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는 성경과 교리서를 번역하면서 여호와 하나님을 ‘아라가’(阿羅訶)라고 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라한’(阿羅漢)이라 했다. 그리고 성령은 ‘정풍’(淨風)이라 불렀다. 그런데 몽골 원나라 시대를 지나고, 중국에서 기독교의 맥이 끊겼다가, 1584년 제수이트(Jesuit) 선교사들이 중국에 들어와 선교하기 시작했다. 제수이트는 중국의 문화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적응주의 선교를 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천’(天), ‘천주’(天主) 혹은 ‘상티’(上帝)라 불렀다. 그런데 제수이트보다 50년 후인 1637년에 도미니칸(Dominican) 선교사들과 1633년 프란치스코(Franciscan) 선교사들이 중국선교에 가담했다. 이들은 제수이트의 선교방법을 적응주의를 빙자한 영합주의라고 비판하여, 중국에서 조상제사 문제와 신명(神名)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의 쟁점은 세 가지로서, 교회가 ① “하나님을 천(天)이나 상제(上帝)라 할 수 있는가?” ② “공자에게 공경의 제사를 지낼 수 있는가?” ③ “죽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도 되는가?”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이 논쟁은 교황청에 제소되었고, 교황청은 1715년 교황 클레멘트 2세의 칙서를 통해 “하나님을 상제나 천이라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천주(天主)라고 부르는 것만이 가능하다.” “공자에 대한 제사와 조상숭배는 안된다.” “이름을 쓰고 그 밑에 신위(神位)라고 쓸 수 없다.”고 선포했다. 그리하여 중국의 가톨릭교회는 조상제사가 금지되고, 신명도 ‘상제’(상티)에서 ‘천주’(티엔추)가 되었으며, 교회의 명칭도 ‘천주교’가 된 것이다. 한국의 천주교는 1784년에 출범했다. `
◇이렇게 하여 한국에서 로만 가톨릭은 ‘천주교’로 정리가 되었으나, 후에 들어 온 프로테스탄트는 그 이름이 정리되지 않은 채 어떤 쪽은 ‘기독교’ 또는 ‘개혁교회’라고도 하고, 또 어떤 쪽은 ‘개신교’라고도 한다. 기독교(基督敎)는 중국에서 그리스도를 일컫는 기리사독(基利斯督)에서 온 것이지만, 개신교(改新敎)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신명도 어떤이는 ‘하나님’이라 하고, 또 어떤이는 ‘하느님’이라고도 한다. 100년이 훨씬 넘은 교회가 똑같은 신학과 신앙을 가지고도 그 집단의 명칭과 신명 하나 통일하지 못한채 혼돈상태로 방치해도 되는 것인가.
ⓒ 교회연합신문 & ecumenicalpres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