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교회의 사제 독신제
2020/01/31 14:5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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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 교황청이 ‘사제 독신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 로마교회는 사제 독신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로마교회의 사제 지망생이 절대로 부족해 사제 독신주의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제기된 것이 기혼자에게도 사제 서품을 하자는 것이다. 사실 전세계 기독교 가운데 사제 독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교파는 ‘로마 가톨릭’밖에 없다. 본래 기독교는 보편적 교회라는 뜻의 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라고 불리었다. 하나의 교회로 있던 기독교가 1054년 서방교회와 동방교회로 갈라지면서 서방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Roman Catholic church)가 되고, 동방교회는 그리스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가 되었다.  
◇서방교회의 사제 독신주의는 동방교회와 갈라진지 불과 20년째 되던 해인 1074년에 그레고리우스 7세가 교황에 등극하면서 전격적으로 도입된 전통이다. 그 이전에는 주로 수도사나 일부 사제들이 독신을 선택했을 뿐, 모든 사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레고리우스 7세가 사제 독신주의를 도입한 이유에는 중세교회의 주교좌성당의 세습문제가 있었다. 당시에 종신직인 주교를 임명하는 서임권(敍任權)이 교황이 아니라, 국가의 왕이나 황제에게 있었다. 사회와 교회의 권력의 중추역할을 하는 주교좌는 아들이나 사위에게 세습되었는데, 왕이나 영주들의 주변에 돈을 쓰지 않고서는 아무리 능력있는 사제라도 주교가 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돈을 쓰고 주교직을 얻는다고 하여 ‘성직 매매’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이 사실을 못마땅히 여겨온 그레고리우스 7세(독일인)는 자신이 교황에 오르자 말자 제일성으로 사제 독신주의를 천명하고 주교좌성당의 세습을 끊으려 했다. 그는 왕이나 황제의 권한에 속했던 서임권 회수 투쟁과 사제 독신주의를 통해 사제계급의 교황에 대한 복종과 교권에 대한 권위를 확립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그리하여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모든 사제는 독신이어야 한다. △이미 결혼한 사제는 이혼하라. △여자를 숨겨둔 자는 간음한 자로 간주하여 파문하겠다는 칙령을 내렸다. 이 갑작스런 칙령으로 로마교회의 기혼(旣婚) 사제들은 사제의 길에서 떠나거나 아내를 버려야 했다. 이로인해 수많은 고아가 양산되었다. 또한 이 로마교회의 사제 독신주의는 많은 폐단을 낳았다. 서방이성(異性) 또는 동성(同性)과의 성추문이 그것이다.
◇또다른 폐단은 결국 사제의 ‘절대 부족’이라는 현상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유럽의 전통적 가톨릭 국가뿐 아니라 남미의 가톨릭 교회들에도 사제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일찌기 서방교회와 갈라선 동방교회는 고위 성직자를 제외한 하급 성직자들은 결혼할 수 있다. 그리스정교회에서 독립한 러시아정교회도 마찬 가지이다. 우리 주변의 종교 중에 정통불교도 독신주의가 있다. 종교 지도자의 독신주의가 여러 장점도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자유로운 시대에는 그 유지가 어렵게 되고 있다. 아마도 로마 가톨릭도 머지 않아 동방교회의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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