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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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요즘 왜 이러는지, 저는 잠을 설치곤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소풍 가기 전날이나 운동회 전날은 가슴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는 모든 면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인데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지금도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말에도 그랬습니다. 제가 성탄예배와 송구영신예배를 회복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었거든요. 그러나 결실을 맺을 만하면 몇몇 교회와 어느 선교단체에서 확진자를 내 버리는 것입니다. 너무나 분한 마음에 그때도 며칠간이나 잠을 설친 적이 있습니다. 특히 1230일 밤은 더 그랬습니다. 생전 처음 맞아보는 송구영신예배를 앞두고 한편에서는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10시 반부터 시간 단위로 화상 줌을 통하여 계속 축복안수기도 시간을 갖기로 계획을 해 놓았기 때문이죠. “과연 성도들이 얼마나 호응을 할 것인가, 진짜 이번에도 온라인을 통해서이지만,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강력한 영적 역설적 슈퍼 처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잠을 설치고 나면 몸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1030분부터 화상 줌으로 꽉 차게 들어온 성도들을 보면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을 향하여 모든 진심을 다해서 축복기도를 하였습니다. 성도들은 제가 한꺼번에 기도를 해 줄줄 알았는데, 전부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가면서 기도하니까 감동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러기를 7, 그 뿐 아니라 중간 사이사이 현장으로 기도를 받으러 온 사람들까지 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송구영신예배 시간이 되니까 현기증이 확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화상 줌과 유튜브에 참여한 성도들을 바라보고 생각하니 꿈에 젖어서 날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다음날과 그 다음날도 오전과 저녁으로 하는 신년집회 뿐만 아니라 화상 줌으로 축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회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성도들은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서 부목사님들께 기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일날도 예배를 여섯 번이나 인도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고 나서 저는 바람에 쓰러져 있는 풀잎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자동차 스루를 통해서 기도 받은 분들, 아직도 일일이 제가 기도해 드리지 못한 분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만 생겨날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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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되레 작년보다 헌금이 더 많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모일 수 없는 상황,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죠. 사실 저는 이번처럼 헌금을 강조안 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절절포(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신앙만 외쳤거든요. 그랬더니 현장에 모일 때보다 성도들이 더 많은 은혜를 받고 더 예배를 사모하며 더 많이 헌신을 한 것입니다. 몸이 땅으로 빠져 갈수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황무지와 폐허에서도 꽃은 피어나는구나. 그러나 그냥은 안 되지. 어려운 상황일수록 목회자가 주님의 이름으로 땀과 피와 눈물을 흘릴 때 성도들의 역설적 헌신과 희생도 있는 거야. 그리고 이런 상황 중에서도 강력한 영적 역설적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거야. 목회가 이런거지.” 몸은 녹초가 될수록 제 마음의 대지에서는 새 풀이 돋아나는 역설을 느꼈습니다. 제 마음 속에 새 풀이 돋아난다면 성도들의 마음속에는 꽃이 피어나지 않을까, 그 날 저녁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성도들의 마음속에 꽃이 피는 꿈을 꾸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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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제 안에는 새 풀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성도들 마음에는 꽃이 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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