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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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폭주가 도무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경악스러운 막말까지 퍼부으며,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을 과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현 진보성향의 정부에 반발해 전국의 극보수세력을 결집시킨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기독교 예배와 집회를 표방한 자리에서 하나님까지도 무시하는 듯한 그의 발언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뿐 아니다. 전광훈 목사의 오른팔을 자처하는 이은재 목사(한기총 대변인)는 청중들 앞에서 부처를 신으로 인정하는 탈기독교의 행태까지 보였다. 해당 집회에서 먼저 불교의 승려는 "하나님 만세, 살아있는 부처님 만세"를 외쳤으며, 이 목사는 내년 415(총선)까지는 하나님의 능력과 부처님의 도움도 필요하다며 불교의 부처를 하나님과 동등한 신의 위치에 거론했다.

 

하나님을 협박하고, 부처를 신으로 모시며 도움을 강구하는 이들이 다름아닌 기독교의 목사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이들 모두가 자신이 속한 교단에서 총회장을 지낸 지도자들이며, 한국교회의 대표 연합단체로 군림했던 한기총의 수장들이다.

 

전광훈 목사 등의 사회적 인기가 급부상하게 된 것은 현 정부에 대한 보수 국민들의 반발도 크겠지만, 전 목사가 수많은 보수 인사들을 제치고,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원색적인 표현과 거침없는 언사 때문이었다.

 

보수 군중들은 정부를 견제해야 할 현 야당의 행태를 미적지근 매우 답답하게만 느끼고 있는 찰나에 공식 집회에서조차 거리낌없이 대통령에 욕설을 퍼붓는 전 목사의 모습에 환호하며, 희열을 느꼈던 것이다.

 

물론 교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전 목사의 행태에 대해 결코 기독교 목사로서는 해서는 안될 막말이라며 이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러한 교계의 여론과는 관계없이 전 목사는 군중들을 계속 자극하며, 자신의 지지를 키웠다.

 

하지만 애초 막말에서 기인한 그의 인기는 결국 한계에 봉착한 듯 싶다. 더 이상 그의 발언에 청중들이 크게 자극받지 않는 것이다. 처음 전광훈 목사가 일반언론에 소개됐을 때 국민들은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이 욕을 퍼붓는 그의 모습에 분명 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막말은 예전과 같은 희열을 안겨주지 못한다.

 

그를 지지하는 군중들은 애초 전광훈 목사에게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대안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정치가보다는 선동가로서의 전광훈 목사에 환호했으며, 보수가 뭉칠 구실을 제공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다 보니 군중들은 갈수록 전광훈 목사에 더 큰 자극을 기대했다. 수구파, 빨갱이, 공산주의라는 21세기에 다시 등장시킨 반공사상은 군중들의 심리를 여전히 불안케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와 달리 그의 발언들이 어느 순간 익숙해져 버린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을 쳐내야 한다는 엄청난 폭언까지 했다지만, 그리 화제가 되지 못한 것은 역시 식상해진 탓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 목사에게는 다시 청중들과 언론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더 센 막말이 필요했었을 것이다. 더 이상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식상했기에 그 결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하나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 목사의 발언은 이렇다. “세상이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어 나 하나님 보좌를 꽉 잡고 살아 꽉 잡고.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하나님 까불면 내게 죽어

 

그저 일반인이 하나님을 놓고서 공식석상에서 저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화제가 될 일인데, 일반 성도도 아닌 목회자가 하나님 까불면 내게 죽어라는 발언은 다시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만약 이것이 전 목사가 의도한 것이라면 이는 분명히 성공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은 단순히 발언의 도가 지나쳤다 정도로 끝낼 수 있는 발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명백한 신성모독의 발언이 목회자의 입에서 나왔으며, 공교단의 증경총회장이자 현 한기총의 대표회장의 발언이었다. 스스로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자부하던 입에서 하나님에 대한 협박이 튀어 나온 것이다.

 

아무리 인기와 지지에 눈이 멀었다 하더라도, 기독교인이라면 결코 뱉어서는 안될 말이 있다. 차라리 전광훈 목사가 기독교인이 아니었고, 목사가 아니었으며, 한기총의 대표회장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도 불행한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전광훈 목사에 동조하고, 그와 함께 활동하는 목회자들의 양심이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 목사가 이같은 망발을 할 때 그들은 과연 옆에서 무엇을 했는가? 전광훈 목사의 사회적 인기가 점차 높아지자 그에 편승하려고 줄을 서기만 했을 뿐, 정작 기독교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정의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결코 이 사태를 좌시해서는 안된다.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막말은 개인적 정치적 활동이기에 뭐라 할 수 없지만, 신앙의 근본을 뒤흔드는 신성모독에는 반드시 그에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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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하나님 까불면 내게 죽어” 충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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