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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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지난 21일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일어나고, 유혈사태가 벌어져 세계를 경악케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난과 제재를 가하는 등,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입장들이 거세지고 있다. 미얀마(옛 이름은 버마)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다가 1948년 버마 연방으로 독립하였다. 그러나 1962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2011년까지 정권을 장악하였다. 군부는 미디어, 기업, 산업체를 국유화시켰으며, ‘버마식 사회주의를 표방하였다.

 

1991년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1990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여전히 군부가 통치를 하였다. 그러다가 2015년 총선을 통해 NLD가 다시 압승을 하여, 2016년 비군부 출신이 최초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그리고 2020년 다시 총선을 통하여 NLD가 대승을 거뒀지만, 군부가 이를 거부하고 2021년 마침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이로써 미얀마는 민주화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폭력과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묵인해서도 안 된다. 국제 사회는 무력과 폭력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에 대하여 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 우리 기독교도 지구상의 모든 폭력과 살인, 무력과 독재의 해체를 위하여 기도해야 하며, 그 나라들이 민주화와 평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도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한다’(26:52)고 하셨다.

 

그런데 미얀마에만 이런 폭력과 살인 군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고 하고, 헌법상에 우리 영토에 해당하는 북한 지역에서도 지속적인 인권 유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를 보면,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기독교를 박해한 국가가 북한이다. 북한 당국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주민들에 대한 무차별의 억압과 탄압으로 최악의 인권 유린국가로 악명을 떨친다.

 

현재 3만 명이 넘는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북한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김일성 이후 3대 세습과 함께, 현재 김정은 1인 독재를 위하여 주민들이 희생되고 있는가를 여실히 증언하고 있다.

 

이런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의 바람을 불어 일으키는 것이 탈북민들에 의한 대북 전단지이다. 그런데 지난해 1215일 국회에서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이 통과 되었다. 이 법은 2021330일부터 발효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 북한 인권에 대하여 일체 함구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대북전단이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인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독재와 폭력, 자유와 인권 탄압의 심각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를 우리 정부와 국회가 막은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는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데, 공동 제안국에서 3년 연속 빠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국제 사회는 한국을 인권탄압의 동조국가로 보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2,500만명 북한 주민들의 인권 유린에 대하여는 외면하는 것인가?

 

미얀마의 민주화에 대하여 한국 사회에서도 그 군부를 비난하고 민주화에 동조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2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서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였다. 또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 등도 호소문을 발표하였고, 교계 연합 단체들도 미얀마를 위한 기도를 한다고 한다.

 

천주교 쪽에서도 325일 서강대에서 미얀마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불교계도 323일 조계종 중앙종회가 미얀마 민주화 지지와 군부의 폭력진압 반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PD협회 등이 미얀마 시민불복종 운동에 연대한다고 하였다. 대단한 일이다. 다른 나라 민주화에 이처럼 종교계, 언론계가 발 벗고 나선다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우리 동포요, 통일시대 함께 살아야 할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이처럼 성명서를 내고 연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의 인권과 북한의 민주화는 중요하지 않은가? 미얀마의 인권보다 북한의 인권은 그보다 못한 것인가? 미얀마의 민주화의 중대성을 깨달았다면, 이제부터라도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하여 함께 힘쓸 때이다.

 

마침 부활절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것은 모든 인류, 거기에는 북한 주민의 생명과 영혼, 인권까지도 포함되며, 그들도 살리시기 위함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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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시평] 심만섭 목사의 ‘미얀마의 민주화, 북한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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