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 법을 외면하는 교회, 모순에 빠진 정의
2018/11/16 16:2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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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통합측의 탈·무법적 행태 심각
공교회로서의 신뢰 추락… 국민들 교회 불신에 한 몫


1000만 성도, 6만 교회를 자랑하는 한국교회의 수장이자, 300개 장로교단의 장자교단임을 자처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측(총회장 림형식 목사)의 탈법, 무법적 행태가 점점 도를 넘고 있다.
통합측의 최근 몇 년간 행보를 보면, 스스로 최고의 권위를 부여한 총회법은 안중에도 없고, 심지어 사회법 판결까지 무시하는 처사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법 위에 교단이 있을 수 없고, 법을 무시한 채 총회가 있을 수 없건만 통합측에 있어 법은 지엄한 권위를 가진 절대적인 규범이 아닌 듯 싶다.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을 자처하는 통합측의 이러한 무법적 행태는 한국교회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공교회로서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함은 물론이고, 비신자들로 하여금 교회를 외면하게 하는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다.
앞서 한국교회의 신뢰도 추락의 원인을 묻는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목회자’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문제의 중심에 있는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사리사욕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거짓을 말하고, 위선을 내뿜으며, 법을 자기들 멋대로 해석한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단 사면’ 폐기, 삼위일체 절대 권위 무시
통합측의 무법적 행태가 대표적으로 드러난 사건은 지난 2016년 발생한 이단 사면 ‘취소’였다. 통합측은 2015년 제100회 총회를 맞아 ‘화해’를 모토로 특별사면위원회 구성을 허락하고, 이듬해 특별사면위원회는 공모를 통해 신청한 이명범 목사, 김기동 목사, 박윤식 목사, 변승우 목사 등 4인을 면담과 검토 끝에 사면을 결정한다. 엄밀히 ‘해지’가 아닌 ‘사면’이었다.
그리고 당시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이들 당사자 4인과 기자들을 모아놓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들이 ‘사면’됐음을 세상에 선포했다. 평생의 한(恨)과 같았던 이단이란 족쇄를 벗어던지게 된 이날 선포 앞에 이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앞으로 한국교회와 함께 복음전파에 온힘을 기울이겠다는 겸손한 맹세도 했다.
하지만 통합측은 곧이어 개최된 2016년 9월 101회 총회에서 일말의 고민도 없이 이를 폐기해버렸다. 이단을 풀어줬다는 세간의 비난여론과 현장 총대들의 반발 앞에 총회장 이성희 목사가 즉각 폐기를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특별사면위의 ‘이단 사면’은 총회의 허락을 구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채영남 총회장은 삼위일체 하나님 이름으로 사면 선포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통합측은 자신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권위보다 마치 위에 있는 듯 이를 무참히 뭉개버렸다.

여론에 좌우되는 원칙 없는 총회
요즘 세간에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는 단연 명성교회다.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 대한 목회세습이 정당한가를 두고 교계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관심을 갖고 명성교회를 주목하고 있다.
명성교회가 세계 최대 장로교회라는 이슈가 있긴 하지만 사실 한국교회 목회세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교회들이 목회를 세습했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앞선 교회들과는 달리 유독 명성교회의 세습은 사회적 관심사로까지 부각됐는데, 이 역시 명성교회와 통합측 교단 모두의 법을 무시한 행태에서 비롯됐다.
먼저 명성교회는 ‘세습방지법’이라는 총회법을 완전히 무시한 채 목회세습을 강행했다. 이를 두고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는 목사가 아닌 은퇴한 목사이기에 ‘세습방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옹색한 주장까지 나왔다.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의 목회세습에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 그렇다면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은 명성교회를 판단한 교단이다. 문제는 통합측이 명성교회 사태에서 중심을 완전히 잃었다는데 있다.
총회는 법을 앞세워 사건을 판단하고 교회를 치리하면 될 것이지만, 통합측은 명성교회라는 어마어마한 명성에 짓눌려 이도저도 하지 못한채 거의 1년을 허비했다. 그리고 지지부진 이어오던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 목회세습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명성교회 문제에 대해 총회재판국이 판단을 내렸다는 부분이다. 명성교회 목회세습이 정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교회 최고 권위를 가진 총회재판국이 판결을 했다면 그 판결이 다른 재판에 의해 뒤집어질 때까지는 그 판결을 따라야 함이 옳다.
하지만 이후 일반 언론까지 가세해 총회재판국의 판결을 비난했고, 9월 총회에서 명성교회 문제를 상세히 다루는 듯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총회는 총회재판국의 판결을 재판없이 뒤집었다. 마치 손바닥을 뒤집듯 너무도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는 정의를 바로세운다는 나름의 변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법과 구분되는 교회법의 권위를 완전히 깔아뭉갠 커다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번 명성교회 사건을 계기로 통합측 총회재판국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함은 자명한 일이다. 더 이상 누구도 총회재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결과에 순응치 않을 것이며, 혹여 자신의 뜻에 반대되는 판결이 나왔을 시에는 여론을 동원하면 이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전례가 될 것이다.

사회법 결정마저 무시
통합측의 법을 무시하는 행태는 교회법과 사회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미 판결이 났음에도 그를 전혀 수용치 않는 것이다.
먼저 효성교회 사건을 보면 총회재판국의 판결을 끝냈음에도 총회행정지원본부가 재판국의 판결집행문을 당사자에게 발송하지 않아 1년이 넘도록 집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총회 제1재심재판국은 효성교회 전중식 목사에 대해 “전중식을 가중처벌하여 면직출교에 처한다”라는 내용의 재판 결과를 제102회 총회석상에서 총대들에게 보고하고, 총회행정지원본부에 판결집행문을 발송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판결집행문은 최근까지도 발송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0월 1일, 전 총회 제1재심재판국(국장 박창재, 서기 조국환, 회계 이석구) 명의로 총회장 앞으로 보낸 ‘총회 제1재심재판국 판결 집행 촉구’문에서 드러났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제1재심재판국이 제102회 총회석상에 30여분에 걸쳐 재판국 보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측 총회는 제1재심재판국이 ‘총회임원회의 안건처리 지침’을 위반하였다며, “<총회 제1재심재판국 제100-10-1>의 ‘전중식을 가중처벌하여 면직출교에 처한다’는 재판 결과가 제102회기 총회석상에서 총대들에게 공식 보고된 바가 없다”고 부정한다는 것이다.
제1재심재판국은 “재판은 재판으로만 뒤집을 수 있는 것인데, 총회임원회가 행정절차를 따지면서 총회판결을 무효로 결의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사법부의 판결을 어떻게 행정부의 결의로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라며, 총회장은 “총회 헌법대로, 총회 판결대로 바르게 행정조치를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이뤄진 평양노회 노회장 승계는 교회법과 사회법 모두를 무시한 대표적 사례다. 평양노회는 지난 10월 23일 제189회 추계노회를 통해, 조인서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는데, 조 목사는 현재 무임목사로 노회장에 오를 수 없는 신분이다. 평양노회는 조 목사를 강북제일교회 위임목사로 표기했지만, 현재 조 목사는 법원에 의해 강북제일교회 대표자 자격을 정지당한 상태로 엄밀히 말하면 무임목사다.
총회 헌법, 제74조 노회원의 자격에 의하면, ‘회원권은 위임목사, 담임목사, 부목사, 전도목사, 기관목사, 선교목사, 선교동역자에게만 있으며, 공로목사, 은퇴목사, 무임목사, 전 노회장, 전 부노회장은 언권회원이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무임목사는 언권회원일 뿐으로 노회장을 승계받을 수 없지만, 평양노회는 이를 무시하고 조 목사의 노회장 추대를 강행했다.
더구나 조 목사는 법원에 의해 강북제일교회 대표자라는 명칭을 사용할 경우 1회당 50만원을 강북제일교회에 지급해야 한다는 간접강제까지 받은 상황이다. 허나 이날 조 목사는 평양노회 회의록 곳곳에 스스로의 직위를 강북제일교회 대표자로 표기했다. 평양노회와 조 목사가 사회법의 권위를 무시하지 않고서야 도저히 할 수 없는 처사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악한 법이라도 지켜야 할만큼 법의 권위는 존중되어야 하며, 법의 권위가 깨어질 때 극단적인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는 경고다. 지금 통합측을 둘러싼 수많은 분쟁과 다툼은 무법, 탈법에서 오는 도덕적 혼란이다. 스스로 장자교단의 위치를 지키고자 한다면 먼저 법에 순응하고 솔선수범 법을 지키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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