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스스로 법질서 무너뜨려”
2018/11/08 10:2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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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대법원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에 반발 거세
대법원이 지난 1일 종교 등 자신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하며, 지난 14년간 병역거부자를 처벌해 온 판례를 스스로 뒤집었다. 특히 대법원은 병역거부자들이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인정해주며, 이에 대한 사회와 교계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했다.
국민의 4대 의무에도 포함되어 있는 병역에 대해 ‘양심’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 인정됨은 추후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함은 물론이고, 병역 기피의 또다른 방편이 되어 다발적인 병역거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교회협 등 교계 진보단체에서는 “대법원의 옳은 판결”이라며 “한국사회의 평화정착과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 증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은 이 판결에 대해 “법의 잣대가 소위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심각한 판결”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부과된 국방의 의무를, 개인적인 이유로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법원 스스로 법질서를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면서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했다.
한기총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라고 해야 함이 옳다면서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대법원이 제시한 양심의 기준마저도 절대적일 수 없는 애매모호한 것이며, 이를 근거로 한 판단 역시 재판 당일의 판사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며 “불명확한 근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기보다 오히려 징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국가적 논의와 헌법 개정이 먼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역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안보 현실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 낳을 우리 사회의 혼란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기연은 “이제 대한민국은 군대 가지 않기 위해 ‘나도 종교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줄을 서고,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는 애국심을 양심으로 둔갑시킨 자들의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대법원 재판부의 결정 내용과 관련해서도 “대법관들의 입에서 어찌 그리 애매모호하고 교과서적인 말이 나올 수 있는가”라며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면서 판결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은 징병 심사기관에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여기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형사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며, 소수자 관용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소수 인권이 다수 인권을 함부로 침해하고 공공의 안녕과 이익이 소수에 의해 침해 또는 위협받는 역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뿐 아니라 국가안보의 ‘싱크홀’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이번 판결을 “특정 종교를 위하여, 헌법적 우선순위를 뒤바뀌게 하고, 법률로써, 국가의 안위와 안보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법 조항을 무력화 시킨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양심적 병역 기피자를 걸러내는 문제와 일방 병역 복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대두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의 의견은 달랐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이 판결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심적 신념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는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신의 양심적·종교적 신념을 보장받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긴 세월을 걸어온 병역거부자들을 위로한다”면서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이들에 대해 법무부가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며, 또한 현재 계류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사건에 대해 법원이 오늘과 같은 옳은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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