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서초동집회 '태극' 유감
2019/10/25 10: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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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지키겠다며 검찰개혁을 부르짖은 서초동집회에는 ‘태극’과 ‘4괘’가 등장해 시민들을 의아하게 했다. 왜 그 시민집회에 태극과 4괘가 등장했을까. 그들이 모두 태극을 상징으로 쓰는 신흥종교의 신도들은 아니었을 터인데, 그들은 태극과 4괘를 들고 흔들어댔다. 이는 아마도 광화문의 태극기 부대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태극과 4괘를 들고 흔든다고 해서 ‘태극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태극과 괘는 중국의 ‘도교’(道敎)나 ‘무당’(巫堂)의 상징이기도 하다. 중국의 도교는 태극과 8괘를 상징으로 쓰고, 중국의 무당은 굿을 할 때 그 복장이 태극과 8괘를 그린 옷을 입는다.
태극의 원리를 밝힌 유교 철학 ‘주역 계사’에 의하면 “태극(太極)으로부터 천지만물이 처음 났으니 태극이 음양(陰陽)을 낳고, 음양이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았다”고 하였다. 이것은 태극이 천지창조의 주역, 즉 창조주라는 뜻이다. 태극의 이같은 이론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태호복희(太昊伏羲)이다.
중국 사기에 의하면, 태호복희는 성(姓)은 바람이요, 머리(首)는 사람이며, 몸통은 뱀이요, 키는 36척이며, 해와 달과 같이 명철함으로 태호(太昊)라 하고, 천지의 처음 기운이 어미와 합하여 낳았다고 하여 복희(伏羲)라 한다 했다. 이것은 몸통은 뱀이고 머리는 사람인 사신인수(蛇身人首)이다. 이 사신인수가 만든 철학이 곧 태극음양사상의 원리이다.
또 주역 계사에 의하면, ‘태극은 도(道)요 음양도 일도(一道)’라 하였다. 즉 태극은 음양도(陰陽道)이다. 태극 자체가 하나의 종교적 상징이란 뜻이다. 우리사회는 태극의 음양사상을 받아들인 후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미혹되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지금도 태극을 신(神)적 상징으로 섬기는 토착종교들이 여럿 있다. 심지어 ‘태극도’(太極道)라는 종단도 생겨났다. 또한 통일교의 원리강론은 철저히 이 음양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사주니, 관상이니 하는 것들도 이 태극음양 사상을 기반으로 풀이한다. 심오한 철학이 미신화된 것이다.
중국의 창조신인 태극 원리가 무당이나 복술자들의 점괘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가 아직 그만큼 문명화 되지 못하고, 깨어나지 못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태극과 4괘를 흔드는 서초동집회를 보노라면 매우 어아한 점이 있다. 그들이 모두 태극도 신도가 아니라면 차라리 자신들도 제대로 된 태극기를 들든지, 그것이 아니라면 아예 다른 깃발을 만들든지 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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