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의 7/8조치로 본 정부와 한국교회
2020/07/28 16:3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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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체계 철저히 준수했지만··· 코로나 오명 뒤집어 쓴 한국교회

교회의 모든 소모임을 제한했던 중대본의 7/8 조치가 지난 724일부로 해제됐지만, 그 여파는 여전하다. 국민들은 교회를 코로나19의 확산의 온상으로 치부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를 극단적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 그 어느 집단보다 과도한 방역체계를 준수하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 한국교회지만, 결국 코로나 사태의 모든 과()는 교회가 짊어지게 됐다.

 

중대본의 7/8조치에 한국교회의 반발은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 마땅한 근거 없이 교회를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내몬 행태를 용납지 않았고, 급기야 한교총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행정 소송까지 경고했었다. 다행히 지난 24일 정부가 해당 조치를 해제하며, 교회의 분노가 일제히 사그러 들기는 했지만 과연 이번 사태를 이대로 넘길 수 있는 문제인지는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7/8 조치는 도저히 납득키 어려웠다. 먼저 중대본은 모든 종교 중 유독 기독교만을 문제 삼았다. 교회에서 대량확진이 나오고 있다는 이유를 댔지만, 일부 교회 모임에서 몇몇의 확진이 나왔을 뿐 이를 대량 확진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더욱이 이는 한국교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극히 일부라고 볼 수도 없는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오히려 한국교회 방역 시스템이 고도화 되어 있다는 반증일 뿐이었다. 결정적으로 기독교 뿐 아니라, 천주교, 불교 등에서의 확진도 속속 나오고 있던 상황에 기독교만을 타겟으로 삼은 것은 결코 이 조치가 공평하지 않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왜 정부에게는 한국교회가 코로나의 확산처가 되어야 했던 것인가?

 

우리나라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내부적인 여론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 여당의 총선 대승 이후, 계속된 사건과 사고는 지지율의 급격한 반감을 불러왔다.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촛불 국민의 힘으로 들어선 현 정권이 초창기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기는 했지만, 갈수록 드러나는 미숙한 국정운영과 국민 분열의 야기는 코로나 대처와 관계없이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코로나 초기 중국에 이어 최다 확진을 보였던 우리나라였기에, 코로나에 대량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트라우마는 좀처럼 사그러 들 수 없었고, 자그마한 확산 조짐에도 여론은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 갈수록 커져가는 정권에 대한 반감은 코로나 대처에 대한 정부의 신뢰마저도 급격히 떨어뜨리게 된다.

 

그런 상황에 교회는 정부에 있어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전가할 가장 만만한 존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국민들이 잘못된 언론 보도로 초기 확산의 중심에 있던 신천지를 교회의 범주로 오해하고 있던 만큼, 코로나와 교회를 연관시키는 것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그리 근거 있는 추측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러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7/8 조치가 황당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모임을 강제로 금지한다는 발상은 일방적 상식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회의 모든 구성은 모임을 기반으로 한다. 학교, 회사, 친목 등 모임이 아닌 곳은 없다. 심지어 7/8조치를 결정한 정부와 중대본 역시 하나의 모임이다. 그런데 이 모임 중 유독 교회의 모임만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할까? 이러한 조치가 실효성도 없는 것은 교인들이 교회 안에서 모이는 것은 안되지만, 교회 바로 앞 카페에 가는 것은 문제를 삼을 수 없고, 교회에서 밥을 먹는 것은 안되지만, 교회 근처 식당에 가는 것은 괜찮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성가대가 특송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연습은 안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결코 모임이 문제가 아니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수천명이 운집한 모임이라도 철저히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면, 결코 확산될 일은 없다. 하지만 단 두 명 뿐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있다면, 확산의 위험은 커진다.

 

한국교회는 그 어느 집단보다 커다란 덩치에도 방역수칙을 지키는데 앞장섰다. 똑같은 과오를 저질러도 교회에 쏟아지는 비난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철저했고, 과도했다. 방역당국은 교회들의 예배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매일 아침 출근길 백지 한 장 사이로 얼굴을 맞대야 하는 만원 지하철과 버스 문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애초 포기할 것은 포기하면서도, 코로나 대처에 결코 소홀하지 않다는 증명을 교회를 제재함으로 국민들에게 보이려 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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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이런 정부에게 제대로 한마디 못하는 한국교회다. 특히 한국교회를 대표해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면담한 한교총은 7/8조치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정부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어쩌면 이를 해제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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