교회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한국교회가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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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사참배 80년 회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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