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특위와 세월특위의 수난과 진로/임 영 천 목사
2019/05/10 14: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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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수난 사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었다. 아무리 명분이 뚜렷하고 바람직한 특조위라고 하더라도 그에 의해 궁지에 몰리게 될 피의자들은 사력을 다해 그 궁지로부터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기 때문에 “허술하게 대처해서는 결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깨달음을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 친일행위를 통해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일신의 영달과 자기 가문의 영화를 보장받았던 반민족행위자들이 해방 후 갑자기 세상이 뒤바뀌어 자기 존립의 기반이 무너지려고 했을 때 가만있을 리 만무한 것이었다.
뜻있는 국민들 모두가 친일분자/반민족행위자들을 차제에 송두리째 뿌리 뽑아야 한다고 소리높이 외쳤다고 하더라도, 그 피의자들은 그에 비례하여 더욱 기승을 부리며 자신들의 살길을 찾으려고 몸부림쳤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친일 경찰 노덕술이 반민특위에 소환되게 되었을 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민특위를 무력(無力)하게 와해시켜 버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이후 한국 정부가 친일잔재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불가피한 결과였던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제국으로부터 해방된 프랑스가 비시 정부의 친독분자들을 숙청해 낸 드골 장군의 영도력으로 다시 중흥할 수 있었던 사례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부끄러운 역사였다고 하겠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 5주년의 해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다섯 해째가 된 것이다. 당시 거의 하루 종일 세월호가 침몰해 가는 과정을 모든 TV들이 다른 프로들을 제치고 계속 보도했으므로 누구든지 그날 참사의 실상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첫 번째 의문 사항은 왜 선체 속의 승선자(乘船者)들을 구조할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적극적으로 구조하는 모습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치 제 자식이 저 배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왜 책임자들은 구조를 위해 움직이지도 않는지 모르겠다고 통분해 했던 사람들이 실로 부지기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모든 이들이 그날의 일을 애처롭고도 안타까운 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뒤에 일어난 일들은 더욱더 가관이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다고 본다.
다음해인 2015년에 세월특위(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참사의 진상조사에 들어갔다고 하는 보도는 있었지만 도대체 그 기구라는 게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특조위원들에 대한 방해 공작이 가해지고 있음이 언론보도를 통해 심심찮게 나돌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치 지난 반민특위 때 엄청난 탄압이 가해져 그 기구가 해체되고 말았던 것처럼 이번 세월특위에도 그와 비슷한 어떤 권력기관의 탄압이 가해져 그 기구가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게 돼 버렸던 것이다. 소위 그 권력을 지닌 자들은 왜 그런 이해되기 힘든 행태를 보여주었던 것일까. 과거에 이(李)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그(반민특위) 기구를 와해시켜버렸던 것처럼 오늘도 그만한 권력을 지닌 이가 그(세월특위) 기구를 와해시키려고 획책하는 일이 있었단 말인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판단해 볼 때, 어떤 막강한 권력기구가 특정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막강한 배후 세력이 그 사건(참사)에 애초부터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공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세월호 유가족 모임 또는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그 배후세력이 세월호 침몰 사건에 어느 정도 개입되어 있는지 진상을 파악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연히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그들의 그 노력이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그들에게 응원가를 불러주고 싶다.
과거 반민특위의 수난이 컸던 것처럼 오늘의 세월특위의 수난도 큰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특조위원에 대한 사찰과 감시가 지속적으로 가해지고 있었다는 것은 그 기구(세월특위)가 극단의 수난을 당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앞서, 이런 문제에 “허술하게 대처해서는 결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거니와, 금번에 명칭도 새로 바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안의 세월특위에서는 결코 앞서와 같은 시행착오를 다시는 겪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확고히 함으로써 특조위의 앞으로의 진로가 탄탄대로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굳건한 초석을 놓아야 할 것이다. 그 길이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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