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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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2018년 성탄절을 맞는다. 성탄절하면 떠오르는 어릴 적의 추억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성탄절에는 반드시 천사의 마음으로, 교회에서 각 가정마다 혹은 복음을 전할 대상의 집들을 찾아 가서 ‘새벽-송’을 돌았다. 12월 24일 저녁에는 모두 교회에서 모여서 성탄 축하 행사를 하고, 기다리다가 새벽이 되면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서 출발을 한다. 보통 3~4km를 걷는 거리가 많았다. 나는 의례히 가장 먼 거리에 있고, 더 가난한 성도들의 가정이 사는 동네를 찾아가는 팀에 배정받기 일쑤였다.
그때에는 웬 눈이 그다지도 많이 내리는지, 시골길에 성탄 전야에 눈이 쌓이면, 긴 장화를 신고 다녀도 허리춤까지 차 올라오는 눈의 높이로, 장화 속까지 눈이 들어가 녹는 바람에, 신발을 벗으면 수증기가 올라오고, 발은 더 시려왔다.
교회 마당에서 전체가 모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양을 부르고, 각 팀마다 출발하여 성도들의 집집마다 다니면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양을 부르고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다. 그럼 각 가정에서는 과자 한 봉지를 준비했다가 성탄 선물로 준다.
그렇게 밤을 새우다시피 3~4시간을 새벽-송을 돌고, 교회에 돌아와서 기도로 준비하고 있다가 성탄 예배를 드렸다. 참, 순박하고, 거룩하고, 기쁜 마음으로 성탄절을 맞이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이제는 성탄절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이미 새벽-송은 사라졌다. 지역 주민들이 소음(騷音)이라고 싫어하고, 또 교인들 가운에 이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탄절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 대신에, 온갖 세상적인 것들이 들어와 판을 쳐서, 상업화와 세속화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성탄절에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선물의 가격이 상대방에 대한 사랑으로 환산되는 날’이라는 웃지 못 할 말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요즘은 예수님의 말구유대신, 화려한 성탄 트리와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대신하지만, 역시 성탄의 본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한 동안 우리 기독교계는 서울 시청 앞에 성탄트리를 세우고 예배하며 기뻐하는데, 타종교인들이 이에 시비를 걸어 불편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것은 왜 성탄 트리에 ‘별’을 달지 않고 ‘십자가’를 다느냐는 것 때문이었다.
올해 청와대에서도 성탄트리를 만들어 세웠는데, 그 트리에는 예수님을 예표하는 어떤 것 보다도, 각 복지/구호 단체의 이름을 단 카드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SNS를 통해 전해지는 것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성탄 왜곡은 미국에서도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s’나 ‘Season’s Greeting’으로 인사해야만 하던 때가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직 8년 동안 ‘Christmas’라는 단어를 사용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트럼프 현 대통령은 ‘Merry Christmas’로 사용하는 것을 대통령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 된 후, 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송들도 성탄절이 되면, 성탄에 관한 것을 특집으로 내보내기보다는,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것, 교회를 흠집 내려는 비리와 같은 것들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을 마치 관행처럼 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깝다. 마치, 남의 감사와 은혜 축제, 구원의 기쁨 잔치를 망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성탄의 가장 큰 의미는, 하나님 되신 예수님이 성육신(聖肉身)하셔서, 인간들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다. 그래서 그 분이 모든 죄를 담당하셔서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신 것이다. 또 하나는 병들고, 소외되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소망과 사랑을 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예수님의 구원과 사랑에 대한 것을 소홀히 했다면, 이것을 반성하고,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성탄의 의미에 대하여, 회복하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교회 안에서의 화려함과 거창함보다는 세상과 함께 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 구원의 은총이 임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예수의 사랑으로 찾아가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온 누리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 구원이 임하도록 기도할 것이다. 특히 저 북녘 땅에도 속히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메시지가 울려 퍼지고, 캐롤송이 들려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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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성탄절을 생각하며-심 만 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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