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진보·보수 한 자리에 모여라-강 춘 오 목사
2019/11/25 11: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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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수우파 교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의 시국집회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사에 특이한 한 획을 긋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진보좌파 교회들은 오히려 현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듯한 입장에 서 있고, 그동안 일제의 신사참배와 북한의 공산정권에 대한 항거 이후, 한 번도 국가 권력을 비판해 본 일이 없는 보수우파 교회들이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문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도 일종의 진영논리에 빠져 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국교회는 보수우파가 80%를 점하고 있다. 그런데 보수우파가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는 것은 문 정부가 한국교회 선교에 해악을 끼치는 좌파정책을 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 문제에 있어서 북에 대한 저자세로 국방 안보가 위협받고 있고, 경제 문제도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좌파 정부의 교육정책에도 심각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진보좌파 교회들이 문 정부의 남북교류정책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믿는 것과는 달리, 보수우파 교회들은 문 정부가 북한의 한반도 공산화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시국을 보는 보수우파와 진보좌파 교회 간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보인다.
어째서 같은 신앙고백을 하는 교회가 현 시국을 보는 여론을 이토록 달리할 수 있는가. 사람들이 교회 밖에서 갖는 개인적 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 있어도, 교회 안에서의 신앙적 견해는 같아야 한다. 그것이 기독교의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이 훼손되면 교회는 또 다른 분열을 맛볼 수 있다. 불행한 일이다.
사실 최근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벌어지고 있는 광화문의 보수우파 집회는 성경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하시니라”(눅 19;40)고 한 말씀 그대로이다. 즉 예언자적 전통을 이어간다는 한국교회의 진보측 교회지도자들이 좌파정부와 코드를 맞추느라 '벙어리 개'처럼 아무런 소리도 지르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동안, 보수우파 교회를 배경으로 나타난 전광훈 목사가 사람들을 충동하고 있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집회에 모이는 사람들 가운데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도 그들이 매번 전 목사의 한기총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현 시국을 보는 우리사회의 우파 국민들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에서 나오는 행동이라 생각된다. 국민들은 그만큼 국가장래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기총의 사정으로 볼 때, 전광훈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런데 전 목사는 광화문의 개인적 인기를 이용해 자신이 추구해온 ‘기독당’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한기총 이름으로 253개 전국 조직을 만들었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구와 일치하는 것이다. 자칫 보편적 한국교회를 정치도구화 하는 우(愚)를 범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집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부정적 평가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가치관은 주류종교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사회의 주류종교를 이루고 있는 기독교가 우리사회가 현 정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임에는 틀림없다.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보는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야 하고, 교회는 진보든, 보수든 ‘하나’라는 원리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교회마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로 갈라져 있는 현 상황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대로 가면 문 정부가 끝난 후에도 한국교회는 진보 보수 간에 돌이킬 수 없는 또 다른 분열을 맛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교계가 대정부, 대사회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한 자리에 모여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국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교회는 좌도 우도 아니다. 따라서 진보든, 보수든 권력 눈치를 보면서 정부에 끌려다녀서도 안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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