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현수)세계지도를 보며
2020/04/24 16: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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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보며
                  
                                김 행 숙



어릴 때부터 몇 십년간 눈에 익은
세계지도엔 우리나라가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이상한 세게지도를 보았다
유럽이 한 가운데 있고 우리나라는 동쪽 끝에 묻혀있었다

세계에서 오직 하나, 반 토막 나라
칠십년이 되도록 헐지 못하는 담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곳
반신불수의 몸을 이끌고 불구자로 산다

세상의 중심이 되어 씽씽 돌아가게 되지는 못할지
라도을
내가 바라는 내 나라 내 조국은
다만 착실히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나라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상 받는 나라
어우렁 더우렁 무던히 사는 나라
그런 나라로 남았으면 좋겠다


여행은 새로움과 경이로운 세상과 만나는 일
아이 적, 모습은 자기중심적이라고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누구나 그 형질은 바뀌지 않는다는데, 유럽 암스테르담에서 시인은 나와 내 나라를 새롭게 알게 된다. 세계는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을, 오대양육대주의 주인은 누구일까 비로소 인식되는 깨달음이리라,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론에서 시간과 공간이 서로 의존하면서 관측자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공감하게되는 시인의 시각이 새롭다.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하는 내 조국 대한민국은 세계지도의 동쪽, 반도 끝자락에 묻힐 듯 말듯 서럽고 수줍은 나라인가, 그나마 허리가 잘린 반신불수 70년이 넘도록 철조망의 담이 가로막고 있음은, 이제 다시 어릴 적 생각처럼 이 나라는 세계의 중심의 나라라고.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고 외친다. 시인처럼 우리 모두 소박한 꿈을 꾼다. 내가 바라는 나라는 착실히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나라,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보듬고 사는 나라, 잘린 허리도 온전하게 되어 한 몸 되어 태극기 휘날리는 나라, 정오의 햇살처럼 지구촌을 밝혀주는 대한민국의 그 날 세계지도를 다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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