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코로나로 시름하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분열에 허덕이는 교회를 다시 하나로 엮기 위한 부활의 메시지를 준비했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대회장 소강석 목사, 준비위원장 엄진용 목사)는 지난 2월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배 준비에 대한 경과를 설명했다. 특히 준비위는 이 자리에서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란 금번 예배 주제의 구체적인 설명을 담은 ‘주제해설’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부활절 주제의 해설이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코로나 시대, 교회의 하나됨을 통해 세상에 부활의 빛을 발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금번 부활절 주제는 날로 심각해지는 우리 사회와 교회의 분열과 대립에 대한 근본적인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 주제를 놓고 권영주 교수(침신대), 김지훈 교수(안양대), 이승진 교수(합신대학원대학교), 이희성 교수(총신대), 태동열 교수(고려신학대학원) 등 총 5명의 신학자들이 모여 신구약 성경이 말하는 부활, 교회사 속의 부활신앙, 공교회성, 부활의 빛을 발하는 한국교회 등의 소주제에 대해 매우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준비위원장 엄진용 목사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에 대해 “한국교회의 연합과 승리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금번 부활절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의 전면적 변화를 위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이와 더불어 △부활 신앙을 통한 예배 회복 △연합과 일치 △치유하는 교회로의 사명 실천 △사회적 책임 감당 등 교회가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하지만 연합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의지가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끝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부활절연합예배는 분열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연합의 장으로, 주요교단들이 각각 흩어진 연합기관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다.
이에 대해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조심스러운 긍정을 내비쳤다. 변 목사는 “4월 4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이다. 참여하는 각 교단의 입장을 수렴하는 중이며, 선언의 내용이 실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문서가 단순히 발표를 위한 것이 아닌 하나님께 바치는 고백이 될 수 있도록 정성스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장합동측 총회장에 오르며, ‘원 어게인, 원 메시지’란 구호로 교계 대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소강석 목사는 실무 당사자로서 현실적인 바램을 전했다. 소 목사는 “교계 연합은 사실 매우 복잡한 내용이 담겨 있다. 부활절 전후로 당장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면서도 “허나 금번 메시지를 구성하는 작업부터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모두가 함께 하는 ‘원 어게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각각의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드리는 부활절 예배를 하나로 엮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물리적으로 꼭 하나만 되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부활절을 기리면 된다”고 답했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67개 교단과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가 함께 참여해 공교회의 연합을 확인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아무리 추운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터뜨린다”며 “코로나 어둠에 덮여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희망의 봄은 다가오고 있다”고 국민들을 격려했다.
또한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예배를 끝까지 고수하며 지켜나가는 곳은 한국교회 뿐이다”며 “코로나가 물러가면 한국교회는 자체적인 회복 뿐 아니라 새로운 은혜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