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2020/08/25 19:1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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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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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코로나19가 결국 절대 불가침 영역으로 치부됐던 교회의 예배마저 뒤흔들었다.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현장 예배가 중단됐고, 교회의 문은 굳게 잠겼다.

 

코로나로 교회는 참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성도가 줄었고, 헌금이 줄었다. 재정난으로 문을 닫는 교회가 많아지며 자연스레 교회 수도 줄게 됐다. 전 세계 곳곳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발이 묶였고, 그간 선교지에 쏟았던 공든 노력도 자연스레 퇴색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한국교회가 잃은 가장 큰 가치가 있으니 바로 국민들의 신뢰다. 코로나19로부터 예배가 다시 안전해지면 성도들은 교회로 돌아올 것이다. 성도가 늘어나면 헌금 역시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고, 교회 역시 회복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선교 역시 다시 활기를 띌 것이다. 코로나만 해결되면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는 결코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회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국민들은 한국교회를 사회악으로 치부하고 있다. 스스로 빛과 소금이라 말했던 교회가 단순한 오만을 넘어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된 모습에 국민들은 더 이상 교회를 보며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 교회의 문제였다. 대다수 교회는 문제가 없었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 일부교회 속에 한국교회를 투영했다. 그것이 비록 잘못된 일반화일지라도 한국교회는 지금 그것을 지적할만한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음이 참으로 씁쓸할 뿐이다.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철저한 반성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공교회로서의 책임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에 일부 교회와 특정인의 일탈을 제재하지 않은 방관을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변해야 한다. 국민들 앞에 새로워진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라는 이름을 광화문 정치한복판으로 내몬 것은 단순히 전광훈 목사 한 사람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한때 한국교회를 이끌어 왔던 원로들이 자리했다. 전 목사가 행한 그릇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원로들의 지지와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 앞에 새로운 한국교회를 다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극해야 한다. 전 목사를 비호한 원로들 역시 한때 한국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한 공로자임은 인정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에 쏟아지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그들의 선택이 결코 옳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계속해서 낡은 부대 자루를 부여잡고 있어봤자 그 속에서 향 좋은 포도주가 나올 수 없고, 결국 자루가 터져 포도주를 버릴 뿐이다. 근래 한국교회의 세대교체는 참으로 더디었다. 아직도 주요 교단에는 여전히 과거의 인물들이 정치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능력있고 참신한 인물들이 확 달라진 한국교회를 만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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