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시국선언(교회와 정치) 논란에 대한 토론회’ 주 발제문
2019/07/04 15: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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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는 좌도 우도, 진보도 보수도 없다”
본고는 지난 7월 2일 한국교회언론회가 주최한 ‘교회와 정치 토론회’에서 임성택 목사가 발제한 ‘정교분리와 교회 정치투쟁의 당위성’ 중 일부를 발췌 편집한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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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정치투쟁 비판의 문제점
얼마 전 한기총 대표 전광훈 목사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함으로 한국교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대해 필자는 그가 발표한 내용의 진위나 단체와 개인의 정당성을 따지려고 하지 않는다. 진위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할 것이고, 정당성을 따져 편들면 파당에 끼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격히 따지고자 하는 것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을 두고 권세에 대해 선지자적인 사명을 가진 교회의 정치참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고 하는 악한 시도에 대하여는 끝까지 다투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로도 부당한 권세를 향한 교회의 선지자적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에서부터 최근의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벌여온 정치투쟁의 역사는 그야말로 찬란히 빛나는 것이며, 두고두고 평가받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멈출 수 없는 교회의 정치투쟁은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되어야 하며, 그 누구에 의해서도 간섭받거나 폄훼되어서도 안된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 내에서의 갈등과 상호 비난이다. 필자는 분명하게 선언한다. 복음에는 좌우(左右)도 없고, 진보도 보수도 없다. 백인의 하나님은 흑인의 하나님도 되시며, 남자의 하나님은 여자의 하나님도 되신다. 가난한 자의 하나님은 여전히 부자의 하나님이며, 권세자의 하나님은 역시 서민의 하나님도 되신다. 지혜롭고 명철한 자의 하나님은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의 하나님이 되시며, 노동자의 하나님은 사업주의 하나님이시요, 병약한 자와 소외된 자의 하나님은 역시 건강하고 풍성한 사람들의 하나님도 되신다. 그런 하나님을 어느 일방의 하나님으로 가두어버리는 것은 인간의 어리석은 소치요 불경이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정교분리의 수준 높은 교회정치 사상을 폄훼하고, 스스로 세속정치의 어느 일파가 되어 상대를 정적 개념을 가지고 복음과 교회의 이름으로 저주하고 있음을 통탄한다. 그들의 관심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의 세속권세자들을 그의 선하심 앞에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신봉하는 세속사상과 자신이 발을 담그고 있는 현실정치의 정파 수장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너무나 명백한 것을 두고도 보수이기 때문에 혹은 진보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편들거나 혹은 비난하며, 성경적이지도 않은 주장을 성경과 신학을 동원하여 옹호하고 있다.
필자는 교회와 지도자들은 어느 정파와 주장에도 상관없이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선지자적 사명에 모든 교회가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일에 세상 정치가들의 썩은 냄새를 진동하게 해서는 안된다.
기독교에 비판적이며 동시에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유명 인사들은 교회의 허물을 담은 책을 저술하고 일간지에 광고하여 대대적으로 교회에게 망신과 부끄러움을 안기고 있다. 이로서 그는 세상으로부터 타락한 교회를 향한 용감한 개혁의 선봉이요 시대의 선지지라는 명성은 얻을지 몰라도, 주님으로부터는 교회를 팔아 명성을 취한 가장 저주받을 자로 정죄를 받을 것이다.
세상이 교회를 고쳐줄 힘이 있는가? 그럴 방법이 있는가? 어쩌면 세상을 고칠 힘을 잃어버린 교회인 까닭에 세상에라도 아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정도의 연약함이라면 차라리 신앙을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논자는 대형교회의 비리와 유명 목회자들의 허물에 대하여 험하게 분노하고 질타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논자의 글과 강연이 그러했다. 그러나 그 교회와 목회자를 세상이 공격한다면, 논자의 모든 것을 걸고 그 교회와 목회자를 지킬 것이다. 감히 세상이 교회와 그 종들과 백성들을 허물하거나 정죄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성경 그 어디에도 우리가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세상으로부터 치료받으라는 말씀은 없다. 심지어 세상 재판장으로도 가지 말라고 했다. 세상에서 최고의 선일지라도 그것 역시 복음 앞에서는 악일뿐이다.

한국교회의 정치투쟁을 위한 제언
이번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대통령 하야 성명으로 인한 파장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역으로 이것이 칼이 되어 세상이 한국교회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도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교회 지도자들, 특히 명성이 있는 분들은 모든 언행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몇 년전 모 한기총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무릎 굻리고 안수기도를 한 일이 언론에 보도된 일이 있었다. 이런 보도를 접한 필자는 기겁을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불필요한 종교갈등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로가 목사에게 무릎을 꿇고 안수 기도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기독교인의 대통령인 동시에 다른 종교인들과 무종교인들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이름 없는 자국 서민들에게는 고개를 숙일지라도 고관대작들과 외국 정상들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자기를 대통령으로 아는 국민들을 위한 배려이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단순한 ‘해상교통사고’로 이해할 수 있고, 또 지나친 보상 요구와 정치권의 악용에 분노할 수 있다. 그러나 설교 단상에서 공공연히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어린 아이를 차가운 바다 물속에서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과 국민의 공분을 조금이라도 읽어냈다면 절대로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작은 교회 이름 없는 종들은 아무리 소리쳐도 상관없는 이야기를 대형교회에서 유명목사님 한마디가 전파와 활자를 타는 순간 그야말로 핵폭탄이 되어 우리의 선교현장에 떨어지고, 청년 지식인들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귀 아프도록 들린다는 말이다.
하기야 이런 소리를 들을 귀를 가졌다면 그렇게 말할 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로 인해 정작 필요한 싸움에서 밀리는 빌미를 제공한다. 지금 우리의 정당한 주장과 논리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이런 구차한 사건들을 다시 끌어와서 교회와 목회자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대항한다. 그러면 교회는 그 일을 변명하고 논쟁하다가 원래의 취지를 담은 투쟁들은 그냥 묻혀버린다. 지금도 그런 일들은 반복되고 있다.

기독당에 대해
필자는 발제자로서 본 토론회가 교회와 목회자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위한 자기성토의 장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이 나라가 위태한 것은 사실이며, 삼척동자조차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쪽에 서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와 목회자들은 긴장해야 하고, 따라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정당한 주장만큼 주장자는 윤리적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장은 묻히고 윤리성만 공격당하기 때문이다. 지금 형국이 그러하다.
더불어 향후 기독교가 이런 난세의 정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2020년 4월 15일에 실시되는 21대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기도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교회가 직접 정치를 할 수는 없지만, 정치가들이 바르게 정치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3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한 기독당의 원내 진입에 대해서도 이제는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교수직을 걸고’ 기독당의 결성을 반대했고, 또 성공할 수 없으며, 원내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비록 천만명에 이르는 성도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신앙과 정치적 결정을 분명하게 구분했기 때문이다. 후보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찍고 정당은 기독당을 찍어달라는 초등학교 수준의 선거 전략으로는 지역 연고에 깊이 뿌리내린 투표정서를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는 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근자에 진행되는 정치상황을 보면서, 더 이상 정치적 목소리를 정치 중심지에서 내지 않으면 우리의 조국이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근거는 수없이 많고, 그리고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기독교인들의 지역 연고 의식보다 현 상황의 위기의식에 동조하는 기독교인들의 숫자가 피부에 닿을 정도로 많아졌다는 면에서, 내년 총선에서 기독당의 원내 진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가능했다.
그러면 우리도 거의 모든 민주국가에서 원내 의석을 가진 기독정당이 있는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로의 원내진입을 위해 모든 기독 정치세력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함으로 원내의석을 지닌 기독당의 출현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직 목회자들이 후보자로 출마하는 문제는 부정적이다. 당연히 일정한 기간 이전에 목회자직을 반납하고 나서야 할 것이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목회자들은 권세에 대한 선지자직을 감당하고 훌륭한 기독 정치인을 골라 그들을 현장으로 내보내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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