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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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에서 특정 정치세력이 기사회생하거나, 다 된 밥에 재 뿌린 일로 망하는 경우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정치는 생물이라 했고,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정치적 승자는 강한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이런 경우 정치적 동반자의 생사고락적인 동맹관계가 필연적이고, 이들의 결속력은 양자 혹은 다자간 정치세력과의 대결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경우의 수가 된다. 그런데 여기에 돌발변수가 작동하는 바, 이를 우리는 정치적 운, 혹은 하늘의 뜻이라고 한다.

이 운은 자연재해, 국제관계, 전쟁 등등 여러 경우로 인하여 발생하지만, 이런 정치적 운은 해당 정치세력의 진퇴나 운명을 가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자기동맹의 결속력 못지않게 하늘의 뜻으로 나타나는 이 정치적 운에 대하여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과거 자연현상이나 천재지변의 원인에 대하여 과학적인 지식을 갖지 못했던 시절, 이를 조작하거나 왜곡하여 위기를 넘기거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정치에 있어서 운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다른 복은 하나도 없는 데 ‘야당 복은 있다’는 빈정거림을 듣는다. 참으로 듣기 민망하고 신경이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을 편견없이 펼쳐 놓고 보자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만사가 망하게 되었고, 야당조차도 망한 야당이 되었으니, 망한 야당으로 망한 여당과 정권의 실정이 감춰지니, 모든 국민이 불행하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아무리 살펴도 신선하리만치 호기롭게 출발했던 지금 정부의 호언장담의 열매들을 찾을 수 없다. 그런 예를 일일이 열거한들 속만 상할 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정직해져야 한다. 더 이상 패스트 트랙에 올라 있는 법률의 처리에 매달리거나 조국 관련 사태를 감싸고 돈다면 필연적으로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다. 적어도 그 법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한결같은 지지에 기초를 두고, 그 정책에 대해 국민 유권자의 절대 과반수를 확실히 뛰어넘는 국민적 합의와 지지가 필요한 법이다. 만일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면, 그나마 있던 야당복마저 걷어차는 치명적인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지만, 그 임명을 강행한 결과 지금 정부의 위상이 어찌 되었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 임명에 나름대로 명분도 있었을 것이고 자신감도 있었겠지만, 그것들이 민심과 이반된 것이라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이미 국민적 저항은 자유한국당의 무기력한 대응을 자발적인 힘으로 넘어서고 있다. 광화문의 저 엄청난 인파를 아무리 외면하려해도 외면할 수 없을 것이고, 해서도 안된다. 그 경고가 그나마 모든 정치세력들이 마지막 기댈 수 있는 국민적 언덕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는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야당복을 걷어차지 말라. 계속 지금처럼 야당을 무시하고 자기도취적 악수와 헛수를 반복하면, 급기야 야당은 제대로 살아날 것이고, 국민의 저항은 살아난 야당과 연합하여 박근혜 탄핵보다 더 엄청난 민중의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는가? 과거 어느 누가 보수 세력이 저 엄청난 광화문 집회와 같은 대규모 군중집회가 가능하다고 생각이나 했는가? 그러나 지금 그것이 매주 토요일 일상화되고 있다. 이를 보고도 깨닫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밤눈 어두운 고양이로, 부적 몰라보는 도깨비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특히 자유한국당은 더는 무능하고, 무대책하고, 무책임한 행보를 멈추어야 한다. 그들이 집권여당의 복, 호구 소리를 듣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동안 누려왔던 쥐꼬리만한 기득권을 버릴 생각도 없고, 버릴 고민도 하지 않는 정치적 무뇌아 수준의 답답함 때문이다. 다 버려야 모두 살고, 버린 사람에게는 다음이라도 있다. 이것이 그리 힘이 드는가? 집권 여당 인사들도 하는 일을 이미 다 망한 사람들이 무엇에 미련이 그리 많아 못하는가? 슬프다. 집권 여당의 호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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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복만 있는 정권의 비애와 호구 야당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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