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은 총회장 취임사 전문] “우리는 위기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2021/05/27 09: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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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성결교회 신임총회장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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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은 존재를 근원적으로 긍정합니다. 창조 작업이 엿새 만에 끝난 후 창조주 하나님께서 존재하게 된 것들을 보며 이렇게 평가하셨습니다. 창세기 131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엿샛날 저녁에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당신의 사랑을 쏟아 부으신 세상이 얼마나 예쁘셨을까요. 엿샛날 그 밤에 하나님은 존재 후 그날 첫 밤을 맞는 사람과 함께 무슨 얘기를 나누셨을까요,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 부정적인 상황이 산더미 같습니다. 시기와 속임수, 갈등과 증오, 약탈과 전쟁, 굶주림과 죽음, 좌절과 절망, 통곡과 절규, 불의와 비열함 등 창조의 아름다움을 거스르고 짓밟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존재 자체를 비관하고 부정하는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존재를 긍정하고 생명 현상에 감사하며 시간 흐름의 앞날을 희망하는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됩니다. 생명은 소중합니다. 숨 쉬는 것은 기적입니다. 존재는 신비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합니다. 감사하면서 온몸으로 끌어안으면 다 아름답습니다. 버릴 것이 없습니다. 타락과 죄악이 만연하는 야만적인 현실에서 교회 공동체는 말씀과 기도로 거룩함을 이루어갑니다. 디모데전서 44~5절 말씀을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

 

말씀이 창조의 근원입니다. 창조된 세상을 이끌어가는 섭리의 힘입니다. 존재하는 모두에게 복입니다. 아니, 그 말씀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오셨습니다. 요한복음 114절을 들어보십시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말씀이 삶이 되셔서 창조의 본디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말입니다. 태곳적의 타락에서부터 퇴적된 죄악의 더께가 벗겨지고 가슴이 저리도록 충만한 창조의 아름다움이 드러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 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피조물로서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말씀 사역을 이루어가는 거룩한 도구입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한 말씀으로 우리를 부르시며, 말씀과 함께 우리를 보내시며, 우리는 그 말씀에 삶을 던져 따릅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 공동체의 소명(召命)과 사명(使命)과 순명(殉命)이 모두 말씀에 걸려 있습니다. 말씀과 연관된 이 세 가지 명(, 명령)에 명(, 목숨)을 걸고 따르는 초대교회의 모습이 사도행전 67절에 이렇게 기록돼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

 

교회 공동체가 살고 죽는 것이 말씀이 살아 움직이느냐에 걸려 있습니다. 말씀이 삶이 되는 것이 기독교입니다. 기독교의 체험은 근본적으로 말씀이 삶이 되는 말씀-체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혜사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말씀을 생각나게 하고 깨닫게 하며 그 깨달음대로 살게 하는 것이 성령의 사역에서 심장입니다.

 

한국 교회는 위기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입니다. 변곡점의 중심을 지나면서 쇠락의 위험으로 빠질지 아니면 반전의 기회를 찾을지는 오로지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서 갱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유일하고 완결된 계시인 성경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 말씀을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을 성찰하며 갱신하는 것 말입니다!

 

가톨릭의 신학과 신앙을 따른다면 모르겠지만 종교개혁의 전통에 서서 바른 기독교 신학과 신앙으로 보면 목사와 장로 및 다른 모든 직분은 위계적 신분이 아니라 섬김의 기능입니다. 그리스도인 됨이 존재의 변화며 새로운 신분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목회자들이 목회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설교와 교육 등 목회 사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늘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장로 직분자 및 모든 그리스도인이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야 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을 체험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 말씀 묵상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닮아가며 일상과 인격이 변해야 진정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인이 행복해집니다.

 

목회나 그 어떤 사역보다 이것이 최우선입니다. 목회를 포함한 모든 기독교 사역은 이 토대 위에서 진행돼야 합니다. 말씀 묵상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목회든 어떤 사역이든 쉽게 세속적 성공의 욕망으로 빠집니다. 개인의 성취나 친한 사람들끼리의 이권 추구 혹은 개별 교회나 교단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락합니다.

 

사도행전 61~7절에 아주 명백하게 기록된 것처럼, 주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목양의 중심이 말씀 사역입니다. 제도적으로 안수 받은 전문 목회직과 모든 그리스도인의 평신도 목회직이 함께 말씀 사역을 감당해야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건강해집니다. 제도의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정치가 필요하지만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교회의 근본 소명인 말씀 사역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목회에 부담을 주거나 말씀 사역에 지장을 주는 정치는 비성경적입니다.

 

우리, 다시 온 힘을 다하여 말씀에 순명(殉命)하며 목회합시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삶으로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말씀이 삶이 되는 거룩한 운동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부터 맑은 시내처럼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 한반도와 동아시아와 오늘날의 세계에 큰 강으로 흐르기를 간구합니다. 이 일을 위하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5년차 교단 총회장으로서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떨면서 겸허하게 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후 2021525, 그리스도 안에서 지형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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