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법정의 무죄가 하나님 법정에선 유죄가 된다
2019/04/18 15: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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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만 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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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현행 형법으로 정하고 있는(형법 제269조 1항, 형법 제270조 1항)소위 ‘낙태죄’에 대하여 재판관 9명 가운데 ‘헌법불합치’ 4명, ‘단순 위헌’ 3명, 그리고 ‘합헌’ 2명으로, 결과적으로는 ‘낙태죄’가 ‘위헌’(헌법불합치)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생명경시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며, 여러 가지 무분별한 음란 행위들이 증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도 연간 100여만 명에 이르는 생명들이 어머니의 손에 의해 죽어 가는데, 더  많은 생명들이 세상에서 빛도 보지 못하고 스러져 갈 것이다. 매우 슬픈 일이다.
‘죄’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더군다나 법에 의하여 ‘죄인’이라는 굴레가 씌워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법으로 규정해서라도, 인간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필요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자신의 생명 결정권을 가지지 못하는 어린 태아들을, 어머니들에 의하여 죽어가도록 공익(公益)으로도 규정을 짓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이 심각하다면, 법률로라도 보호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하여 선고한 내용을 보면, 재판관들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헌법불합치’에 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의견은, ‘임신/출산/육아는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다’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임신 22주 이전까지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 마디로, 생명을 잉태하는 주체가 되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그리고 단순 ‘위헌사건’으로 보는 재판관들의 의견은, ‘임신 제1삼분기(임신 14주 이내)의 낙태마저도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받는 사익이 자기낙태죄 조항이 달성하는 공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규정하며,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 한다’고 본다. 결국 임신 4개월 이전의 낙태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낙태죄를 ‘합헌’으로 규정한 재판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고유한 가치를 가지며,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다’ ‘태아는 인간으로서 형성되어 가는 단계의 생명으로서 인간의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태아와 출생한 사람은 생명의 연속적인 발달과정 아래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인간의 존엄성의 정도나 생명보호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태아와 출생한 사람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인간의 생명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14주니, 22주는 도대체 누가 규정하는 것인가? 인간으로서 잉태되고 생명으로 발달하는 과정 가운데,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부분이 어디 있는가? 그러면서 합헌을 주장하는 재판관들은 ‘모자보건법은 다섯 가지의 정당화 사유가 있는 경우, 의사와 임신한 여성을 처벌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자기낙태죄 조항이 여성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등을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국가는 낙태를 형사 처벌하는 외에, 미혼부 등 남성의 책임을 강화하는 <양육책임법>의 제정,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안정망의 구축, 여성이 부담 없이 임신/출산/양육할 수 있는 모성보호정책, 임신한 부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육아시설의 확충 등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입법을 하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결론적으로 자기낙태죄 조항 및 의사낙태죄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보고 있다.  
어느 헌법재판관의 판단과 의견이 맞는 것인가? 우리 인간은 불행하게도 신(神)적인 판단과 결정과 사고(思考)를 갖지 못하였다. 또 법적 판단과 양심적/도덕적 사항들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인간 자신들의 편리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해 보자. 인간이 생명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인간이 생명에 대한 주권을 가질 수 있는가? 인간이 인간의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하여 가위질을 할 수 있는가? 낙태죄 폐지를 찬성하는 사람들도, 그의 부모들이 소위 말하는 ‘자기결정권’을 행사했다면, 이 땅에서의 삶이 가능했겠는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이념이나 정치적 논리, 시대적 반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인간 법정에서의 무죄가 하나님의 법정에서 심각한 유죄가 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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