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문예 임만호 장로 “문학은 시대를 초월한 공유의 산물”
2019/03/14 15:3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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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문학의 중심 ‘창조문예’의 창간과 오늘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십자가' 중-

 

시퍼런 총칼의 억압만이 가득한 암울한 일제 강점기, 별과 바람을 노래하며,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을 민중들에 약속했던 시인 윤동주. 그의 노래는 희망이었고, 생명이었다. 한 권의 시집은 나라를 잃은 아버지의 애국심이었고, 한 줄의 시는 오늘을 사는 어머니의 눈물이었다.

 

문학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를 지나 근대 민주화를 이루는 동안 문학은 우리 시대가 지었던 기쁨과 슬픔과 아픔과 감격의 표정을 기록했다. 문학은 또 다른 역사의 증거로 그렇게 우리는 문학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감성을 모두와 공유하고 있다

 

그런 문학은 기독교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시편과 잠언으로 대표되는 기독교 문학은 하나님의 복음을 이 땅에 전파하는 가장 위대한 매개체다. 한강의 기적에 비견될 정도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교회의 대부흥의 이면에도 한국 기독교 문학이 자리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이 하나님의 복음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윤동주로부터 시작된 문학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오늘, 시인 윤동주가 뿌린 한국 기독교 문학의 씨앗이 수많은 기독교 작가들에 의해 널리 퍼져, 하나님의 복음이 아로 새겨진 열매로 세상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창조문예

한국 기독교 문학의 수준은 가히 전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들의 역량은 물론이고, 그 대대적인 참여도는 일반 문학과 구분되어 한국 기독교 문학이라는 독립적 장르를 구축했다.

 

한국 기독교 문학의 이러한 발전이 가능했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월간 창조문예’(발행인 임만호 장로)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흩어져 있던 기독교 문학을 체계화 시키고, 정제된 검증을 통해 이를 다시 대중들에 소개한 창조문예는 단번에 한국 기독교 문학계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교계의 신뢰와 인정을 바탕으로 기독교 작가들의 공식 등용문으로 자리하며, 기독교 문학의 지경은 엄청난 확대를 이룰 수 있었다.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창조문예, 여전히 한국 기독교 문학계를 대표하는 창조문예의 성공과 발전 뒤에는 발행인 임만호 장로의 노력과 공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임 장로 본인 역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하나님의 복음 위에서 기독교 작가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창간했다는 창조문예는 오늘날 우리 시대에 짙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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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예, IMF로 폐간 위기 겪기도

오늘도 시리도록/ 차가운 거리에서/ 순례자는 방황하는 어린 양 한 마리/ 어둠으로 고요한 지금/ 당신의 체온을 느끼며/ 영혼의 쉬임은/ 안식의 호흡으로/ 저녁의 커튼을 드리웁니다” -임만호 안식의 호흡-

 

창조문예가 지난 22년을 이어오는 동안 배출한 작가는 무려 307명이다. 경제적 위기에 가장 예민한 출판계에서 단 한 번의 결간 없이 266호를 발행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고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녹녹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1997년 한국교회에 제대로 된 문학 정론지가 없던 시절 창조문예의 창간은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모두가 뜯어 말렸고, 그 역시도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은사인 김신철 선생(아동문학가)의 명령(?) 섞인 권유와 박종구 목사(월간목회 발행인)의 적극적인 추천을 물리치지 못한 임 장로는 결국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창조문예를 창간하게 된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로 변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었다. 창간 1년 후 터진 IMF는 생존마저 위협했다. 그나마 운영의 기반이 되어줬던 크리스챤 서적조차 위태한 지경이었고, 결국 창간 1년 만에 폐간을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크리스챤 서적에서 출간했던 반주 주석 성경 세트(35)’에 대한 대량 구매가 이뤄진 것이다. IMF 위기로 사람들의 문화 지출이 극도로 축소된 상황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임 장로는 이는 정말 기적이자, 하나님의 은혜였다. 주석 성경과 출판에 대한 노하우가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IMF라는 괴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면서 이를 통해 창조문예는 결국 폐간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하나님이 창조문예를 주관하셨고, 역사하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여전히 주변에서는 기독교 문학 잡지에 대한 성공을 의심했다. 창간 초기에는 잡지에 실을 작품 수급조차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발생하는 손해는 어쩌면 당연했다. 사실 임 장로는 예나 지금이나 적자가 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임 장로는 창조문예를 운영하는데 있어 재정에 연연하지 않았다. 적자를 극복하기 보다는 그저 감내했다. 사업하는 사람에 있어 적자를 감내한다는 것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한 힘든 일이지만, 임 장로는 이를 사명으로 버텨냈다. 창조문예가 이대로 문을 닫는다면 이제야 자리잡고 있는 기독교 문학계의 후퇴는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버텨내면 시간이 지나자 창조문예는 그의 바람대로 기독교 작가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었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권위 있는 등용문이 되었다.

 

임 장로는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사실 사업적인 부분만 따진다면 창조문예를 결코 성공했다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창조문예는 지금 모든 기독교 문학인들의 사랑을 받는 그리스도의 공간으로 성장해 왔다. 이는 경영학으로 결코 평가할 수 없는 너무도 소중한 가치다면서 특히 307명이라는 기독교 작가들을 배출했다는 것은 창조문예에 있어 가장 큰 성과이자, 하나님의 축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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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문학의 저평가 차이를 무시한 근본적 오류

흙으로 빚었어도 흙이 아닙니다/ 당신을 닮게 하신 마음입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임만호 나의 영혼’-

 

임만호 장로는 유독 기독교 문학에 대한 강한 긍지와 자존심을 내비쳤다. 기독교 문학이 일반 문학에 비해 한 단계 수준이 낮다는 일부의 비아냥거림에 한국 문학의 흐름을 모르는 매우 무지한 평가라며 매우 거세게 반응했다.

 

임 장로는 지금까지 한국 현대 문학 속에서 기독교 문학을 평가하는 작업이 거의 없었다. 이는 분명 한국교회가 문학을 등한시한 결과이기에, 한국교회의 잘못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기독교 문학을 저평가 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서 현대 문학에서 기독교의 기여는 매우 결정적이리만큼 상당한 수준이다고 정정했다.

 

이는 130여 년 전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선 이후 의료, 교육, 경제 등 근대 발전에 있어 기독교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일반적인 상식에 더해 문학 발전에 있어서도 기독교가 근간을 이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한글 성경의 보급은 우리나라에 한글을 대중화시키는 토대가 됐고, 이는 기독교가 단순한 외래사조나 외래종교가 아닌 우리 민중의 생활 속에 용해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임 장로는 한국 기독교 문학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는 1919년 순 문예지 창조는 현대 문학 사조의 새 영역인 자연주의·사실주의 문학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잡지의 주요 동인이었던 김동인, 전영택, 주요한 작가의 작품 속에는 기독교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면서 기독교 문학에 대한 근거 없는 단순한 편견을 넘어 역사적 측면에서의 연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어필했다.

 

결정적으로 기독교 문학과 일반 문학 간의 근본적 차이를 지적했다. 일반 문학이 예술적 기교와 언어적 유희에 상당히 치중하는 반면 기독교 문학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복음에 있다는 점이다. , 기독교 문학의 근본적 목표는 복음의 전달로, 결코 이를 일반 문학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임 장로는 기독교 문학의 근간이자, 정수라고 평가받는 것은 바로 성경이다. 그 중에서도 잠언과 시편은 감히 평가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본인 역시 성경을 시로 표현하는 여러 연구를 하고 있지만, 잠언이나 시편에는 결코 견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독교 문학의 예술적 기교가 일반 문학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결코 복음을 핑계로 예술적 한계를 무마하겠다는 꼼수가 아니라, 종교라는 편견으로 작품에 대한 순수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독교 문학이라는 것이 특별히 일반 문학과 일정 선을 긋고 영역을 나눠 구분할 수 없는 점도 언급했다. 이미 기독교가 우리나라의 최대 종교로 자리하며, 일상의 문화 속에서 자연스레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문학의 절대적 특징인 함축과 비유는 굳이 하나님이나 복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도 충분히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끔 하기에 기독교 문학을 특정 영역에 한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오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임 장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윤동주의 작품을 기독교 문학과 일반 문학으로 구분할 수 있는가?”라며 그의 작품은 종교를 넘어 모두가 사랑하며, 그 수준 또한 최고로 인정받지만, 그는 분명한 기독교 문학가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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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꿈 창조문예 문학학교

달팽이는 두 뿔로 꿈을 꾼다/ 흙으로 여민 가슴 내밀고/ 축복으로 내려오는 빗살 속에/ 달팽이는 경건한 기도로/ 세미한 음성을 들으며/ 두 뿔로 꿈을 꾼다” -임만호 꿈꾸는 달팽이-

 

기독교 문학을 체계화 시킨 임만호 장로의 또 다른 목표는 바로 교육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문학 교육을 통해 기독교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서울 강남에 위치한 창조문예 사옥 지하에 마련한 공부방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임 장로는 추후 창조문예 문학학교(가칭)’를 시작해, 후진 양성 뿐 아니라 기독교 문학의 이론적 정립과 연구를 병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창조문예 문학학교라는 임 장로의 도전은 창조문예라는 기반이 있기에 충분한 실현 가능성이 있다. 매년 창조문예를 통해 등단하는 신진 작가들에 정규 교육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장로는 등단이라는 개념은 작가로서 무르익거나 완성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는 걸음마의 상징이다. 당연히 등단 이후에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동안 한국교회에는 문학 교육에 대한 정규적인 커리큘럼이 없었다. 이를 학교를 통해 정립할 수 있다면 기독교 문학의 상당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현재 한국교회 위기의 결과로 나타난 주일학교의 위축에 있어, 문학을 통해 이를 타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주일학교 어린이나, ·고등부 청소년들이 문학을 통해 쉽게 성경의 메시지를 접하며, 교회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임 장로는 문학은 작가 스스로에 만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더구나 기독교 문학은 복음을 담고 있다. 복음을 널리 퍼져 나갈 때 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면서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에 있어 문학계가 담당해야 할 사명이 있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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