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변호사의 부동산 칼럼]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교회에 대한 청산금 부과?
2019/08/13 13:0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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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변호사(법무법인 정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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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OO구의 어느 교회의 A 목사는 최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회가 속한 지역이 재건축 사업구역에 속하면서 교회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다행히도 대토보상을 받기로 합의를 하였는데 더 큰 걱정이 생겼다. 조합이 어마어마한 액수의 청산금을 요구한 것이다. 그 금액의 청산금은 감당할 수 없기에 이대로 교회를 접어야만 하나 하는 깊은 시름에 빠진 A 목사. 그는 이대로 교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재건축 또는 재개발 사업구역 내에 종교시설이 위치한 경우, 정비사업조합은 종교시설 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수용절차에 의하여 종교시설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경우, 종교시설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사회적인 부작용이 크다. 이에 서울특별시의 경우, ‘뉴타운지구 등 종교시설 처리방안을 마련하여 존치를 원칙으로 하며, 존치가 어려운 경우 대토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내의 재건축이나 재개발 구역 내에 종교시설이 있는 경우, 대부분 대토보상 합의를 통해 사업구역 내의 동일한 면적의 다른 토지를 제공하고 종교시설 신축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그런데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에서는 사업이 완료되면 조합원들이 청산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추가적으로 부담시키는 청산금을 종교시설에도 부담시킬 수 있을까? 만일 위에서 언급한 A 목사의 사례처럼 조합이 교회 등 종교시설에도 청산금을 부담시킨다면, 그리고 그 액수가 적지 않은 큰 액수라면 이는 교회의 존폐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는 일이다. 청산금이 너무 많아 부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교회 운영자로서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교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는 종교시설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존치또는 대토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취지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종교시설은 그 지역에서 확보한 신도들이 신앙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터전이며, 만일 새로운 장소로 갑자기 옮기게 된다면 다시 처음부터 신도들을 모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특수성으로 인해 되도록 그 지역 신도들이 계속 그 교회에 다닐 수 있도록 존치또는 대토보상의 방법으로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과도한 청산금 부과로 인해 결국 교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면 이는 존치또는 대토보상의 원칙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례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모 지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대토합의의 상대방인 교회에게 300억 원이 넘는 큰 액수의 청산금을 부과하였다. 조합의 주장은 대토합의를 하게 되면 종전 토지 대신 다른 토지를 제공받게 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조합원들이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교회 역시 청산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300억 원이 넘는 큰 액수는 교회에게 너무도 큰 부담이었기에 존폐위기에 처한 교회는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 부과 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은 교회 문을 닫지 않고 지켜낼 수 있었을까.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대토 합의를 한 종교시설에 대해 청산금을 부과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조합이 교회에 청산금을 부과한 처분은 무효라는 내용의 재결을 한 것이다.

 

이 같은 행정심판 재결례에 따른다면 위 사례의 A 목사의 경우도 어마어마한 액수의 청산금을 요구한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 부과 처분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취소 또는 무효를 확인하는 내용의 재결을 받고 교회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앞서도 말하였듯, 교회는 그 지역 신도들이 신앙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한 교회가 어느 날 갑자기 공중분해 되어버린다면, 그 지역 신도들은 갑자기 어디로 가서 신앙생활을 이어나갈 것인가? 그 정신적 피해와 공허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이 되어 동네가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이러한 이유에서 최대한 교회가 공중분해되지 않도록,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비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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