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무너진 ‘한기총’ 무엇을 노리나?
2019/04/10 17: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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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조사, 이단검증 논란 증폭··· 윤리위 ‘무소불위’ 규정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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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회기 인사들에 대한 자격정지를 단행했다. 한기총은 지난 48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회의실에서 제30-6차 긴급 임원회를 열고, 홍재철 목사와 최성규 목사, 엄기호 목사 등에 대한 자격정지를 가결했다. 또한 이들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제명할 것이며, 대표회장은 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까지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서위원회(위원장 조광작 목사)는 먼저 홍재철 목사에 대해  기부금 및 가입비 등을 문제 삼았다. 이 중 기부금과 관련해서는 조사 중이기에 확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평강제일교회, 김노아 목사, 개혁측 류광수 목사 등을 언급했다. 엄기호 목사는 지난해 대표회장 후보 출마 당시 교단 추천서가 허위라는 혐의를 제기했으며, 당시 선관위원장이었던 최성규 목사에 대해서도 자격정지를 결의했다.

 

반대로 현재 한기총 내 일고 있는 고소 고발자들에게는 취하를 종용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시 회원 자격을 정지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은재 목사)엄기호 목사, 윤덕남 목사, 이병순 목사, 김상진 목사, 도용호 목사, 김명식 목사, 정학채 목사, 이용운 목사, 정재진 목사, 김정환 목사, 김윤수 목사, 박성배 장로에 대하여 49일까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경우 관련 사건이 완전히 종결될 때까지 자격정지 해달라고 요청했고, 임원회는 이를 그대로 통과시켰다.

 

한편에서는 한기총의 화합을 위해 취하를 종용하고, 반대편에서는 역대 증경 대표회장들에 대한 자격정지와 함께 고소고발까지 결의하는 상반된 행태에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엄기호 목사의 교단 추천서 논란은 지난 회기 내내 직무정지 가처분과 본안 등을 통해 사회법에서 수차례 기각된 사안이다. 당시 이은재 목사가 이를 놓고 엄기호 목사를 고소했었지만 사회법은 이를 기각했고, 엄 목사는 해당 회기 임기를 모두 완료했었다.

여기에 최성규 목사까지 거론된 것은 괜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이는 결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한기총이 기하성 교단의 계파 정치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홍재철 목사의 기부금 문제를 파헤치겠다는 것 자체는 충분한 정당성이 있다. 무엇보다 한기총의 재정이라면 그 어느 단체보다 투명해야 할 진대, 한 점의 의혹이라도 있다면 이를 조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홍 목사 기부금 문제와 달리 한기총 역대 재정 비리를 고발한 재정조사위원들에게는 오히려 취하를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조사위는 지난회기 구성되어 한기총의 역대 후원금 및 회의비 비리 등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1월 박○○ 목사와 배○○ 목사, ○○ 장로, ○○ 목사 등을 횡령, 배임 죄 등으로 고소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허나 금번 임원회에서 윤리위가 고소 취하를 전제로 자격정지를 거론한 인물 중 대다수가 재정조사위에 속해있다. 한 마디로 홍재철 목사의 기부금 문제는 집중 대두시키면서도, 반대로 재정조사위의 비리 고발은 반 강제적으로 중단시킨 것이다.

 

이를 놓고 윤리위를 거치지 않은 사법부에 고소, 고발자는 즉시 제명을 임원회에 상정한다는 윤리위 규정 제6조를 내세워, 적법한 조치임을 주장할 수 있지만, 윤리위 규정이 승인된 것은 지난 42일 실행위원회로, 규정이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42일 이후가 될 것이다. 허나 재정조사위가 고소를 진행한 것은 지난 18일으로 이는 당연히 윤리위 규정이 승인되기 전이며, 심지어 지난 회기로 윤리위 수정안조차 올라있지 않았을 때다.

 

그렇기에 재정조사위에 대한 자격정지를 애초에 윤리위의 규정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모순이다. 만약 이러한 적용이 가능하다면 지난해 대표회장을 상대로 수차례 고소를 제기한 윤리위원장 이은재 목사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외에도 평강제일교회(담임 이승현 목사)가 속한 합동교단(총회장 김정환 목사)은 이대위와 실사위를 통해 재조사키로 한 반면 한기총 가입으로 전 교계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변승우 목사에 대해서는 공동회장에 임명했다.

 

사실 합동교단에 대한 조사는 그야말로 뜬금없는 결의다. 현재 교계적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변승우 목사에 대한 이단성 문제로, 최근 8개교단 이대위가 모여서 문제를 삼은 것도 변승우 목사였다. 한기총을 향한 교계적 논란에 합동교단이 거론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기총 임원회는 8개교단 이대위가 변 목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반박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변 목사를 옹호하는 일에는 그토록 앞장서면서 뜬금없이 한기총 회원으로 충실히 의무를 다하고 있던 합동교단은 갑작스레 끄집어내어 재조사를 결의했다. 고 박윤식 목사가 이단시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박 목사가 고인이 된 지금 엉뚱하게도 박 목사가 속했던 교회와 교단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구나 박 목사는 과거 한기총에서 이단성을 검증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인물이다. 합동교단의 이단성을 재조사하겠다는 것은 결국 한기총 스스로의 이단 연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자가당착에 빠질 뿐이다.

 

이 뿐 아니라 한기총은 변 목사를 옹호하는 이번 성명서에서 교계 이단전문가 4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개인 이단감별사의 자리에서 한국교회 목사들을 농단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만약 그들이 한국교회 목사들을 농단했다면, 그 범주에 고 박윤식 목사는 들어가지 않았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날 임원회의 결의들은 서로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홍재철 목사의 기부금 조사에 평강제일교회가 들어있으며, 평강제일교회가 속한 합동교단에 대해서는 이단성 재조사를 결의했다. 여기에 합동교단 총회장 김정환 목사는 재정조사위 위원으로 한기총 재정비리를 검찰에 고발한 인물 중 하나다. 임원회는 김정환 목사를 윤리위의 요청에 따라 49일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을 시 자격을 정지키로 결의했지만, 김 목사는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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